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치유하는 힐링 공간
- 서울 은평구 A아파트 / 입주민 B씨
나는 지난 2013년에 이사 온 58세 여성이다. 지난 2012년 남편과 사별하고 많은 시간을 눈물로 지새우곤 했다. 앞으로 남은 세월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하고 괴로웠다. 그래서 늦은 나이지만 신앙생활을 해보기도 했다. 신앙생활을 하면 슬픔을 위로받고 괴로움을 잊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그러나 그러기엔 남편의 빈자리가 너무 컸고 그만큼 또 다른 그리움이 새롭게 돋아났다.

남편과 함께 살던 집엔 언제나 남편의 환영이 보이는 듯했다. 어쩔 때는 밤새 눈을 뜬 채 멍한 표정으로 천장을 바라보며 긴 새벽 시간을 지새운 적도 있었다.

하나밖에 없는 딸도 이런 내가 걱정됐는지 일하느라 바쁜 틈틈이 나를 찾아와 위로해줬다. 언젠가 딸에게 이런 말을 했다. “이제 그만 이사 가고 싶다. 네 아버지의 손때 묻은 이곳에서 벗어나야겠다.”라고 말이다. 그러자 딸은 나를 지그시 안아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딸도 아빠가 그립고 보고 싶었던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이사 온 곳이 A아파트다. 주변에 북한산이 있어 공기도 맑고 환경도 아늑했다. 이곳에 온 이후 나는 늘 집 밖으로 나가 벤치에 앉아 산책하는 게 생활이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이곳 관리직원이 지날 때마다 해맑게 인사를 건넸다. 늘 인사를 해주는 그분이 고맙고 감사해서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해 관리직원에게 전해주기도 했다. 보잘것 없는 것이지만 그분은 무척 감사하다는 듯 고개를 넙죽 숙여 인사를 했다. 그 순간 뿌듯하고 보람찬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음식을 만들며 산책을 하다 보니 어느덧 점점 시장에 자주 가게 되고 자연스레 동네 사람들과 어울리게 됐다. 그리고 내가 무언가 하고 있다는 자존감이 들기 시작했다. 내 얼굴이 한결 밝아져서 그런지 딸도 이곳으로 오길 잘했다며 기뻐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은 유난히 몸에 식은땀이 나고 움직일 수가 없을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가슴에 무언가 납덩어리가 꽉 찬 느낌이 들어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나는 도움을 받고자 인터폰으로 관리실에 호출해 내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자 신속히 구급차가 도착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조금만 늦었더라면 큰 일이 벌어질 뻔했다는 것이었다. 관리직원들이 너무 고맙고 감사했다. 삶의 실의에 빠져 있던 내게 자존감을 갖게 해준 분들이다. 언제나 밝게 인사를 해주고 다시금 기운을 차리게 해줬던 관리직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아파트관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