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두루미 촬영 전문가’ 정상규 (주)중앙하이츠개발 대표

40년간 한 기업 경영한
인내력을 기다림으로…

‘천상의 무(舞)’
두루미 작품 선보여

정상규 대표 <고경희 기자>

[아파트관리신문=고경희 기자] 지난달 31일부터 6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제5회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이 열렸다. 전시회에서는 평화와 장수의 상징인 두루미가 천상에서 노니는 듯 한 ‘천상의 무(舞)’라는 작품이 눈에 띄었다. 바로 오·배수관 준설, 상·하수도 배관 유지보수 및 관리 등을 전문으로 하는 중앙하이츠개발 정상규 대표의 작품이다. 두루미를 찍는 것은 하루 종일 그 자리에서 대기하는 인내력이 필요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고 한다. 1974년부터 40년간 한 분야만 집중적으로 연구해 한 기업만을 경영한 정상규 대표에게는 이러한 인내력과 뚝심이 충분했다.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평화롭게 노니는 두루미를 카메라에 담으며 행복을 누린다는 정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최근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에 참가했다. 계기는.
사진은 상상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최적의 시각매체다. 포토샵으로 대표되는 사진합성 소프트웨어가 개발되면서 사진의 표현 영역은 과거의 콜라주를 넘어 무한대를 향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상상을 현실로 표현하는 지구촌 사진가들의 창의적인 작업을 통해 사진이 갖는 풍부한 매력을 보여주고자 기획된 전시회다.
이러한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에 참가한 것은 올해로 5번째다. 겨울철 천연기념물 제202호 두루미를 촬영하기 위해 철원 민통선에서 추위를 무릅쓰고 촬영을 한다. 설원의 두루미를 담기 위해 일본 홋카이도를 매년 2~3번씩 방문하기도 한다. 이렇게 촬영한 작품들을 통해 많은 이에게 조류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우리가 시대를 유추해 낼 수 있는 것은 동시대의 생활상을 후세에 전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듯이, 시대의 흔적들을 영원으로 간직하고 새길 수 있도록 ‘천상의 무(舞)’를 선보이게 됐다.

'까막딱따구리 육추'

▶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게 된 계기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영원으로 기록하기 위해서다. 특히 환경, 그중에서도 새들의 치열하면서도 아름다운 삶의 장면을 담고 싶었다. 하지만 조류는 워낙 예민하기 때문에 촬영하기 쉽지 않고 촬영 여건도 열악해 진입이 쉽지 않다. 또 조류를 촬영하기에 적당한 사양을 갖춘 카메라 장비를 구매하려고 해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 실제로 조류를 전문으로 촬영하는 작가들은 극소수다. 그래서 한번 전문적으로 조류 사진을 찍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새를 찍기 위해 주로 차량 진입이 어려운 산, 강, 바다를 왔다 갔다하고 장비를 나르다 보니 자연스레 건강해진 느낌이다. 또 자연을 주로 보다 보니 일상에서 얻는 스트레스도 해소된다. 힐링이 된다고나 할까. 조류 사진작가들과 함께 다니면서 친목도 다져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정상규 대표의 '두루미 비행'

▶ 사진을 찍으면서 힘든 점은.
괜찮은 사진을 건지기가 어렵다는 점이 힘들다. 두루미 촬영을 위해 하루 종일 위장막 안에서 대기를 하다가 두루미가 나타나면 사진을 찍는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 온갖 온열장비를 갖추고 촬영에 임한다. 두루미가 예민하다보니 가까이에서 찍을 수도 없다. 잘하면 2~3장 건지기도 하고 1장이라도 건지면 다행인 정도다. 하염없이 대기하고 있어도 두루미가 오지 않아 허탕을 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정상규 대표가 사진을 찍고 있다.

▶ 그래도 결과를 보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새들의 평화로운 모습을 담는 것이 기분이 좋다. 괜찮은 작품들은 전시회에 전시도 하고 판매 또는 기증도 하고 있다. 두 초등학교에서 교내에 전시할 작품이 필요하다고 해 아이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기증을 했다. 여러 곳에 걸린 사진을 보면 보람차다. 전시가 끝난 작품들은 갤러리 록산에 전시 또는 보관하고 있다. 또 20여년간 조류 사진을 찍으면서 국전 입선, 제14회 서울시사진대전 특선, 2012년 제3회 녹색생태사진전 대상, 환경보전공로상을 받는 등 다수의 수상 경력도 있다.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아 산, 강, 바다에서 사진을 촬영하면서 환경보호 감시활동을 수행하는 ‘명예환경감시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내 사진으로 환경보호에 이바지할 수 있어 뿌듯하다.

▶ 주변에서 사진 촬영에 관심을 보이진 않는지.
같이 활동하자고 해도 다들 힘들어 한다. 새를 찍는다는 게 장비 때문에 초기비용도 많이 들고 워낙 인내력을 요구하는 일이라 그렇다. 그래도 사진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제자로 삼아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동안 새들의 치열하면서도 아름다운 삶의 장면을 담아왔다. 두루미를 찍기 위해 홋카이도를 10여년째 방문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러한 취미가 삶에 활력을 주고 건강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확신한다. 여러분들도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작게나마 취미활동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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