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한국급수설비협회 김진엽 회장

김진엽 회장

수도 배관(給水管)의 내부는 통상 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대구경 관의 경우에는 내시경탐사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나 가정 내에 사용되고 있는 급수관은 15mm내외의 배관이므로 내시경을 사용한다고 해도 2개소 이상의 굴곡부위를 초과해서 볼 수 없는 것이 한계치다.

그렇다보니 수도 급수 배관이 이론 수명을 다 할 때까지 무심하게 사용하다가 도기나 욕조 등에 색도 과다로 인한 착색 현상이 나타나면 그제야 관심을 갖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그러나 2년 전 인천의 수돗물 녹물 사태 이후 수전 금구에 부착해 사용하는 필터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육안으로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세대가 늘어 가는 추세다.

수돗물은 수량, 수질, 수압을 삼요소로 꼽고 있다.

우리나라는 금수강산이라고 불리는 덕에 먹는 물의 수량은 풍부하고, 생산되는 수돗물의 수질관리는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지만, 수돗물의 운반체인 급수배관은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수압의 변동 시(급수관내의 이상 압력으로 인한 워터해머나 파열사고 등) 다량의 적수배출로 공학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에서는 관련법을 신설하고 2021년 4월 1일을 기해 수도법 시행령 제34조의2와 제44조, 제45조 상수도관망시설운영관리사, 제34조의3과 제35조의3에 상수도관망 관리대행업에 관한 법령을 제정·공포하고 상수도관망 세척, 누수관리, 상수도관망 점검·정비에 관한 업무범위를 구분하고 수도법 시행규칙 제12조의4, 5, 6 제17조의2, 3, 4에 세부규정을 둬 5년마다 Ø300mm 이상 대구경 상수도 관망의 세척을 수행하도록 의무화했다.

그간 급수관 교체, 갱생에 관한 지원은 예산에 반영해 지급됐으나 옥내급수관 세척은 사유재산의 범주에 들어 아직은 강제하지 못하고 있으나 일부 지자체에서는 의회 의결을 거쳐 세척 시범 사업으로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추세다. (충남 서산시 3012세대 시범사업 시행 중)

아연도 강관(KSD-3537)의 경우 이론수명이 8년에서 15년 사이로 돼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론수명을 훨씬 상회하는 20년 내외를 사용하다보니 관 내부에 녹 발생으로 인해 관경이 축소돼 출수불량은 물론 접합 시 소구경 배관의 경우 나사접합 방식이 주로 사용돼 접속부위 부근은 나사산을 내기 위해 두께가 얇은 것이 주 특징이어서 이 접합 부분의 부식으로 인한 누수 발생이 빈발하고 있으며 정체수 시점인 아침에 물을 틀면 배관 내에 정체돼 적수(赤水)를 발현시켜 수돗물 불신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급수배관이 외부로 노출돼 있어 교체가 용이하나, 우리나라의 옥내급수관은 주택법 하위 규정인 주택건설기준등에관한규정 제43조(급배수시설)에 1992년부터 구조체내에 매설하면 안 된다는 법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축물 구조체내에 매립해 비노출 형으로 설치돼 운용되다보니 배관의 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방수층은 물론 내장재의 훼손이 불가피한 실정이라 사람이 주거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교체가 경비 면에서 경제성이 없어 교체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비자단체의 수돗물의 적수현상에 대한 이의제기로 인해 소비자의 사유재산인 급수설비에 대한 법률이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

그 덕에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는 1994년 4월 1일부터 당시 건설부고시 제1993-350호와 환경부고시 제1999-76호에 의해 아연도 강관(KSD-3537)은 급수관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제도화돼 있는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다.

이는 급수관 세척 작업 시 뚜렷이 나타나게 되는데, 급수설비(저수조에서부터 세대계량기까지의 횡주관 및 입상관) 내의 청소 방법이 배관의 설비 구조상 내부청소가 불가능한 구조로 돼 있으나, 세대의 분기 계량기에서 수전까지의 청소는 여러 가지의 장비로 완벽하게 세척이 가능하게 된 시점이라서 주기적인 청소를 통해 내부의 슬러지를 제거해 수돗물의 수질을 한 단계 더 높여야 된다는 시점이 왔다고 본다.

