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조경관리, 중장기적 관점 가져야”

철저한 조경관리 업무는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꼽힌다. 특히 최근 들어 아파트 조경에 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조경관리는 관리소장의 가장 중요한 업무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일선 관리소장들의 조경 관련 자격 취득 붐도 조경관리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서울·경기지역 조경기능사 자격증을 가진 주택관리사(보)의 모임인 ‘금송조경회’의 부회장을 지낸 바 있는 서울 도봉구 쌍문 한양5차아파트 유정자 관리소장은 무엇보다 조경관리에 있어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에 유 소장을 만나 아파트 조경관리의 중요성과 문제점, 해결방안 등을 들어보았다.

▶ 아파트 조경에 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데.
최근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이라는 대전제 하에 아파트 조경에 관한 관심이 크게 증대하고 있다. 단지 내에 생태연못이나 식물원이 조성되고 담장 대신 수목이나 돌로 울타리를 꾸미고 있는 아파트 조경의 변화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또한 서울시에서 아파트 등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조경상·푸른마을상을 비롯해 대한주택공사 부설 주택도시연구원 등이 주관하는 친환경건축물인증제도, 각 지자체별 우수단지 선정사업의 배점에서 최근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조경부문 등을 보더라도 아파트 조경에 대한 각계의 지대한 관심을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입주민들의 관심 증대이다.
매년 식목일 입주민들과 관리직원들이 함께 모여 수목을 식재하고 다듬는 모습은 이제 낯익은 풍경이고 전문 지식·기술을 가진 입주민들이 관리주체에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입주민들의 아파트 조경에 대한 관심 증대와 참여는 입주민 화합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 하지만 여전히 아파트 조경에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데.
조경분야 전문인력이 아파트 설계·시공에 참여해 건설된 신규 단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파트에서 조경관리에 많은 어려움과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관리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직접 경험한 일이기도 하지만 아파트 건설 당시 수목의 수량을 채우기에 급급한 나머지 밀식하는 경우가 많다. 밀식은 각종 병충해를 발생시키는 것은 물론 배수환경을 악화시키고 생장을 지속시키지 못해 5년 이내 수목을 고사시킬 위험이 있다.
이와 함께 산성비와 단지 내에 매립된 건설 폐기물 등으로 인한 토양의 산성화도 수목이나 잔디 등의 뿌리가 제대로 활착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으며, 불충분한 전지·전정, 지나친 시비 등의 관리부주의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 그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수목도 사람과 같이 숨을 쉬고 물과 영양분을 흡수하는 생명체다.
따라서 밀식된 수목은 이식 등을 통해 원활한 생장을 유도하거나 생장이 힘들다고 판단될 경우 과감히 뽑아 버리는 것이 나머지 수목을 위해 적절한 일이다.
토양의 산성화를 막기 위해서는 충분히 발효된 유기질 비료를 골고루 살포해 중성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쌍문 한양5차아파트에서도 토양의 산성화, 병충해로 매년 고사하는 수목이 발생했다.
무엇보다 곤도라로 인해 한쪽에 몰려 식재된 각종 수목과 엉켜 있는 가지, 원활하지 못한 통풍과 배수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병해 등으로 조경시설이 쾌적함을 주는 것이 아니라 불쾌함을 주는 상황이 나타났다.
우선 밀식을 해결하기 위해 산림청 등에 자문을 구한 뒤 자체 인력과 함께 전문 인력을 동원해 수목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휴면기에 굴취작업과 이식작업을 벌였다. 또한 토양의 중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가을철 낙엽을 요소, 한약 찌꺼기 등과 함께 발효시켜 묻었다가 3년 후 꺼내 유기질 비료로 활용했다. 중성화를 위한 유기질 비료 살포는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을 실시한 결과 통풍과 배수효과도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수목의 원활한 생장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특히 지난 98년에는 구청측으로부터 주거환경 개선 우수단지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 최근 들어 일선 관리소장들의 조경 관련 자격취득이 붐을 이루고 있는데.
조경 관련 자격증 소유 여부가 아파트 조경관리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자격 취득을 위해 습득한 지식은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조경기능사는 취득하기도 비교적 쉬우면서 아파트 조경관리 업무에 있어 상당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다.
도심에서 성장한 젊은 관리소장의 경우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단지 내 수목의 관리방법은 커녕 이름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최소한 아파트의 관리책임자로서 근무하고 있는 단지에 식재된 수목에 관한 기본적 지식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경기능사 과목 중 ‘조경학 일반’과 ‘조경시공 및 관리’ 등의 필기 과목은 조경기능사 취득 여부와 관계없이 주택관리사라면 반드시 공부해야 할 과목이 아닌가 싶다.

▶ 효율적인 아파트 조경관리를 위한 핵심을 제시한다면.
우선 조경관리에 있어 중·장기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식재가 끝난 모든 수목은 대략 5년 이후부터가 진짜 모습이므로 5년 이후를 바라보며 관리에 임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5년 이전에 어떠한 성과를 바라며 지나치게 영양분을 투여하는 등 관리 미숙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경관리에 있어 앞을 내다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많은 단지에서 욕심을 부린 나머지 관리방법도 숙지가 안된 상태에서 유실수나 화훼류 식재에만 집착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생장하기도 전에 관리부주의 등으로 고사하는 경우가 많다.
관리가 어려운 유실수나 화훼류보다는 울타리용이라면 회양목을, 단지 내에 식재할 수목이라면 일단 관리가 쉽고 공해에 강하며 활착이 빠른 소나무나 주목, 사철나무 등이 적합하다.
이와 함께 지자체에서 공급하는 수목을 충분히 활용할 것과 관리가 쉬운 수목을 선택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최근 각 지자체는 도시 미관 향상과 자연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으로 수목 등을 아파트 단지에 공급하고 있다. 이들 수목은 식재하기도 매우 편리하고 온갖 공해에도 강하며 뿌리 활착이 빠른 수목들이 대부분이므로 이를 제공 받아 입주민들과 함께 식재작업을 벌인다면 여러 효과를 거둘 것이다.

<정현준 기자> june@ap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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