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등 노후화가 진행됨에 따라 관리분야에서 세심히 살펴야 할 곳들이 많아졌다. 외벽 도장, 환풍기 교체, 현수막 제거 등 높은 곳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잦다. 외벽 도장이라든가 외벽청소는 상당히 위험한 작업이다. 그런데 최근 이런 높은 곳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들이 추락, 사망하는 사고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지난 19일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외벽 도색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떨어져 숨졌다. 그 전날인 18일에는 환풍기를 교체하던 20대가 지붕위에 올라가 작업하다 떨어져 숨졌다. 9월 27일에도 아파트 외벽 청소를 하던 근로자가 밧줄이 끊어지면서 추락해 숨졌다. 같은 달 8일에도 아파트 외벽 청소를 하던 20대 근로자의 안전로프가 끊어져 추락사했다.

고소 작업 중 추락사고가 왜 이렇게 빈번할까. 시간·비용 등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음을 공사 관계자들은 토로하지만, 안전사고 발생 원인을 한마디로 하면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아서라고 할 수 있다.

건물 외벽공사에 빠질 수 없는 게 달비계 작업이다. 달비계 사고 유형으로는 지지로프 풀림 사고가 가장 많다. 지지로프 파단, 작업대 탑승 중 추락, 고정된 지지대 파손, 작업 중 작업대에서 추락, 작업대 외 이동 중 추락, 지지로프 길이 미확보 등 다양하다.

생명이 달려 있는 만큼 방심하면 큰일이다. 그럼에도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그렇지만 사고를 막는 특단의 방법도 안전관리에 있다.

핵심 예방조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준비작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작업 전 현장에 대한 점검과 안전교육, 응급대처 교육이 필요하다. 달비계에 탑승하기 전에는 반드시 추락방지 안전대를 착용해야 한다. 그리고 안전대를 수직구명줄에 체결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로프 결속상태 및 고정부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그 다음 로프 파손 상태 및 접속부 마모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지지로프가 구조물과 닿는 부분의 마모 가능성은 없는지, 지지로프가 충분한 구조내력을 갖는 구조물에 지지됐는지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작업용 지지로프를 2개소의 고정점에 각각 결속하고, 클립으로 체결해 풀림방지를 해야 한다.

달비계 작업 시 안전수칙 준수는 아무리 반복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제는 이런 고소 작업들이 공사나 용역의 규모가 작고, 기간이 짧아 현장에 대한 지도, 점검이 잘 되지 않는 사각지대로 지적돼 왔다. 사고가 발생하면 개인의 부주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도 허다한 실정이다.

산재 사망사고가 급증하자 공동주택 공사업계와 관리현장, 그리고 관계 당국은 비상이다. 위험작업과 관련해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과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이 개정, 시행됐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지붕 위 등 고소 작업 시 추락위험을 방지하는 조치가 강화된 점이 눈에 띈다. 달비계 작업 시 안전기준이 보다 명확해졌고, 강화됐다. 그렇지만 개정안이 시행된 19일에도 사고가 발생했다.

공동주택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관리주체도 안전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관리주체는 근로자 보호를 위한 안전조치의 의무가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법적 처벌도 받게 된다.

법원은 일관되게, 현장안전책임자와 사업주, 관리주체의 책임을 묻고 있다.

안전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관리 종사자들 모두 너무나 기본이 되는 이 안전규정들을 꼭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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