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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후덥지근한 어느 날, 내 옆에는 얼굴도 예쁘장한 것이 키는 나보다 조금 더 큰 이름도 예쁜 동생이 앉아 있다. 이 동생으로 말할 것 같으면 아파트 경리수업을 3개월 받은 생생한 초보다.보는 것마다 생소하고 직원들이 말하는 것 하나하나가 낯설며 알아듣기 어려운 때이기도 하다. 이 동생을 보니 내 소싯적이 자꾸 생각난다. 나도 저랬는데.사실 난 그전에는 이런 직종이 있다는 것조차도 알지 못했다. 아파트는 그냥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는 것 정도만 알았다. 관리비가 있는지 없는지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그런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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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관리신문
2016.08.1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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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순리는 참으로 신비롭기까지 하다. 멈출 것 같지 않은 여름의 뜨거운 열기도 때가 되면 가을의 선선함에 묻혀버린다. 나도 어느새 지금 근무지에 온 지 사계절을 다 겪고 1년이 훌쩍 지났다.2014년 시어머니가 몸이 많이 안 좋아 몸과 마음이 바쁜 와중에, 마침 집에서 가까운 거리의 경리주임 구인광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고 그렇게 관리회사 가족이 됐다. 그 당시 먼저 관리회사에 소속돼 이 일을 하고 있던 동생이 여러모로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아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고 담당 매니저에게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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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관리신문
2016.08.10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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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모든 길, 현재와 다가올 모든 것에 감사한다.2012년 7월 16일, 더위가 한여름의 폭염 속에서 한층 더해가던 즈음의 어느 날, 설렘으로 살짝 상기된 긴장감이 좋았던 첫 출근 날을 기억한다. 새로운 직업의 전환, 전혀 해보지 않았던 분야. 하지만 두려움은 없었다. 성실과 집중, 열정이 있다면 어디에서든 길은 한 곳으로 통한다는 것을 지난 삶의 경험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 해 9월 관리회사와 인연이 됐고 지금도 연속된 인연 속에 있다. 회계분야에 문외한이었던 나에게 관리회사의 교육들은 고마움이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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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관리신문
2016.08.02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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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더욱 싱그럽게 느껴지는 가을로 접어드는 요즘 사소한 것에도 행복을 느끼며 작은 일에도 감사함을 느낀다.이 글을 쓰며 내가 관리회사에 입사한 시간을 따져보니 만 3년이 되는 날이다. 처음 입사할 당시를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많은 시기였는데 그래도 주저앉지 않고 이겨내려고 내 딴에는 꽤 노력했던 시간이었다. 결혼한 후 집에서 아이들 키우며 살림만 하던 내가 경리학원을 두 달간 다니고 자치관리 아파트에서 1년 정도 근무하면서 자격증도 땄다.처음에는 아파트에 근무하면서 민원업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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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관리신문
2016.07.28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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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안양천 가로수 길의 초록빛 나무들과 시원한 바람을 느끼면서 도보로 40분 정도 걸어가면 내가 근무하는 관리사무소가 나온다.우리 아파트는 지은 지 9년 된 아파트인데 봄이면 단지 내에 예쁜 꽃들이 주위를 더욱 화사하게 만들고 뒤쪽 아담한 공원에도 초록의 나무들이 햇볕의 따사로움을 만끽하듯 바람에 휘날린다.간혹 사람들 때문에 지치고 힘들 때도 있지만 그와 반대로 입주민의 인심이 좋아서 직접 키운 상추를 가져오거나 고맙다며 과일도 주고 또는 이사를 왔다고 떡을 가져오기도 한다.경로당에서는 한 달에 두 번 점심을 먹으러 오라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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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관리신문
2016.07.2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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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나에게 있어서 아주 특별한 한 해였다.날씨가 싸늘한 3월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아파트경리 전문학원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실습을 위해 이 아파트 저 아파트 가리지 않고 관리사무소를 찾아 이력서와 음료수 한 박스씩을 사 들고 돌아다녔다. 간절함의 결과로 전혀 연고가 없었던 아파트에서 실습을 하게 됐다.그러던 중 한 관리회사와 인연이 돼 현재는 16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에서 경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실습하면서 준비는 했지만 처음 접하는 경리업무는 만만치 않았다. 첫 출근 후 전임자로부터 반나절 동안 인수·인계를 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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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관리신문
