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간 주택행정 맡아 공동체 문화 발전 위해 노력

지난달 27일 서울시 동작문화복지센터에서는 매우 이채로운 광경이 펼쳐졌다.
그간 주택행정 업무를 담당하다 정년퇴직을 앞둔 구청 공무원에게 아파트 입주민들과 관리소장들이 감사함과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선물과 꽃다발을 증정한 것.
올 12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이달 1일자로 32년간 담당해 왔던 주택행정 업무를 마친 서울시 동작구청 우철진 전(前) 주택행정팀장은 그간 타 지역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는 입주자대표연합회와 부녀회연합회, 관리소장협의회의 창립과 운영을 위해 노력해 왔다.

▶ 32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치면서 느끼는 감회는.
강산이 세 번 바뀌는 세월이 지나 정년퇴직을 앞둔 요즘에는 보람과 아쉬움이 교차하고 있다.
공동주택관리령 등의 관계 법령을 잘 알지 못하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입주민들의 민원에 대해 친절히 답하기도 하고 나름대로 주민권리찾기 운동에 도움을 주었지만, 어려운 환경에 처한 주민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좀더 최선을 다하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다.
지난 2001년 서울시에서 처음 실시한 우수단지 선정사업에 관내 아파트에서 대상과 금상 수상 단지를, 지난해 다시 금상 수상 단지를 배출했을 때에는 마치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수상한 것처럼 기뻤다. 입주민들과 관리소장들의 협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최근 동작구 아파트 입주자대표연합회, 부녀회연합회, 관리소장협의회가 자주적으로 탈바꿈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앞으로 더욱 희망이 있을 것 같다.

▶ 입주자대표·부녀회연합회와 관리소장협의회가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는데.
아파트를 실질적으로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각 단지별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등 단지간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 입주자대표연합회와 부녀회연합회, 관리소장협의회는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출발하게 됐다.
우선 먼저 출범한 부녀회연합회(98년 9월)는 이미 조직의 틀이 형성돼 있던 단지별 부녀회간 교류를 좀더 발전시키기 위해 한데 묶은 것이며, 이를 계기로 관리소장협의회(2000년 5월), 입주자대표연합회(2001년 5월)가 잇따라 출범하게 됐다.
처음에는 낯설고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도 있었지만 아파트를 이끌어 나가는 구성원들이 모여 단지별 우수사례를 전파하고 애로사항을 토의하는 등 정보를 공유하면서 입주민들을 위한 아파트 관리가 부분적으로 실현될 수 있었다.
또한 각 단체가 구정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이다.

▶ 최근 각 연합회의 활발한 활동에 대한 생각은.
최근 입주민들이 권익 보호와 공동체 문화 발전을 위해 스스로 나서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특히 아파트가 밀집된 수도권 지역에서 연합회가 갖는 중요성은 매우 크며 향후 서울시 전체를 통합하는 연합회의 출범도 필요하다.
다만 연합회의 운영에 있어 입주민들의 주거문화 창출과 권익 보호라는 순수한 목적과 봉사정신이 반영돼야 할 것이며 아파트 현안의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다.

▶ 아파트 입주민과 관리소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파트는 공공 시설물로 입주민 전체의 재산이다. 내 물건처럼 아끼고 사랑해야 지출되는 비용도 절감될 것이다. 또한 인사하기 운동이나 어려운 이웃돕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친다면 아파트가 삭막한 콘크리트, 이기주의의 상징이 아닌 공동체 문화의 상징이 될 것이다. 이러한 공동체 문화는 쾌적한 주거환경의 토대가 될 것이다.
관리소장들에게는 자신의 직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라고 당부하고 싶다.
아파트를 국가로 친다면 입주자대표회의는 국회, 관리주체는 행정부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만큼 아파트의 원활한 운영과 관리를 위해 관리소장들의 역할이 중요하며, 관리소장은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전문 직업인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현재의 근무여건이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소중함과 중요성, 자부심은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향후 계획은.
주택행정 업무를 담당하면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웃들을 많이 지켜보았다.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따뜻한 마음을 전달할 수 없었던 지난 시간들이 아쉽다.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사회봉사에 전념할 계획이다.
또한 집필활동을 통해 32년간의 공직생활을 차분히 정리하고 주택행정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후배 공무원들에게 좀더 입주민들에게 다가서면서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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