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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근로자에 대한 갑질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어”[인터뷰] ‘공동주택 근로자 갑질방지 선언’ 주도한 서울 성북구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 손성호 회장
승인 2020.08.13 11:41|(1304호)
주인섭 기자 is19@aptn.co.kr

“경비업법, 국토부·경찰청 협의해 경비원 명칭 교체 바람직…
아파트 입주민 위해 다양한 단체 화합해야”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입주민에게 계속 괴롭힘을 당하다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다. 경비원의 유서에는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말이 있었고, 경비원 및 관리사무소 직원에 대한 주민 갑질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이에 지난달 14일 성북구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이하 ‘성아연’)는 ‘공동주택 근로자 갑질방지 선언’을 하고, 이를 통해 성북구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아파트에서 근로하는 직원에게 갑질을 하지 말자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는 갑을 관계의 갑에 해당하는 입주민들이 스스로 갑질을 예방하겠다고 나섰기에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성북구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 손성호 회장을 만나 갑질 방지와 화합의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성북구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 손성호 회장 <주인섭 기자>

▶성북구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의 주요 활동과 성과는 어떤 것이 있나.
성북구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는 2015년에 ‘경비직 고령 근로자의 고용안전을 위한 선언문’을 시작으로 입주민과 아파트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상생에 대해 계속 생각해 왔다. 이후 ‘동행’이라는 슬로건 아래 아파트와 계약하는 업체와 입주자대표회의가 함께 상생하기 위해 대화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으며, 입주자대표들에게 윤리강연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파트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입주자의 복리증진, 주거문화창달에 이바지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달 14일에 진행했던 ‘공동주택 근로자 갑질방지 선언’을 통해 공동주택 근로자들은 단순한 피고용인이 아니라 동행해야 할 고마운 분이라는 생각을 입주민들이 갖도록 의식전환을 유도했다.

그 외에 더 다양한 활동을 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한동안 활동이 뜸했었다.

성아연은 지난달 14일 '근로자 갑질방지 선언'을 진행했다.

▶‘근로자 갑질방지 선언’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를 진행하게 된 계기와 원동력은 무엇인지.
입주민에 의한 갑질 사건들은 주민들이 자신을 고용자라고 인식해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성아연은 경비원이나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피고용자가 아니라 입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럼에도 여러 갑질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더 이상 침묵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이런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지난달 14일 성북구청에서의 행사 후 성아연에 속해 있는 모든 아파트와 연합회에 속해 있지 않지만 뜻을 함께한 아파트들이 선언문 게시에 동참해 입주민의 의식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성아연은 사무국을 13년간 유지하면서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이렇게 사무국을 계속 유지해왔기에, 비록 회장이 바뀌더라도 연속성을 가져 다양한 활동·행사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공동주택 근로자 갑질방지 선언문

▶경비업법의 단속 계도기간이 올해 12월까지다. 입주민단체의 장으로서 이런 변화에 대한 의견은.
근본적인 문제는 국토교통부의 공동주택관리법과 경찰청의 경비업법과의 괴리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원들은 경비업무도 하지만 분리수거, 택배, 조경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경찰청에서 제시하고 있는 경비업법을 아파트 경비원에 그대로 적용할 경우 최소인원만 남기고 모두 해고하고 자동화할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토부와 경찰청이 관계 법령을 잘 조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동주택관리법에서는 아파트의 경비를 분명히 ‘경비’로 기재하고 있기에 경비업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를 경비가 아닌 관리원 등으로 바꿔서 경비업법에 걸리지 않도록 해 현행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성아연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아파트 경비원들이 고용불안을 겪을 때도, 한마음이 돼 근무형태 변경 등을 활용함으로써 최대한 경비들의 일자리를 지켜왔다. 이번에도 최대한 경비원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

▶입주자대표연합회가 관리업계와 함께 상생해나갈 수 있는 방향과 방법에 대한 생각은.
아파트 관리는 누구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인테리어, 배관 등 각종 아파트 공사 관련 입찰업체도 있고 아파트 관리회사, 관리소장 등 많은 단체·업체사람들이 함께 해나가는 일이다. 이 많은 주체가 한자리에 모여 진솔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동대표 임기 제한과 관련해 스스로 약간 불리한 환경에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점들도 모두 역지사지를 통해 관리주체 및 관리업체와 대화해서 충분히 갈등을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화를 통해 갈등을 풀고 서로를 이해한 뒤 입주민들을 위해 함께 행동한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렇게 화합한다면 입주민의 갑질이 많이 사라질 것이다.

▶앞으로 성아연의 발전 방향은.
성아연은 자생 단체다. 하지만 단순한 모임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입주민과 지역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함으로써 성과를 내고 설득력을 높여 발언권을 강화하고 주민, 구청과 함께 상생하는 단체가 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이를 위해 아파트 관리와 관련된 다른 단체와 지속적인 교류를 하고 있다. 이런 교류를 통해 서로 간의 생각을 잘 파악해 함께 연계해 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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