2016.07.1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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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가 질문을 한다. 아름답고 불편한 집과 실용적이고 편리한 집, 어느 집을 지을 것인가. 학생들의 답은 실용적이고 편리한 집을 짓겠다고 한다. 교수의 답은 무엇이었을까. 아름답고 불편한 집이다. 실용은 시간이나 사람에 따라 변하지만 아름다움은 시간과 공간에도 변하지 않기에 그렇다고 한다.변하지 않는 집이 비단 아름다움만이 전부는 아니라 본다. 유럽 관광지에는 가보지 못했지만 오래된 도시들을 보면서 그들이 많은 비용과 시간 그리고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지켜낸 건물과 도시 하나하나가 한없이 부럽다.이제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의 여유를 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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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관리신문
2016.07.1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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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은 나에게 결혼 후 첫 직장이 생긴 해다. 친정엄마 지인의 권유로 아파트 경리학원을 수료하고 경기 안산시에서 남양주시 시댁으로 들어가면서 여기저기 이력서를 내고 기다렸지만 초보인 나에게는 기회가 쉽게 오지 않았다.그러던 어느 날 1300세대 넘는 아파트에서 연락이 왔다. 경리가 아닌 서무라도 괜찮으면 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다. 우선 경리든 서무든 취업하는 것이 먼저였기에 면접을 보고 바로 출근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2002년 8월 어느 날은 전업주부가 아닌 직장인이 된 너무 기쁜 날이었다.큰 단지라 그런지 직원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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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관리신문
2016.07.01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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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일이다. 그때는 추석 연휴를 마치고 난 다음 날 쯤으로 기억된다.지하 발전기실로 내려간 과장이 한참 지나도 오지 않아 마침내 관리소장까지 내려가고 직감적으로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을 느꼈다.퇴근 시간을 넘겨 겨우 관리소장과 과장이 들어왔는데 문제의 발단은 이랬다. 주유소에 경유를 주문했는데 주유소 직원이 아파트 발전기실에 처음 주유를 해서 그런지 석유를 싣고 와서는 소 오줌 누듯 시원하게 짜 넣었다는 것이다. 다 넣고 난 뒤 과장이 영수증을 건네받아 보니 전화상으로 미리 물어온 단가와 영수증의 단가가 달라 그제야 석유를 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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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관리신문
2016.06.23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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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여름 볕이 식어 찬바람이 불어도 오십의 문턱에서 바라보는 자연의 변화는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낀다. 나이 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흔히들 나이 듦에 있어 나눔의 생활을 하라고 한다.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고 하는데 그리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재능을 나누든 지갑을 열든 소중한 나의 그 무엇을 나눈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 관계에 있어서 인색해지고 더 옹졸해지는 것 같다.그런데 우리 단지에는 나눔을 몸소 실천하는 굉장히 멋진 어르신이 있다. 외부에서 직원들을 볼 때도 항상 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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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관리신문
2016.06.15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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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내에서 단연 으뜸이 되는 조경을 자랑하는 우리 아파트는 이제 입주 4년차를 맞이하는 곳이다. 우리 아파트는 경기 김포시 한강신도시 내에 위치하고 있지만 입주를 하던 2011년은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였던 터라 분양가가 떨어져 수분양자들의 재산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그래서였을까. 모든 질타와 미움의 화살은 관리사무소로 향했고 심지어 위탁관리업체 이름이 건설사와 첫 글자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건설 하자의 책임을 묻기까지 했다.좋지 않은 분위기는 입주 저조라는 결과를 낳았으며, 전체 세대의 절반 이상은 건설사와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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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관리신문
