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선물하는 한아람 도서관
- 서울 송파구 A아파트 / 사랑방 소식지 내용
A아파트는 지난 2011년 3월부터 시프트 장기전세, 분양, 임대 입주민이 함께 사는 마을이다. 입주시 1천권의 장서와 도서관 공간이 확보된 상태라 도서관 운영이 진행되는가 싶더니 아파트 구성원과 대표들의 불화, 관리사무소와의 갈등, 입주민들의 무관심 등을 이유로 안타깝게 중단됐다.

그러던 중 부녀회장 B씨를 필두로 엄마들의 모임이 활성화돼 아파트에 ‘아나바다 장터’를 열고 인근 주변 저소득층 돕기와 경로당 어르신들을 지원하는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이후 분양세대가 아닌 임대와 장기전세세대가 많아져 부녀회 구성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가 모두가 함께 지내는 아파트, 더불어 사는 아파트를 만들자는 취지로 다양한 계층의 입주민으로 구성된 부녀회가 결성됐다. 도서관 설립을 위해 입주자대표회장의 전폭적인 지지와 부녀회장의 다리 역할, 분양·임대 입주민들의 끊임없는 노력, 전산화를 위해 모든 부녀회원이 자원봉사에 투입돼 지난 2013년 12월 13일, 꿈에 그리던 ‘한아람 도서관’을 개관했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단지 내 어린이집 견학, 대학생 언니가 읽어 주는 영어 동화, 조물조물 클레이와 함께 책 읽기, 6~7세 아이 엄마들의 독서토론 활동을 벌이는 등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또 세대간의 조화로운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펠트, 리본, 냅킨, 천연 비누, 클레이 등 엄마들의 숨은 재능기부 문화 강좌가 열렸다. 특히 삼일절에는 어린이 태극기 그리기, 다문화 가정 어머니들과 한국 음식 만들기,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비누·비즈 팔찌 만들기, A아파트 그리기 대회 및 아빠와 함께 연 만들기, 미술 심리치료사 선생님의 부모 교육, 시험기간 도서관 연장 운영 등 다양한 행사를 시행하고 있다.

한아람 도서관 자원봉사자 입주민들은 마을의 활성화를 위해 지금도 밤낮으로 애쓰고 있다. 자원봉사자 대부분은 중산층 이하 저소득층에 속하는 분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소통을 하며 내 이웃과 내 이웃의 아이들을 챙기는 인간적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우리 사회를 ‘세월호 사건 이전과 이후’로 나눠 봤을 때 이전의 우리는 경제적 발전을 이루면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라 희망을 품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사회 전반 불균형의 원인을 경제적 부가 아닌 소통 부재, 소외, 무관심 즉 인간에 대한 기본적 따스함과 배려의 부족이 불균형을 더 가속해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A아파트는 초기 거마지구 다단계 대학생 집단 거주지, 열악한 재개발 구역 인근의 척박한 민심, 소외된 다문화 가정, 임대 노령화 세대에 대한 무관심 등 말 그대로 지역 불균형의 온상지였다. 즉, 세월호 사건 이전의 작은 대한민국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확 달라졌다. 이웃 공동체를 추구하려는 마음들이 모여 함께 육아하고 소외된 주변을 돌아보며 참다운 행복을 찾아가고 있다. 세월호 사건 이후에 변화해야 할 우리나라의 모습을 우리 아파트에서 먼저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은도서관인 한아람 도서관은 서로 사는 이야기, 살면서 부딪치는 고민을 듣고 나눌 수 있는 따뜻하고 정겨운 입주민들의 공간이다. 함께 자녀를 키우고 함께 부모를 모시는 입주민들이 모여 아이들의 문화공간의 확보와 마을회복, 모두의 행복을 위해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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