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수, 환경에 맞는 적절한 수종 및 품종 선택이 중요

아직 쌀쌀한 바람이 얼굴을 스쳐도 봄기운이 느껴지는 요즘이다.
만물이 생동하고 여기저기서 꽃소식이 들려오는 이때 조경수목 식재를 준비하는 아파트가 많을 것이다.
조경수는 처음부터 적절한 수종,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아파트의 환경조건에 잘 적응할 수 있으면서 입주민들의 기호도 충족시킬 수 있는 조경수목의 선택방법과 원활한 생장을 유도할 수 있는 이식·식재법에 대해 알아본다.

◑ 식재시기는 언제가 좋을까
수목의 식재시기는 수목의 종류에 따라 다르고 토양, 온도 등 주변환경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보통 침엽수나 낙엽수는 잎이 떨어진 휴면 기간인 이른봄과 늦가을에 식재하는 것이 좋지만 내한성(耐寒性)이 약한 배롱나무, 백목련, 능소화 등은 4월 중순경에 식재한다. 이른 봄에 눈이 움직이는 단풍, 모과, 버드나무, 매화 등은 11∼12월이나 3월에 식재하는 것이 좋다.

◑ 식재 방법과 순서
운반된 수목은 뿌리가 마르기 전에 심고, 그러지 못할 경우에는 거적 등으로 뿌리를 덮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먼저 유기물이 풍부한 표토를 걷어서 한쪽에 모아둔 후에 뿌리 분의 크기보다 1.5∼2배 큰 구덩이를 판다. 이 구덩이에 유기질 비료를 넣고 그 위에 표토를 넣은 후 수목을 앉히는데 이때 수목의 뿌리분이 바닥에 닿아 비료와 직접 닿지 않도록 유의한다.
뿌리분의 50∼70% 정도까지 흙을 덮고 충분한 물을 관수하여 죽처럼 반죽한 후 나머지 흙을 덮어 새로운 흙이 잘 밀착되도록 한다. 나무를 위로 잡아당기듯 하면서 밟아주고 물을 충분히 준 다음 수분증발을 막기 위해 짚이나 나뭇잎을 덮어주고 흔들리거나 쓰러지지 않게 지주목을 설치하는 것도 좋다.

◑ 어떤 나무를 식재해야 좋을까
아파트의 경우 상록수와 활엽수의 비율은 7:3이 가장 적당하다.
따라서 소나무를 5주 이상 군락지를 형성시켜 식재하거나 가이즈까향나무, 섬잣나무, 전나무, 독일가문비, 측백나무 등의 상록수를 많이 식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종에 따라 잎이나 꽃이 나오는 시기, 단풍이 드는 시기나 색깔 등이 모두 다르므로 각각의 특징을 잘 이용하면 계절 변화에 맞는 정원을 즐길 수 있다.
동백나무, 생강나무, 산수유 등은 봄철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운다. 여름철에는 배롱나무, 모감주나무, 자귀나무, 능소화 등이 개화하며, 화살나무, 단풍나무 등은 가을철에 예쁜 단풍을 볼 수 있다. 겨울철에는 피라칸다, 낙상홍, 마가목의 열매를 볼 수 있다.
한 계절에만 한창인 식목들만 식재하면 제 철이 지났을 때 삭막하므로 이렇게 계절별 수목을 잘 배치하는 것도 필요하다.

◑ 식재환경에 맞는 수종을 선택하려면
최근 지구온난화현상이 심해지면서 대도시는 농촌 지역보다 2∼3 가량 높은 기온을 기록,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고산성 수종의 생장이 힘들어졌다. 그래서 한국의 대표적 고산성 수종인 잣나무 대신 미국의 스트로브 잣나무를, 구상나무, 전나무, 가문비나무 대신 독일 가문비나무를 심는 경우가 많아졌다.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이라면 은행나무와 플라타너스 식재를 고려해 볼 만하다. 향나무나 가죽나무, 버드나무, 아까시나무 등도 공해에 강하다.
관리인력이 부족한 아파트 현실상 과수나 유실수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은행나무, 단풍나무, 향나무, 목련, 튤립나무, 느티나무 등이 상대적으로 병충해의 피해가 적다.
도시 내의 특수한 토양환경도 수종선택에 영향을 준다. 공간이 제한된 토양에는 플라타너스를, 중금속으로 오염된 토양에는 아까시나무나 포플러 등을 심는다. 네군도단풍이나 플라타너스, 미루나무, 버드나무 등은 배수가 잘 안 되는 토양에 심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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