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고층화재 피난 안전성 확보 방안 연구

동국대 한성재 씨 등 주장

[아파트관리신문=고경희 기자] 고층 건물에서 화재 시 빠른 대피를 위해 높은 피난 인지성을 갖추고 안전하고 신속한 피난이 가능한 탈출형 피난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동국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한성재 씨와 같은 대학 건축공학과 이명식 교수는 최근 대한건축학회 논문집에 게재된 ‘고층화재 피난 안전성 확보 방안 연구 - 탈출형 피난 시스템을 중심으로’ 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번 연구는 화재 발생빈도가 높은 고층건물에서 재실자의 능동적인 피난을 유도해 효과적인 대피방법을 제시하고자 실시됐다.

논문에 따르면 피난 시스템은 크게 옥내에 체류해 수동적으로 구조를 기다리는 ‘체류형’과 재실자가 스스로 외부로 탈출이 가능한 ‘탈출형’으로 구분해 분류할 수 있다. 경량칸막이, 대피공간, 실내 하향식 피난구는 체류형 피난 시스템으로 분류했고 외부 내림식 사다리, 난간형 피난계단, 승강시 피난기, 접이식 외부 전개형 유형은 탈출형 피난 시스템으로 분류됐다.

한 씨 등은 “고층아파트에서 화재 시 체류형 피난 시스템의 경우는 무엇보다 피난 인지성 부족으로 실제 화재 시 피난 안전성 및 피난 신속성마저 저하돼 인명피해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의 고층 공동주택은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되면서 화재 발생 시 외부 양방향 피난 동선을 제공하는 발코니가 사라져 피난처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어 체류형 피난 시스템만으로는 피난 유효성을 갖추지 못한다”고 밝혔다.

한 씨 등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화재가 빈번한 주방 및 침실에서 외부 양방향으로 탈출이 가능한 탈출형 피난 시스템의 동선과 피난 인지성을 살펴봤다.

우선 ‘실내 하향식 피난구에 부착된 내림식 사다리를 외부에 설치’한 제품은 실내형의 단점을 보완해 능동적인 피난 동선을 추가로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피난 과정에서 사다리 출렁임으로 피난약자는 탈출에 제한이 있을 수 있고 건물 배면 방향 외벽에 돌출형태로 설치 적용이 제한돼 효율적 피난 동선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상시에는 창호 안전 난간 기능을 하다가 화재 시 피난계단으로 펼쳐지는 제품인 ‘난간형 피난계단’ 제품은 발코니 외벽 창호에 설치돼 화재 시 피난 인전성이 양호하고 건축물 외부 방향으로 즉시 능동적 탈출이 가능하지만, 탈출 과정에서 신체가 외부 고소에 완전히 노출돼 2차 추락위험이 있다.

상하 층간 승강식으로 외부 양방향 피난을 제공하는 ‘승강기 피난기’는 피난 신속성 면에서 가장 빠른 탈출이 가능하나, 기계적 구조상 일정 규모의 공간을 차지해 설치 장소의 제한을 받고 가격 면에서 고가인 관계로 공동주택 내에 설치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 다용도실 및 실외기실 등지의 발코니에 루버형태로 설치하는 ‘접이식 외부 전개형’은 평상시에는 접이식으로 수납돼 건물에 돌출되는 등 입면 저해 요소가 없고 화재 시 간단한 작동에 의해 피난이 가능하도록 외부로 수평 전개되며 새장 구조의 방식이어서 고층에서 공포감 없이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빠른 탈출이 가능하다.

연구결과에 대해 한 씨 등은 “고층 화재 시 재실자의 고소 노출을 차단하고 옥외 방향으로 능동적인 대피를 유도할 경우 화재에 따른 피난 실패 사례 없이 고층의 거주자들이 신속하고 안전한 대피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탈출형 피난 시스템의 유효성을 보다 높일 수 있도록 고층 피난 시 고소 노출 및 디자인 요소 등의 개선 및 보완을 통해 탈출형 피난 시스템의 적용 확대가 이뤄진다면 고층 건물 화재에서 더욱 안전하고 빠른 대피로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건축 환경변화에 따른 피난 인지성을 높이고 안전하고 신속한 피난이 가능한 발전적 형태의 탈출형 피난 시스템이 도입될 수 있도록 법제도면에서의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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