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공동주택 비율이 거의 80%에 달하면서 보편적인 주거형태가 되었다. 아파트는 주거형태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계소비 주체의 집단적 형태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다보니 이 매력적인 소비시장을 두고 많은 온라인 비즈니스들이 등장하고 있고, 그 대표적 형태가 아파트앱이다. 다른 전자상거래와 달리 아파트앱은 꽤 많은 업체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은 태동단계로 보아야 맞을 듯 싶다. 현재까지 확실한 강자도 없고, ‘아파트앱은 이런 것이다’라는 프로토타입도 일정하지가 않다.

아파트앱은 주로 관리비조회, 각종 공지, 민원관리, 전자투표, 방송, 커뮤니티시설 예약, 주차관제 등 아파트생활과 직결된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다. 아파트앱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꼽을 수 있겠다. 첫째는 투명한 아파트관리를 위한 정보공개가 강화되어 오프라인 게시판이나 방송 등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있는 방식보다 언제 어디서나 접근 가능한 아파트앱이 선호되고 있다. 둘째는 세계최고 수준의 스마트폰 보급율이다.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5%에 이를 정도로 일상 속에서 친숙한 기기로 자리잡았다. 따라서 아파트 생활에 있어서도 스마트폰이 주요 수단으로 주목받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셋째는 아파트만의 고유한 문제인데 점점 주민들의 의사결정이 중요해지면서 그 수단의 하나로 전자투표가 주목을 받게 되었다. 간편하여 참여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전자투표가 각광을 받다보니 이러한 기능을 제공하는 아파트앱의 도입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포탈이나, 전자상거래 등 여타 인터넷서비스 시장을 볼때 확실하게 시장을 점유한 업체가 표준을 선도하는 현상이 나타나듯, 아파트앱도 확실한 강자가 나타난다면 그 서비스가 사실상의 표준이 되어 시장을 끌어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아파트앱에서는 아직 그런 강자가 없는 상태이다. 가장 큰 이유는 현재 대부분의 아파트앱이 무료서비스를 표방하고 있지만, 시스템 구축과 운영에 들어가는 막대한 투자에 비해 수익모델이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는 서비스 영속성에도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아파트앱은 처리하는 정보와 서비스 특성상 관리주체와 긴밀한 협력이 요구된다. 하지만 관리회사도 다양한 경영체계를 가지고 있고, 또 같은 회사가 관리하는 사업장이라도 사업장마다 특성이 달라 아파트앱과 관리주체 간의 협력을 끌어내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아파트앱이 어떤 식으로든 아파트생활에 필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선 입주민과 관리주체 입장의 표준화가 절실하다. 이미 공동주택관리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국토교통부에서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을 운영 중이고 각 지자체도 유사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으며 관리회사들도 보다 나은 관리서비스를 위한 노력을 경주 중인데, 여기에 아파트앱까지 더해져 자칫 입주민과 관리주체에게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관리주체도 바뀔 수 있듯이 아파트앱도 바뀔 수 있는데 아파트는 영속하기 때문에 아파트앱이 바뀌어도 서비스가 크게 바뀌지 않는 구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최근 정부에서는 투명한 의사결정을 위해 전자투표를 적극 장려하고 이를 지원하는 추세인데, 아파트앱에서도 전자투표를 기본 기능으로 제공하는 곳이 많다. 이때 제공되는 전자투표 시스템이나 운영업체가 개인정보취급에 적합한지, 투표과정의 공정성을 보장하는지 등에 대한 보다 심도 깊은 연구와 기준이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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