<그림> 옥내배관 연결개념도

공공 수도관의 압력은 지역사정에 따라 편차가 있으나 통상 3∼4kg/㎤ 내외의 수압으로 급수하고 있으며, 주 계량기를 통과한 저수조에서는 0kg/㎤ 로 유지하다가 급수펌프의 기동 시에는 10∼12kg/㎤ 의 기동압력이 발생한 후에 펌프 운전 급수압력은 7∼8kg/㎤ 를 유지하는 것이 일반 고층 건축물 급수라인의 실상이다.

공용의 입상관 말단에는 퇴수구(drain)가 마련돼 있어 주기적인(3개월에 1회) 배수 작업을 통해 적체된 이물질을 밖으로 배출해 주면 별도의 세척 작업이 필요 없다.

이런 고압의 물은 일반 수도꼭지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세대 직전 분기 계량기에는 갑압변을 사용하거나 상층부의 저수압 세대에서는 가압펌프를 통한 가압을 통해 원활한 급수가 이뤄지도록 작동하고 있다.

수돗물의 경우 세대내의 옥내 급수배관은 설치 후 전혀 관리 하지 않고 있으며 모든 물속에 녹아있던 중금속은 높은 압력의 공용배관을 통해 공급되나 세대 내에서 적절한 수압으로 감압(1.5kg/㎤ 이내)돼 사용하고 미사용 시 주로 야간 시간(밤12시에서 새벽6시)대에 정체되고 정체수는 원소 가수 분해를 통해 각 원소끼리 응집돼 관 내벽에 협착되기 때문에 급수계통의 관말인 집안 내 수도배관 안에 모든 중금속이 쌓이는 원인이 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평상시 소량의 협착물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필터를 사용해 걸러서 보거나 건물 내 배관의 누수가 있을 경우나 해체 이후에 배관 속의 상태를 알 수밖에 없다.

건축물의 수도 급수 배관의 경우 관내의 압력이 항상 일정하지 못해 이상 과잉 수압이 단속적으로 발현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때 이 수격작용으로 인한 관내에 협착해 있던 슬러지가 관의 말단인 수전을 통해 토출하게 되는데 이때 관내부에 달라붙어 있던 중금속이 먹는 물 기준치를 훨씬 상회해 함유하기 마련이다.

먹는 물은 체내의 각 기관(콩팥 등)에서 정화돼 소변과 땀으로 분비하고 있지만, 피부모공을 통한 수분흡수는 자율 방어 기능이 없기 때문에 내성이 부족한 과민한 피부를 가진 영유아나 노약자는 각종 중금속이 함유된 물을 통해 아토피, 알레르기 반응 등 각종의 피부트러블을 일으켜 고통을 안겨 주므로 주기적인 배관 내에 적체되는 중금속을 제거해 줘야 한다.

현재 옥내급수관의 소재는 아연도 강관, 동관과 스테인리스스틸배관 및 합성수지배관(에이콘이나 포리부틸접합 배관 등)등이 사용되고 있는데 아연도 강관은 고시에 따라 1994년 이후 사용이 금지돼 있는 사항이라서 배관 내에서 다량의 녹물이 발생될 경우 세척 시 작은 압력에서도 파열의 우려가 많으니 타 관 종의 소재로 전면 교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고나서 수돗물을 틀었을 때(정체수) 녹물(적수)이 배출되는 배관은 아연도 강관이며 수명이 다한 배관이기 때문에 청소를 한다고 해도 20일 정도 경과되면 또 녹물이 용출되거나 부식부위의 탈락으로 누수의 위험이 있으니 청소가 불가하다.

동관 내시경촬영

동관의 경우 일반이 알고 있는 상식과 달리 엄청난 량의 슬러지가 암자색의 색도로 토출되는데 이 토출수를 수질검사하게 되면 납과 구리의 농도가 엄청나게 함유돼 있어 과도한 중금속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가 내식성 배관으로 부르던 동 배관은 일정기간 지나면 정체돼 있는 물질이 구리와 납 성분을 엄청나게 함유하고 있어 과도한 용량은 해독하지 못한 물질이 간에 쌓이면 간경화나 간암으로 나타나며, 뇌로 갈 경우 알츠하이머로 발병되는 치명적인 유해 물질로 의학계에 보고돼 있다.

구리(Cu)는 인체가 섭취해야 할 중요한 미네랄로서 100∼150mg 이상 함유해야 하고 인체의 골격과 혈액에 보급돼야 할 중요한 물질이지만 1일 적정량인 0.9mg 이상을 계속 섭취하게 되면 일부는 소변을 통해 배출하게 되지만 과량의 구리 성분은 주로 간에 침착돼 간에 치명적인 윌슨씨 병이나, 뇌에 침착돼 뇌의 활성을 억제시켜 기억을 흐리게 해 알츠하이머(치매)를 일으킨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는 중대한 중금속 중독의 한 단면이다.

