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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리 횡령 못 막아 해고된 소장, “징계 과해”대전고법
승인 2022.05.02 09:42|(0호)
고경희 기자 gh1231@aptn.co.kr

외부회계감사 등에서도 발각되지 않은 경리직원의 횡령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관리소장을 해고한 것은 과한 징계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전고등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신동헌 부장판사)는 최근 경북 포항시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에 이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아파트 입대의는 2019년 2월 ▲경리의 공금횡령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 행위로 중대한 사고를 발생시킴 ▲입대의 허가 없이 퇴직금 중도정산 2차례 지급 ▲경리 공금횡령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부재를 이유로 관리소장 B씨를 징계해고 했다.

소장 B씨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해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징계사유가 존재하나 징계양정이 과중해 사용자의 재량권 범위를 일탈·남용했으며 B씨의 실질적인 재심청구권을 보장하지 않아 징계절차에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를 인정받았다.

이에 입대의는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소장 B씨는 경리직원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하는 등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이러한 징계사유는 근로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므로 징계양정도 적정하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아파트 경리직원 C씨는 2016년 7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출금전표를 변조하고 예금잔액 증명서를 위조해 관리비를 과다인출하는 방법으로 아파트 공금 3억1060만여원을 횡령했다.

B씨는 경리의 횡령 기간 동안 금융기관으로부터 예금잔고 증명서를 받아 제출토록 하고 예금잔고 증명서를 재무제표 및 장부와 대조하는 방법으로 예금잔고 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관리비 입출금 통장, 인터넷뱅킹을 위한 공인인증서와 비밀번호는 경리가 관리했고 B씨는 OTP 카드만을 보관하면서 경리가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때 OTP 카드 비밀번호를 알려 줘 관리비를 인출할 수 있도록 했고 통장 입출금 내역은 별도로 확인하지 않았다.

입대의는 아파트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회계감사를 받아왔는데 감사인은 2016년도 재무제표 외부회계감사에 대해 적정의견의 감사보고서를 제출했고 2017년도 재무제표 외부회계감사 과정에서 의견거절의 감사보고서를 제출함으로써 경리의 횡령 사실이 드러났다.

경리는 업무상횡령의 공소사실로 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판결을 선고받았다. 입대의는 경리와 소장 B씨를 상대로 횡령금액 중 미변제금액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는데 법원은 B씨가 직원에 대한 관리·감독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과실을 30%로 인정했다.

입대의는 B씨에게 경리 횡령사고 등과 관련해 인사위원회에 참석해 소명할 것을 요구했고 B씨는 서면진술서를 제출하고 입대의와 서면 질의 응답을 거쳤다. 입대의는 B씨에게 징계위원회 출석을 통보하고 징계해고를 의결했다. B씨는 징계처분에 대해 A아파트 관리방식이 위탁관리로 변경됐다는 이유로 재심을 청구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B씨에게 해고사유가 존재한다고 보면서도 “경리의 비위행위를 미리 발견하지 못한 것이 전적으로 B씨의 부주의에 기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횡령범행의 방법에 비춰 B씨가 비위행위를 발견하는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며 해고는 징계양정이 과중해 위법하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경리가 위조한 예금잔고 증명서에는 은행 지점장의 직인까지 날인돼 있어 그 위조 여부를 손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점 ▲전문가인 회계사에 의한 외부회계감사에서도 예금 관리 문제점이 지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B씨가 경리의 불법행위를 발견하기가 더 어려운 점 ▲ 관리비 입출금 내역을 직접 확인해 지출결의서 등과 대조했다면 횡령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나, 공동주택 회계처리기준에 의하면 예금통장 관리와 수입금 취급 및 기장 업무는 회계담당자인 경리의 독립된 업무인 점을 들었다.

이에 덧붙여 징계절차의 적법 여부에 대해 1심과 2심 모두 “원고가 해고 직후 아파트 관리형태를 위탁관리로 변경함으로써 B씨가 실질적으로 해고에 대한 재심청구를 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발생했다”며 B씨의 재심청구권을 보장하지 않은 절차상 위법이 있어 중앙노동위의 판정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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