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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배포하면서 ‘대표회장이 조롱하고 협박했다’고 표현한 아파트 부녀회장에 ‘무죄’ 선고수원지법 판결
승인 2020.06.25 10:31|(1298호)
이인영 기자 iy26@aptn.co.kr

대립과정에서 과장된 표현
배임행위 묵시적 적시했다고
보기 어려워

[아파트관리신문=이인영 기자] 옥상방수 및 CCTV 업체 선정 등에 관한 비리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작성해 배포하는 과정에서 입주자대표회장이 조롱하거나 협박한 것처럼 표현해 허위내용을 적시한 혐의로 기소된 아파트 부녀회장에 대해 법원이 대립과정에서 과장된 표현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수원지방법원은 최근 경기 용인시 A아파트 부녀회장 B씨에 대한 명예훼손 선고심에서 무죄 판결을 내렸다.

경기 용인시 A아파트 부녀회장 B씨는 자신의 집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친애하는 주민 여러분’이라는 제목으로 ‘그동안 부녀회에 갑질하던 일부 동대표들과 C회장이 합세해 제보를 전달하려는 부녀회장을 조롱하고 시비 걸고 제보가 틀리면 어떻게 하겠느냐 모욕주고 협박했다’, ‘CCTV 담합 비리, 제품과 공사비 문제를 제보한 내용이다. 주민의 회사가 CCTV 공사 입찰에 참가하려 했으나 담합의 의혹이 짙고 CCTV 제품도 이미 단종된 제품으로 화소도 낮으며 가격은 매우 비싸 문제가 많다는 제보였다. 이 CCTV건은 자문위원회에서 검토한 일이 없다. 5억원 공사를 자문위원장의 수고와 공로, 제보한 주민의 덕분으로 2억3700만원으로 공사하게 됐다…’는 내용이 기재된 유인물 500장을 작성해 주민들에게 배포했다.

B씨는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대표회장 C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에 대해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한다고 법리를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그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을 말하고 판단할 진술이 사실인가 또는 의견인가를 구별함에 있어서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입증가능성, 문제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행해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한편, 형법 제307조 제2항을 적용하기 위해 적시된 사실이 허위의 사실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 세부에 있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이를 허위의 사실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를 전제로 이 사건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 B씨는 이 아파트 부녀회장이고 피해자는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으로 아파트 운영건에 관해 갈등을 빚어오다가 대표회의 측이 2018년 3월 2일 부녀회 지원금 관련 감사결과 공고를 게시하는 등 대립이 심화됐다”며 “피고인 B씨는 이 공고문에 대한 답변 차원에서 유인물을 제작‧배포했다”고 밝혔다.

특히 검사는 공소장에서 B씨가 옥상방수 관련 제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C씨가 조롱하거나 C씨 등에게 협박당한 사실이 없음에도 마치 그러한 대우를 받은 것과 같이 허위내용을 적시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기록에 의하면 옥상방수 입찰 개표 당시 피고인 B씨가 제보를 받았다며 개표에 참관을 요구하고 그 과정에서 입주자대표회의 측과 대립한 사정을 알 수 있다”며 “당시 ‘조롱하고 시비 걸고 모욕주고 협박했다’는 표현은 당시 대립과정에서 느꼈던 감정을 과장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CCTV 부분 제보를 전달해 공사비 절감에 기여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 B씨가 주민으로부터 CCTV 관련 제보를 받고 자문위원장인 D씨에게 문의했고 입주자대표회의 측에 입찰 공고 내용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대표회장 C씨는 피고인 B씨으로부터 문제제기가 되기 전부터 기존에 선정된 CCTV 모델의 경우 구형모델인데다가 개인정보보호기능이 있어 가격이 비싼 문제가 있음을 관리소장으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CTV 모델을 교체해 사업자선정을 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었고, 피고인측이 선정된 CCTV 모델에 관해 문제제기를 하자 입주자대표회의 측도 그 문제점에 관해 이미 인지하고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방안을 마련 중임을 설명한 사실 또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판부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CCTV 업체 선정과정에서 피고인측의 제보와 문제제기가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았다고 평가하기 어려워 허위의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고 이를 자신들의 수고와 공로라고 표현한 것은 평가의 개념으로 보일 뿐”이라며 “전체적인 문맥의 취지상 ‘CCTV 공사업체 선정과 관련해 입주자대표회의가 부실하게 검토해 5억원짜리 계약을 체결할 뻔 했는데 자문위원장과 제보자의 공로로 그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는 취지로 입주자대표회의 측의 문제점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가 숨어있는 글이더라도 입주자대표회의 측의 배임적 행위 등 사실을 묵시적으로 전제해 적시한 것과 같다고 볼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피고인 B씨에게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려워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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