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 밤, 할로윈데이를 앞두고 이태원에서 일어난 불의의 압사 참사로 1일까지 156명이 사망했다. 사망자의 대부분이 20, 30대의 젊은 청춘들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번 이태원 참사는 아직도 뇌리에 선명한 1995년 502명이 사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304명이 사망한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에 이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회 재난으로 남게 될 것 같다.

사실, 이번 사태처럼 많은 군중이 몰려 압사 등 대형 재난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과거에는 없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러한 재난에 대한 대비가 없었음은 물론, 예측조차 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언젠가는 일어날 사고가 지금 일어났다고 말 할 수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웠던 재난으로는 지난 9월 6일,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진 포항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간 주민 7명이 물에 잠겨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우리 주변에는 예측 가능한 사고뿐 아니라 예상하기 어려운 안전 사고들도 일어날 개연성이 도처에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과거에 사례가 없어 예측하기 어려운 새로운 유형의 참사가 일어나는 원인들로는 선박, 항공기, 초고층 건물 등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기구나 시설의 등장, 이번 이태원 사태와 같이 새로운 사회, 문화현상이 IT의 발달로 인한 정보공유와 결합되어 촉진되는 대규모 군중활동의 증가, 그리고 폭우, 폭설, 폭염과 같은 지구 환경의 변화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전에 없던 이러한 위험들이 점점 잦아지고 대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에 사례가 없어 예측할 수 없었던 사고라는 이유로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가의 의무가 면책되거나 경감될 수는 없는 바, 국가가 이에 대한 연구와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국가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안전에 대해서는 본질적으로 우리모두 자신의 안전은 자신이 책임을 진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이다. 특히 과거에 일어난 적이 있다거나, 예측이 가능한 위험에 대해서는 더욱 더 경각심을 갖고 대비를 해야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사고가 났을 때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사람들이 상시 많이 모여 사는 곳이 있다. 바로 우리가 살고 있고, 관리하고 있는 아파트들이다. 2017년 6월에 영국 런던 서부에 있는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7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1월에 의정부시에 위치한 한 아파트 화재로 인해 4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이 가장 큰 사고로 기억되는 것은 다행이지만 대형사고의 위험은 상존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도, 아파트도 갈수록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그로 인한 정쟁과 다툼이 일상화 되어가고 있지만, 막상 대형 안전사고라도 나면 사람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음을 깨닫게 되는데, 그러한 우(愚)를 반복하지 않도록 평소에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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