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톡톡] 미안하다는 말 그리고 고맙다는 말

2024-04-09     김일태
우리관리 영업부문              FM영업본부 매니저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하고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그때 우리는 호감을 사기 위해 다양한 대화 방법을 고민하게 되는데 같은 의미라도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반응이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늘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많은 고민들을 하게 된다. 그런 대화 중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이 ‘감사합니다’ 또는 ‘죄송합니다’가 아닐까 싶다.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인 둘째 아들의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어느날 헤어졌다며 우울해 하던 때가 있었다. 어리다고 사랑을 모르고, 나이가 든다고 사랑에 무덤덤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어린 나이에 마음에 입었을 상처에 나 역시 무척 마음이 쓰라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아들과 대화를 하면서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음을 다해 잘해주라고 얘길 했다.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 대신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해주라고 조언을 해줬다.

생각해 보면 연인관계든 친구관계든 아니면 부부관계나 사회적인 관계에 있어 우리는 고맙다는 말보다는 죄송하다 또는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물론 잘못을 한 후에 상대방에게 적절한 사과 표현을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우리들이 사용하는 표현 중 사과 대신 감사하다는 걸로 대신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아무것도 해준것도 없어서 미안해” 대신에 “해준 것도 없는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그리고 “늦어서 미안해” 대신 “늦었는데도 기다려줘서 너무 고마워” 등등 말이다.

사람 관계에 있어 항상 미안하다고 하면 ‘난 늘 이사람을 미안하게 만드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을 만들 수도 있고 그게 남녀사이에선 이별의 이유가 된다는걸 많이 봐왔다.

그렇다면 미안하다는 말 대신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한다면 ‘난 이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꼭 필요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과도한 사과 표현은 상대방조차 미안하게 만드는데, 고맙다는 표현은 상대방을 기분좋게 하면서 관계형성을 더 적극적으로 만드는 효과도 있을 것 같다.

같은 경우로 아파트 관리사무소 근무 시 대부분의 관리자들이 입주민들의 항의나 민원을 대할 때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게 된다. 이건 생각해 보면 입주민은 지시하고 관리사무소는 들어야 하는 상하관계를 형성하는 대화방식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청소가 안 되는지 지저분하네요”, “어디에 적재물이 있는데 아이들이 위험하잖아요”라고 했을 때 “단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로 확인해 보고 잘못돼 있으면 조치하겠습니다”라고 한다면 말하는 입주민도 자신이 거주하는 건물에 애정이 생기고, 함께 관리한다는 공동체 인식이 생겨 수평관계가 가능해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서로 감사해하며 즐거운 단지를 만들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관리사무소에 방문하는 입주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 대신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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