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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시 곱씹어보는 ‘최저낙찰제 그늘’
승인 2019.01.29 15:47|(1230호)
아파트관리신문 aptnews@aptn.co.kr

얼마 전 용역사업자 선정을 위한 최저낙찰제와 관련한 법원의 결정이 있었다. 이를 보노라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최근 울산지방법원은 용역비 산출내역서에서 기업이윤 항목에 마이너스 금액을 기재한 용역사업자의 입찰 무효를 통지한 것은 정당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입찰에 참여한 A사는 경비원 용역비와 미화원 용역비에 대한 기업이윤에서 0원 이하의 마이너스 금액을 기재한 산출내역서를 제출했다. 직접인건비와 직접관리비는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산출한 고정된 금액을 기재하고 자유롭게 기재할 수 있는 일반관리비에는 10원을 써냈다.

당연히 ‘최저가격’으로 낙찰돼야 했지만, 입찰을 진행한 아파트 관리소장은 ‘기업이윤 마이너스 금액 기재’ 이유로 입찰이 무효라고 통지하고 입찰 결과를 유찰로 공지했다. A사는 이에 반발,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이 사건은 현재 항고심 재판 중이다.

이번 법정 공방을 보고 있노라니 참 먹먹해진다. 법원 결정의 옳고 그름 문제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 처해 있는 업계의 현실을 떠올리니 그렇다.

최저가 입찰의 경우 ‘0원’으로 투찰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기업이윤을 ‘마이너스’로 내는 건 드문 일이다. ‘기업의 존재이유는 이윤추구’라는 교과서적인 정의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기업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수익성의 최저 필요수준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위의 사례는 그만큼 출혈경쟁이 도를 넘었다는 방증이다. 최저낙찰제는 용역이든 물품이든 공급받는 입장에선 달콤하다.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입찰 참여자가 낙찰받는 형식이라, 공급받는 입장에서는 낮은 가격으로 투명하게 선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입찰 참여자 입장에서는 낙찰받기 위해 원가를 고려하지 않는 출혈투찰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문제가 많은 제도다. 질적 경쟁은 고사하고, 이렇게 적정가를 무시한 채 헐값으로만 입찰하는 분위기가 되면 ‘관리의 질,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것은 분명하다. 저가 응찰로 용역의 질이 떨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이는 공동주택 관련 공사·용역업체 선정만의 문제는 아니다. 위탁관리 분야도 마찬가지로 심각하다. 현재 위탁관리수수료는 터무니없을 만큼 낮다. 수십 년 전보다도 수수료가 줄었다. 그렇다고 이전 관리 분야에서 과도한 이익을 누렸고, 이 부분이 자연스레 줄었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없다.

공동주택 관리업계의 현실은 매우 열악하다. 주택관리업과 경비, 청소업의 매출이익률과 영업이익률은 다른 업종과 비교해 볼 때 너무나 낮다. 그런 와중에 서로 도를 넘는 출혈경쟁으로 제살깎기 하는 일이 다반사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이런 시스템의 밑바탕에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이 있다. 사업자 선정지침은 주택관리업자와 관리를 하면서 필요한 유지보수 및 공사 등을 위한 사업자 등을 선정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국토교통부의 고시다.

사업자 선정지침 도입의 본래 취지는 공정성과 합리성을 높이고자 함이다. 그런데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 11차례 개정의 과정을 겪었다. 최저낙찰제의 폐해를 줄이려 2013년엔 ‘적격심사제’로 바뀌었지만 말만 적격심사제였지 실질적으로는 최저낙찰제와 다름없이 운용됐다.

본래 제도 도입의 취지로 돌아가 더 나은 정책적 판단이 어떤 것인지 고민했으면 좋겠다. 다시 한 번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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