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손길에서 피어나는 정
서울 동대문구 A아파트 / 임대실장 B씨

우리 아파트에는 단지를 위해 소리 없이 많은 도움을 주는 입주민이 있다. 이웃간 소통이 줄어든 삭막한 세상이지만 ‘더불어 함께’라는 마음으로 봉사하는 입주민이다.

우리 아파트는 181세대가 사는 작은 단지다. 그렇다 보니 눈이 많이 오는 겨울날 관리직원과 경비원 단 두 명이 단지 내 눈을 치우기엔 역부족이다. 이런 사정을 다들 알고 있지만, 입주민이 손수 비질하며 눈을 치우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입주민은 관리직원들과 함께 묵묵히 눈을 치워주고, 관리직원이 일할 때면 어김없이 와서 일손을 거들어주기도 한다. 두 명의 직원이 혼자하기 힘든 업무가 발생할 때마다 이 입주민이 해결사처럼 와서 도와주니 관리직원들은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한 번은 고층세대에서 말린 고추씨가 담겨져 있는 봉지가 떨어져 단지 입구가 엉망이 된 적이 있다. 미화직원이 쓸어내도 바닥 사이사이에 낀 고추씨는 잘 제거되지 않았다. 계속되는 비질 속에서 힘이 빠지는 찰나 그 모습을 보고는 교대하자며 얼른 빗자루를 낚아채서 대신 쓸어줄 만큼 봉사가 몸에 밴 고마운 분이다. 늘 내 일처럼 함께 해주는 고마운 입주민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우리 주변의 진정한 영웅
서울 은평구 A아파트 / 관리주임 B씨

12척의 배로 300척이 넘는 왜군의 배를 맞서 나라를 지켰던 이순신의 리더십을 다룬 ‘명량’이라는 영화가 현대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 척도는 다르지만 우리 주변 가까운 곳에도 그런 영웅이 있다. 얼마 전 우리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 우리 아파트 입주민이 그 주인공이다.

우리 아파트에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 20여분부터 노인, 장애인까지 생활이 넉넉지 못한 분들이 거주하고 있다. 대다수 입주민들의 살림살이가 여유롭지 않다보니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 힘들다.

이런 환경 속에서 한 입주민이 ‘영웅’같은 행동으로 우리를 놀라게 했다. 관리사무소에 찾아와 익명으로 쌀과 생필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돕고 싶다며 전달하고 간 것이다.

이 입주민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알지 못하게 하라’라는 성경 말처럼 자신을 밝히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내가 익명의 입주민을 ‘영웅’이라고 호칭한 이유는 본인의 생활도 그리 넉넉지 않지만, 자신보다 처지가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꺼이 나눔을 실천했기 때문이다. 이런 입주민을 접한 우리 직원들과 그 소중한 선물을 받은 입주민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영웅은 영화처럼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주위를 둘러보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베풂을 실천하는 작은 용기, 그것이 바로 영웅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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