2016.06.1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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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물질로는 풍족해졌을지 몰라도 마음에서 느끼는 빈곤은 상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보다 물질이 부족한 방글라데시가 행복지수가 훨씬 높다는 얘기를 들었다.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단절된 이웃들이 주변에 아주 많음을 느낄 때가 있다. 메르스가 한참 유행일 때 기관기사가 세대를 방문해 민원을 처리하고 돌아와서는 “그 세대에 방문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했다.그 기관기사는 입사한지 6개월 밖에 안됐지만 항상 긍정적이었기에 그 말을 그냥 무시하고 지나칠 수 없어 이유를 물어보니 그 세대는 너무 더럽고 지저분해 다른 직원들도 꺼려하는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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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관리신문
2016.06.03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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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근무를 했고 어린 나이에 별별 입주민들을 대하다 보니 울기도 많이 울었다. 나의 꿈은 여군 또는 경찰관이었다. 그래서 관리사무소에서 근무를 하면서도 합기도를 배우고 경찰 공무원 시험도 준비했지만 꿈을 실현하기에는 너무 버거웠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면서 더욱 그랬다.하지만 동적인 운동을 좋아하는 딸이 다니던 합기도 학원에 같이 다니면서 다하지 못한 단증을 2년에 걸쳐 획득했다. 관리사무소에는 주로 경리들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아 나는 점심시간에도 책상 밑에 넣어둔 쌍절곤을 돌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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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관리신문
2016.05.25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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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참 유수같이 빠르게 흘러간다. 지금 일하고 있는 아파트로 합류한 지 벌써 1년 반 가까이 접어든다. 다른 직원들보다는 조금 늦게 입사한 상황에서 입주를 받으니 늘 하루를 정신없이 마감하게 됐다. 출근하자마자 시작되는 입주예약과 입주한 세대 문의로 오전이 훌쩍 지나 오후 퇴근 시간이 돼서야 조금 여유가 생긴다.어느 날부터인지 출근과 동시에 나이 지긋한 입주민이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조명이 하나도 안 들어온다. 도대체 집을 어떻게 지었냐”는 항의전화를 걸었다. 속으로는 관리사무소에서는 집을 안 짓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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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관리신문
2016.05.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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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면 여지없이 찾아오는 관리비 부과작업으로 인해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어느 날 오후였다. 슬리퍼를 끌고 누가 봐도 급한 얼굴로 노트북을 양손에 펼쳐 든 채 사무실로 뛰어 들어오는 입주민 한 분이 있었다. 그 입주민은 자녀의 대학교 과제물을 전송하려고 했는데 집에서 해보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들고 온 노트북 화면을 급히 내밀었다.나는 입주민 자녀의 과제물을 올려주려 했으나 화면도 낯설고 인터넷 연결도 잘 되지 않아 쉽지 않았다. 급한 마음에 입주민 집으로 가자며 노트북을 펼쳐든 채 부랴부랴 뛰어가서야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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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관리신문
2016.04.2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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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여러 어머님, 아버님이 있다.다름이 아니라 내가 지금 근무하는 아파트 경로당 어르신들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항상 맛난 거 있으면 챙겨주고 작지만 텃밭에서 재배한 고추며 호박이며 토마토, 상추, 고구마 등 뭐라도 있으면 같이 나누자고 하는 소박하고 마음 따뜻한 어르신들이다.때론 나를 힘들게 하는 입주민들도 있다. 입주민들의 막말에 자존심이 상하고 확 그만두고 싶은 심각한 고민을 했던 적도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론 이렇게 예뻐해 주고 챙겨주는 어르신들이 있어 하루하루가 즐겁다. 이렇게 근무한지 벌써 3년이 됐다.작년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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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관리신문
2016.04.1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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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50분 현관문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을 보니 극심했던 가을 가뭄에 단비가 내리고 있다.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느낌이 좋다.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시험장을 향해 가는 차창 밖을 보니 어느새 가로수엔 노랗고 붉은 수채화가 그려지기 시작했으며, 밖을 향해 넋을 잃을 때쯤 차는 이미 수험장에 다다르고 잠시 느끼던 자연과의 동화는 잠잠했던 가슴 속 심장을 파도치게 했다.2014년 11월 시작과 함께 찾아온 막바지 가을이 온 산과 들에 곱디고운 단풍으로 최고의 절정을 이룰 때 나는 경기 성남시에 있는 주택관리사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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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관리신문
2016.04.07 2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