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 문서관리로 관리업무 효율 높여야”

“누구든지 문서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모든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두는 것이 효율적인 아파트 관리의 지름길입니다.”
서울 도봉구 창동쌍용아파트 김 곤 관리소장의 말이다. 이 아파트 관리소에 들어서면 원래 독립적인 공간으로 사용되던 관리소장실이 문서관리실로 개편돼 마치 도서관을 연상케 할 정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는 각종 편철들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김 곤 소장은 지난 94년부터 지금까지 6개 단지의 관리경험을 모두 문서화해 ‘아파트 장기수선계획은 어떻게 수립할까’, ‘가을철 조경관리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나’, ‘단지 내 CCTV를 DVR 방식으로 교체하려면 어디에서 정보를 얻어야 하나’ 등 사안별로 필요한 각종 정보가 컴퓨터에 고스란히 저장돼 있다. 김 곤 소장의 관리 단지에는 없는 자료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근 단지 관리소의 컴퓨터가 다운되거나 문제가 발생할 경우 SOS를 보내 올 정도로 컴퓨터 분야에서도 박식한 김 곤 소장을 만나 효율적인 문서 및 자료관리의 노하우를 들어 봤다.

★ 문서관리가 왜 중요한가.
‘문서’는 아파트의 이력과 마찬가지다. 보통 아파트 위탁회사가 변경되면 서류나 사진이 뭉치로 없어지거나 자료가 여기저기 흩어져 밤낮으로 서류를 뒤져봐야 필요한 서류를 찾아내는 경우가 있다. 대표회의에서 요청한 자료를 찾는데 한나절이 걸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문서나 자료에 대한 정리는 아파트 관리업무를 철저히 수행하고 있다는 근거가 되며, 관리주체가 바뀌더라도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관리상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도 문서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 관리상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예를 들어 A아파트 세대에 도둑이 들었다고 치자. A아파트 관리소장은 연초에 연중관리계획을 단지 실정에 맞게 수립했다. 연중관리계획의 일환으로 한달 전 경비원 교육을 시행하고 승강기나 인터폰 등 관련 시설물을 점검하는 사진을 찍어 자료로 만들어 놨다. 이 경우 동그라미로 일관된 경비일지만 작성한 소장과 업무 수행상의 차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잘 정리된 문서나 자료가 세대 내 절도사건이 관리주체의 업무상 과실이 아니라는 명확한 증거가 된다.

★ 도서관을 연상케 하는 문서관리실이 매우 인상적인데 문서관리는 어떻게 하나.
관리소도 관공서처럼 문서의 보존연한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문서보관연한을 10년으로 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관리소에서 자주 범하는 실수 중의 하나가 접수철, 발송철, 내부결재철을 별도로 구분하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하나의 사건에 관한 자료를 찾는데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모든 서류는 사건이나 사안별로 A부터 Z까지 정리해 두고 있다.
예전에 관리단지에 케노피 공사를 언제 실시했는지 찾아보려고 해도 자료를 찾을 수가 없었는데 경비일지에 적혀 있는 게 발견된 적이 있다. 각종 공사에 관련된 자료도 재도장공사, CCTV 교체공사 등 사안별로 정리해 두고 있다. 또 문서의 발송과 접수내역에 번호를 붙여 언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별도의 대장을 만들어 정리해 두고 있다.

★ 컴퓨터의 활용에도 일가견이 있는데 문서관리업무에 어떻게 적용하고 있나.
문서관리실에 비치된 것 이외에 지금까지 관리업무를 하면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을 컴퓨터와 이동식 하드디스크에 정리해 두었다.
그동안 관리한 단지의 ▲관리사례(건축안전, 경비근무, 기관업무, 대표회의, 일반관리, 재무회계, 전기소방, 조경관리, 주민조직, 하자보수, 환경위생) ▲법령·규약·규정(사무관리규정, 차량관리규정, 부녀회회칙, 동대표 선거관리규정 등 각종 제규정과 법령) ▲질의회신(건교부, 지역난방공사, 승강기안전관리원, 공인노무사회 등) ▲공동주택일반(건설표준시방서, 계약입찰, 인사노무, 체납관리비, 장기수선계획/특별수선충당금 등)으로 나눠 언제든지 필요할 때마다 꺼내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소문을 듣고 일년에 몇 차례씩 초보 소장들이 찾아와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단지를 돌면서 설명도 해주고 모아둔 자료를 CD로 복사해 주기도 한다.

★ 이같은 자료를 축적하는 데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면.
책임관리를 펼치기 위한 노력이 제일 중요하다. 필요한 자료는 인터넷이나 유관기관, 인근 아파트 등을 통해 직접 수집한다. 모르는 점이 있다면 관련 기관에 직접 공문을 보내 답을 얻기도 한다. 병충해와 관련해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피해를 입은 나무의 사진을 찍어 임업연구원에 보내 질의하는 식이다. 꼭 필요한 경우 관련 서적을 사서 보기도 한다.
공사를 추진하기 전에 대표회의에 회의내용을 올리더라도 공사와 관련된 좋은 점과 나쁜점, 공사업체, 자료를 얻은 곳의 전화번호까지 전부 직접 작성해 비교·판단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 지난 2001년 도봉구, 2002년 서울시와 한국주택관리에서 우수단지로 선정되는 등 쌍용아파트의 수상경력이 화려한데 문서관리가 어느 정도 역할을 담당했다고 보나.
입주민간 화합과 공동체 활동이 빼놓을 수 없는 이유지만 단지 내 수목의 기초 자료와 특성을 담은 조경관리 책자를 직접 제작하는 등 단지의 특성과 성격에 맞는 자료를 정리하고 각종 사업내용을 사진과 함께 체계적으로 정리한 점이 눈에 띈 것 같다.
변화하는 관리여건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실정에 맞게 정보를 관리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필요할 것이다.

<이현주 기자> yirum@ap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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