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기 칼럼] 폐가전 버림에서 되살림으로, 우리 아파트의 녹색 전환

2025-11-12     정덕기
E-순환거버넌스 정덕기 이사장

환경보호와 자원순환은 더 이상 먼 이야기나 거창한 목표가 아니다. 우리가 사는 공동주택에서 직접 사용하는 전자제품을 어떻게 버리느냐의 문제에서부터 지속가능한 미래는 시작된다. E-순환거버넌스, 지자체, 관리사무소 간 협력으로 운영되는 중·소형 폐전자제품 맞춤형 무상수거 체계는 이러한 변화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2026년부터 시행되는 전기·전자제품 환경성 보장제도는 기존 50개 품목에서 전 품목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중·소형 전자제품도 일정량을 수거해 재활용해야 하며 E-순환거버넌스는 지자체 및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협력해 입주민이 손쉽게 중·소형 전자제품을 배출할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수거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에는 폐가전을 배출할 때 주민들은 ‘폐가전 무상방문수거 서비스’를 통해 대형 폐가전의 경우 1개라도 무상 방문 수거를 신청할 수 있었으나 중·소형 폐가전은 5개 이상이 모여야 수거 신청이 가능했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공동주택과 공공시설에 상시 배출이 가능한 수거함을 설치하고 거주 형태별 맞춤화된 수거 체계를 도입해서 운영하고 있다.

맞춤형 무상수거 체계는 거주 형태에 따라 폐가전·폐배터리의 편리한 배출 방법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대형 폐가전은 기존과 같이 전국 어디서나 무상 방문 수거가 가능하며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중·소형 가전제품은 1개라도 아파트 배출장 또는 인근 공공시설에 설치된 수거 인프라(거치대, 마대 등)에 상시 배출할 수 있는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이 서비스는 2023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경기도와 서울시 등 대부분의 지자체와 협약을 맺어 전지 통합 수거체계를 구축해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공동주택과 행정복지센터 등에 전자제품 내장 배터리 및 폐배터리를 안전하고 신속하게 수거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체계가 원활히 작동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폐가전은 기능에 따라 온도교환기기, 디스플레이, 통신·사무기기, 일반 전기·전자제품으로 구분되며 냉매나 수은 등 기후·생태계 유해 물질이 포함된 제품은 반드시 안전하게 수거돼야 한다. 올바른 배출이 이뤄질 때 비로소 안전하고 효율적인 재활용이 가능하다. E-순환거버넌스는 올바른 폐가전 분리배출 체계 정착을 위해 참여 공동주택에 배출 유의사항이 담긴 안내 전단지를 배포하고 주민들의 서비스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아파트 행사에 홍보 부스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서비스에서 특히 관리사무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관리사무소는 입주민에게 수거함 위치를 안내하고 배출 방법을 홍보하며 수거 요청을 신속히 전달하는 등 현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입주민 참여율을 제고하고 자원순환 체계를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환경을 지키는 일은 개인의 노력이 아닌 공동체의 협력으로 완성된다. 관리사무소의 관심과 주민의 참여가 함께할 때 아파트는 폐가전이 자원으로 다시 태어나는 지속가능한 순환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다. E-순환거버넌스는 앞으로도 이러한 변화가 더 많은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아파트가 함께하는 녹색 동행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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