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전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오래전에 잊혀졌던 ‘딱지치기, 구슬놀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오징어게임 등’의 놀이들을 기억에서 소환했다. 동네를 헤집고 몰려다니며 그 놀이들을 했던 걸 떠올리노라면 아이들은 놀면서 놀이를 통해 협상하고, 감정을 조절하고, 갈등을 해소하고,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요즘 아이들은 어디서, 누구하고, 뭐하며, 어떻게 놀까.

최근 인천 영종도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이 놀이터에서 놀던 외부 어린이들을 주거침입으로 경찰에 신고한 사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아이들이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다 아파트 회장에게 잡혀갔어요’라는 어린이 부모로 추정되는 이가 쓴 위 제목의 글을 언론이 보도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위 과정에서 ‘남의 놀이터에 오면 도둑’이라는 발언도 있었다고 전해져 논란을 증폭시켰다. 

이후 어린이 부모들이 대표회장을 거꾸로 협박 및 감금 혐의로 고소했고,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도 아파트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사건 당사자인 대표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잡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론은 입주자대표회장의 행동에 호의적이지 않다. 한 마디로 옹졸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너무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입주자대표회장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가를 찬찬히 살펴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사실 이런 논란이 이곳에서만 처음 있던 일도 아니다. 비슷한 유형의 사건이 여럿 있었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많은 아파트들이 지금도 고민하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새롭게 지어진 아파트 단지 안에는 키즈카페나 워터파크가 생겨나는 등 커뮤니티 시설이 다양해지고 고급화됐다. 그러다보니 더욱더 놀이터 관리상 어려움이 많아졌고, 이용 등을 둘러싼 추가 비용지출과 갈등이 새로 생겼다. 

엄밀히 말해 아파트 놀이터는 입주민들의 공유재산이다. 입주민들의 재원으로 관리·운영되는 사유재산이다. 외부인은 관리비를 내지 않으니 위 대표회장의 주장이 얼토당토한 말도 아니다. 어린이놀이터의 외부인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불가한 얘기가 아니다. 그렇다고 이번 사건처럼 주거침입죄까지 주장하는 것은 너무 나간 느낌이다. 어쨌든 이번 사건은 각박해지고 있는 아파트 세태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한편으로 이번 사건은 관리주체에게 생각거리를 줬다. 시설안전 관리와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외부인이 아파트 어린이놀이터에서 사고 날 경우 누구 책임일까. 아파트에 따라서는 외부인에게 시설 이용 중 사고가 나도 아파트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을 공지하고, 시설 훼손 시 보수비용을 보상받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했다고 사고 시 면책이 되지는 않는다. 책임비율이 제한되겠지만, 입대의, 관리주체가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특히 어린이놀이시설에서는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아이들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신체 조절과 대응 능력이 떨어져 자칫 사고 발생 시 큰 사고로 연결될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렇기에 관리주체는 노후 놀이시설 등 유지관리를 각별하게 신경써야 한다. 아이들이 다칠 경우를 대비해 놀이터의 보험가입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외부인이든 아니든 관리주체는 무엇보다 시설의 안전관리에 모든 관리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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