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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입주민 생각하는 배려의 행정이어야
승인 2019.08.10 22:12|(1256호)
아파트관리신문 aptnews@aptn.co.kr

탁상행정(卓上行政). 책상 등에서만 하는 행정이란 뜻이다. 현실적이지 못한 행정을 비유적으로 일컫는다. 특히 의도와 상관없이 결과가 좋지 못했을 때 이렇게 많이 비판한다.

# 탁상행정 1
지하철 좌석 위의 선반이 없어지고 있다. 노선별, 열차별로 다르지만 서울지하철 2호선에는 선반 없는 신형 열차가 투입되고 있다. 9호선도 선반을 줄여 운용 중이다.

관리하는 측에서는 안전과 유실물 발생 우려, 미관상의 이유를 들어 선반을 줄이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무거운 가방과 짐을 지니고 지하철을 타는 시민들은 불편하다. 승객 편의를 고려치 않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잠깐의 편의를 위해 안전을 양보할 수는 없겠지만, ‘안전 때문에 없앴다’는 설명에 선뜻 동의가 안 된다. 전문가들도 선반을 없애는 명분으로는 설득력이 약다고 말한다.

# 탁상행정 2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전기차 확산에 따라 공동주택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늘고 있다.

LH는 정부의 전기차 보급 장려 정책에 따라 임대아파트 주차장에 충전소를 늘리고 있다. 문제는 임대아파트 거주자의 경우 차량기준가액 2500만여원 이하의 차량만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금액을 넘지 않는 전기차 기종은 승용 전기차 14개 차종 가운데 서울 기준으로는 1개뿐이라고 한다. 이런 제한 때문에 많은 돈을 들인 충전소는 텅 비어 있기 일쑤라고 입주민들은 볼멘소리다. 가격은 비싸지만 유지비는 훨씬 덜 드는 전기차가 정작 임대아파트 주민들에게는 남의 얘기가 되고 있다.

고가 차량 보유자 등을 막기 위해 형평성을 강조한 제도의 취지와 상관없이 공공임대주택 거주자의 전기차 소유에 제한을 둔 이 같은 규제는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 탁상행정 3
최근 한 지자체에서 입주아파트가 세대분할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600여 세대의 수도 사용량을 한 세대 사용량으로 보고 누진제를 적용해 입주민의 공분을 샀다.

A시의 B아파트는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해 12월말 기준 600여 세대가 입주한 상태였다. 그런데 1월에 2배 이상의 ‘수도요금 폭탄’이 떨어졌다. 수도 급수 조례에 따른 입주 세대분할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도사업소가 전체를 1가구 사용량으로 간주하고 누진제를 적용한 것이다. B아파트는 지나치다며 요금고지서 정정발급을 요청했으나 거절됐다. A시는 세대분할신고를 안 한 아파트에 책임이 있다며 외면했으나,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아파트 주장에 손을 들어줘 수습됐다.

국민권익위는 “A시가 급수 조례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세대분할신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해당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 당연히 누진제를 적용받지 않기 위해 입주 시에 세대분할을 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봤다. 또한 “세대분할신고가 없더라도 시가 사전안내 등의 조치가 가능함에도 적극적으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상식적으로 당연해 보이는 이런 결론을 국민권익위까지 갈 것도 없이 해당 지자체 스스로 해결을 할 수는 없었을까. 규정만 따져가며 ‘행정’의 위세를 휘두를 게 아니라 그 행위가 가져오는 결과까지 세심히 살펴보는 배려의 행정이 아쉽다. 주민 입장을 고려한 현장의 행정, 현실적인 행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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