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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파트 단지 방치된 자전거라도 절차 밟아 치워야
승인 2021.12.17 13:55|(1369호)
아파트관리신문 aptnews@aptn.co.kr

아파트 단지 안에 오래된 자전거가 방치돼 있는 것을 볼 때가 있다. 방치된 자전거는 공동주택 관리주체에게는 애물단지다. 미관상 보기도 흉하지만 함부로 치울 수도 없다. 때로 계단에 놓여 있는 것들은 소방법상 문제가 돼 계도하느라 애먹기도 한다. 최근 법원은 오피스텔 옆에 세워져 있던 자전거를 임의로 치워 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관리소장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단지 안에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 게시물을 부착하더라도 절차 없이 바로 제거할 수 없다는 판결도 있다. 재물손괴죄로 기소된 관리소장은 ‘공동주택관리법령과 관리규약에 따라 불법 현수막을 철거했을 뿐’이라고 반박했지만 법원은 소장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런 사례도 있다. 입주민이 관리주체 동의 없이 대표회장을 비방하는 내용의 인쇄물을 세대 우편함에 투입하자 관리소장에게 이를 회수토록 지시해 문서은닉 혐의로 기소된 대표회장에게 법원은 벌금형을 선고한 바 있다.

불법 게시물, 점유물 처리를 두고 관리현장에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책임을 맡고 있는 관리주체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불법 게시물, 적치물 관리를 놓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푸념이다.

무단 점유물과 게시물 등에 대한 관리는 관리주체의 업무범위에 속한다. 공동주택관리법 제63조 제1항 제7호와 동법 시행규칙 제29조 제2호는 ‘입주자등의 공동사용에 제공되고 있는 공동주택 단지 안의 토지, 부대시설 및 복리시설에 대한 무단 점유행위의 방지 및 위반행위 시의 조치’를 관리주체 업무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도대체 재물손괴죄가 뭐길래 이렇게 애를 먹이는 걸까.

재물손괴죄라고 하면 조금은 생소하고 거창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서 많이 일어난다. 남의 물건을 빌렸다가 훼손을 시킨 경우도 그렇고, 남의 집 담벼락에 낙서를 한 경우도 이 죄에 해당될 수 있다. 입주민이 임의로 게시한 현수막은 관리주체의 소유가 아니므로 ‘타인의 재물’에 해당함은 명확하다.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 등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범죄행위다. 설령 불법 게시물, 적치물이어도 타인의 재물에 해당하고 타인의 재물을 손괴한 것은 재물손괴죄 성립요건에 해당한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고의를 갖고 상대방의 물건을 사용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한다면 이는 재물손괴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물론 손괴행위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재물손괴죄가 성립하지 않게 된다.

대법원은 정당행위에 대한 설명으로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정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규정했다.

어떠한 행위가 위 요건들을 충족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살펴 개별적으로 판단돼야 하므로, 구체적인 사안에서 정당행위로 인정되기 위한 긴급성이나 보충성의 정도는 개별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정당행위로 판단되는 요소들은 다양하며 그 밖의 여러 고려사항들이 있다. 여간 까다롭지 않다. 관리주체의 단속 행위가 ‘정당행위’로 곧바로 인정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절차에 따른 집행을 늘 염두에 두고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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