스테인리스스틸 배관의 경우 일상 기온에서는 환원성분위기에서 부동태 피막을 형성시켜 부식에서는 완벽할 것 같으나 환원성 분위기인 저수조 상부나 급수배관 내에서는 소재가 철분(Fe)의 함유량이 60% 이상으로 돼 있어 용접의 열 경계선인 입계점 부근에서 높은 부식을 나타내어 설치가 10년 이상인 시설물에서는 적수가 발현되며 파열 사고가 심심치 않아 많은 문제점이 보고되고 있다.

안정적인 소재로 알고 있던 스테인리스스틸 배관도 배관 내에 환원분위기에서 염소 성분을 통한 공식(孔蝕) 현상으로 과다한 철분을 배출하고 있으며, 철분도 중요한 미네랄로 체내에는 4.5g 내외로 필수 미네랄이며 1일 10∼200mg 정도까지 섭취해야 하며 부족 시에는 빈혈로 인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도파민 이상, 면역력 저하, 손톱 갈라짐, 탈모, 어지러움 증, 피로, 권태, 수족냉증 등을 일으키게 되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과량을 섭취하게 되면 소화불량, 변비, 흑변 등을 유발시키고 철 중독을 일으키게 된다.

합성수지 배관의 경우 세척 시 토출 되는 색상은 검정색으로 나오는 경우가 일상적인데 이는 주로 망간(Mn)이 많을 경우 나타내는 색상이다.

망간 역시 중요한 미네랄의 하나로 20mg 내외로 있으며, 남자의 경우 1일 3.5mg, 여성의 경우 3mg 정도 섭취한다고 하며, 인체의 골격 형성과 성장, 생식기능과 중추 신경에 필수적이며, 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을 합성시키는 기능을 하지만, 과량 섭취 시 간에 침착해 간 기능을 떨어뜨리고 미네랄을 불균형을 초래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침착된 생물막이 파열되는 과정과 소재 생산 시 포함된 연화(가소)제가 세월에 따라 경화돼 세척 시 부분 단락돼 환경호르몬 물질인 비스페놀 A와 B가 용출될 가능성이 있어 학계의 체계적인 연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플라스틱계열의 PB(에이콘)배관은 연결구의 패킹 부식과 산화된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엄청난 량의 탄화수소를 함유한 흑수를 배출시켜 환경호르몬 성분으로 점철돼 있으며, 미국의 수도규격(ASTM D3309-PB)에는 2010년부터 배관 및 기계코드에서 제외됐다.

더구나 급수관으로 KC인증조차 받지 않은 난방배관으로 사용하기 위해 공급된 독성도 빼지 않은 PE(엑셀)관이 매설된 공동주택도 많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밖에 아연(Zn), 납(Pb), 셀레늄(Se)과 색도, 탁도, 경도에도 지대한 문제점이 있으며, 배관을 쉽게 교체 할 수 없는 여건인 우리나라의 실정을 감안 해, 세대 내의 옥내급수관만이라도 주기적인 세척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일부에서는 먹는 물은 정수기나 먹는 샘물로 대체하겠다고 생각하겠지만 인체는 구강을 통해서만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아니고, 일상의 음식물을 세척할 때와 피부 모공을 통해 세면과 세신 과정에서도 미세한 수격작용 시 나오는 수돗물로 피부에 바른다면 민감한 피부를 갖고 있는 영유아의 경우 치명적으로 작용해 아토피 증상을 악화 시키는 주범이 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외국보다 선진화된 기법으로 대략 6∼7가지의 세척장비가 개발돼 옥내급수관 세척업 영업 행위를 하고 있으며, 이 옥내급수관 세척업은 개설비용이 극소액으로 창업이 가능하며 작업 자체가 커다란 장비나 설비가 필요 없고 숙련된 기술과 힘든 노동력을 요구 하지 않아서, 은퇴한 퇴직자들이 고령화 돼 가는 사회에서 짧은 기간에 기술을 습득해 노약자도 활동할 수 있는 업종이다. 그렇기에 국가가 지향하는 일자리 창출과 깨끗한 수돗물의 수질관리를 통한 수돗물 신뢰 제고는 물론 수도산업 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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