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관리회사가 위탁관리하는 송도의 A아파트단지에서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우리 아파트 시설물 투어’를 실시했다고 한다.

주민들의 단지내 시설 투어는 여러가지 면에서 바람직해 보인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아파트 전체가 내 집이나 다름없는데 평소 다니는 곳이나 내 집안 외에는 단지 내에 가보지 않은 곳도 많고 혼자서는 가볼 수 없는 곳이나 모르는 시설들도 많을 것이다. 얼핏 생각해도 옥상, 방재실, 변전실, 기계실, 지하 저수조, 전기차 충전소 등의 시설물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관리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재난에 대비한 안전교육 차원에서도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고층아파트에서는 화재 등 비상시에 옥상으로 탈출하도록 되어 있는데 막상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 때문에 통로가 잘 보이지 않아 당황할 수 있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옥상 출입문과 엘리베이터 기계실 문을 식별하기 쉽게 만들어야 하겠지만 눈으로 보고 개폐 방법 등을 확인해 두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파트에는 많은 사람들이 내 집과 주민들을 위해서 일을 하고 있는데 그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 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들이 하고 있는 업무를 직접 보고 근무환경을 둘러보는 것은 ‘갑질 방지법’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파트 시설물 투어’를 주관한 A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부터 뜻밖의 효과에 대해서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주민들이 둘러보며 구석구석 정리정돈이 잘된 모습에 만족해 하는 것을 보고, 평소 묵묵히 성실하게 근무하던 직원들이 자긍심을 갖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고 한다. 그렇다, 종사하는 직원들에게 입주민들이 알아주는 것만큼 좋은 동기부여는 없을 것이다.

또한 성인 입주민뿐만 아니라 어린이들도 같이 참여한 사진이 눈에 띄었다. 관리소장의 설명에 의하면 입주자대표회장이 단지를 둘러보고 싶어해서 내친 김에 주민들의 참여도 유도했는데 뜻밖에 일부 부모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참석하였다며 다음에는 좀 더 많은 자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기사에서는 서울 강남구의 B아파트에서 가정의 달을 맞이해 이웃과 같이하는 ‘신나는 전래놀이 한마당’ 이라는 내용으로 많은 어린이들이 부모들과 함께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의 사진이 눈에 띄었다. 기자의 전언에 의하면 실제 주민들의 호응도도 매우 높았다고 한다.

이미 공동주택이 일상화된 우리나라에서 미래의 주인인 어린이들에게 공동주택을 보다 친숙하게 만들고 관리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는 시도는 매우 의미 있어 보인다. 단순히 시설을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공동주택의 의미와 관리규약, 입주자대표회의, 장기수선계획 등에 대해서도 만화나 롤 게임 등의 방법으로 친숙하게 접근해 간다면 공동주택관리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정 단지나 회사를 넘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연구와 대응도 필요해 보인다. 주민들이 자녀와 함께 단지내 시설을 견학하고 축제를 같이 즐기는 기사와 사진을 보면서 우리나라 공동주택관리 문화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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