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만 주택관리사

최근 공동주택 관리현장에서 승강기 기종 교체(시스템 교체, 전체 교체)에 대한 전문 기술 감리를 구해달라고 난리다. 이는 노후 기종의 효율을 고려해 건축물에 최적합 사양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승강기 감리는 승강기의 주행 안전성을 높이고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사실 관리주체와 입주민들은 이에 대해 잘 모를 수 밖에 없다. 물론 눈에 띄는 속도, 진동, 소음 세 가지만 챙겨도 운행 안전과 편의성은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

감리 컨설팅 비용은 5년 전만 해도 승강기 1대당 100만~200만원이었지만 지금은 절반도 되지 않는 저가입찰로 덤핑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부실 감리로 이어진다. 부실감리에 따른 2~3년 후의 장기간 유지 보수비용은 아마도 매년 10배 이상은 증가하리라 예상된다.

A아파트는 3년 전 승강기 월 유지보수 비용이 10만원 미만이었지만 지금은 두배로 올려 유지보수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이 아파트에 승강기 전문가가 살고 있어 가능했다.

이 전문가는 아파트 입주자대표들을 설득해 승강기 유지보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유지보수 업체에 사고 발생률이 1만분의 3(0.03%)이 안 되게 하고 속도, 진동, 소음에 대해서만 유지보수 결과를 관리사무소장이 직접 챙기도록 했다. 유지보수 비용을 두배로 올린 이후 2~3년간 이 아파트 승강기의 추가 보수비용은 1원도 발생하지 않았고, 사고도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인근 아파트까지 소문이 나 견학까지 올 정도가 됐다고 한다.

승강기 감리는 대개, 시방, 제작, 설치 및 유지보수 네 분야로 나눠 볼 수 있다. 모두 중요하나 최근 이슈가 되는 것은 거액의 장기수선충담금으로 진행되는 설치 분야다.

우선 승강기 설치 시 승강기 관련 법규 검사기준에 의한 주요 부품 설치 상태 확인, 법정검사(완성검사, 정밀검사, 수시검사) 후 유지보수 관점으로 감리검사 실시, 최종 감리 보고서 제출 및 고객 인계 등의 일이 설치 공사 감리가 끝나면 완전히 관리사무소로 이첩되는 순서다.

관리소장은 이후 이에 대한 지식이 없어 난감하므로 결국 승강기 유지보수회사에 매달리게 된다. 감리, 승강기 제조업체, 유지보수회사는 승강기 사업의 생태계로 거의 경제공동체다.

이들은 대형 제조업체의 미세한 제품결함에 대한 과감한 지적이나 개선 지시는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특히 독과점업체인 대형 제조기업에 대해 감히 지적하거나 비판할 수 없다. 승강기 생태계에서 완전히 배제되기 때문이다.

승강기안전공단도 관련 법규와 각종 안전 규격에 의한 시방서 제시와 승강기 설치 공사의 전·후 과정을 사진과 정밀 데이터 기록으로 공정에 대한 관리 감독 등 정부 차원의 기술 감리를 실현해야 하나 실제 현실은 어려운 실정이다.

20년의 교체 주기가 다가오는 내년에는 공동주택 감독기관인 지자체에 승강기 리모델링 및 전면 교체를 앞둔 아파트 입주민들의 집단민원이 쇄도할 것이다. 승강기 교체는 단지 내 5대 대형사업의 하나다. 5년 주기인 아파트 재도장 공사의 5배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공사로 최소 억대의 예산이 잡힌다. 하지만 승강기 설치 및 부품, 감리 등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아파트로서는 이에 대해 궁금증과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에 입주민과 관리주체들은 소관 부서를 통해 궁금증을 해결하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승강기 교체 공사 시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감독과 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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