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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으로 또 이웃 살해 ‘충격’···실효성 있는 제도 시급[이슈] 층간소음 갈등으로 아파트 입주민 4명 사상
승인 2021.10.12 10:09|(1359호)
고경희 기자 gh1231@aptn.co.kr

민원 급증에도 해결책 미흡
건축설계·소음측정 등
정책 개선 목소리

[아파트관리신문=고경희 기자] 전남 여수에서 층간소음을 이유로 아래층 입주민이 위층 입주민들을 흉기로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준 가운데 현실에 맞지 않는 층간소음 관리 제도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층간소음 문제로 위층 이웃과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휘둘러 4명을 사상케해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A씨(34)에 대한 구속영장을 지난달 29일 발부했다.

전남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0시 33분경 여수시 한 아파트에서 위층에 사는 40대 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고, 부부의 60대 부모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A씨는 범행 직전 위층 부부와 층간소음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고, 사전에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집안으로 들어가 살해된 부부의 부모에게도 흉기를 휘두르며 상해를 입혔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위층에서 시끄럽게 해 화가 났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앞서 A씨는 지난달 17일 경찰에 층간소음을 신고했고 경찰은 이웃사이센터를 통해 상담받을 것을 안내한 것으로 밝혀졌다.

층간소음 민원 10년새 4.8배 급증

한편,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이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가소음정보시스템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1단계 전화상담 민원 접수 현황은 2012년 8795건에서 2020년 4만2250건으로 10년 사이 4.8배 급증했다. 특히 2019년(2만6257건) 대비 2020년에 민원 접수건수가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환경부 등 정부부처들은 지난해 6월 층간소음을 경감하기 위해 사용검사 전에 단지별로 일부 샘플 세대의 성능을 측정해 지자체(사용검사권자)가 확인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사후확인제도’ 도입을 발표했지만 성능기준 마련을 위한 실태조사와 연구용역은 올해 6월에서야 시작해 연말이 돼야 끝날 예정이다.

그런데 사후확인제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건축법 개정안도 최근에서야 발의돼 국회 상임위인 국토교통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또 실생활 충격원과의 유사성, 사람의 청각 민감도 등을 고려한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국제기준을 반영한 국가표준(KS) 개정도 아직까지 완료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조 의원은 건설 전 층간소음을 방지한 설계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공동주택의 사업승인이나 건축허가 시 층간소음 방지 설계의 타당성을 심의 항목에 포함시키는 건설사 유인책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층간소음 민원 중
기준 초과 7.4% 불과

최근 5년간 한국환경공단이 실시한 층간소음 현장측정 1654건 중 환경부가 정한 기준을 초과한 것은 120여건에 불과해 층간소음 측정기준을 현실화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달 20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층간소음 민원으로 소음을 직접 측정한 건수는 1654건으로 이 중 층간소음 기준을 초과한 것은 7.4%인 122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층간소음을 구분하는 기준은 환경부와 국토부가 2014년 공동으로 제정한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에 들어있다. 층간소음 기준에 의하면 뛰거나 걷는 동작 등으로 인한 직접충격 소음은 1분간 평균 주간 43dB, 야간 38dB을 넘거나 1시간 동안 3회 이상 57dB(주간), 52dB(야간)을 초과할 경우 층간소음으로 인정된다. 환경부가 발간한 ‘층간소음 상담매뉴얼 및 민원사례집’에 따르면 ‘아이 뛰는 소리’가 만들어내는 소음은 40dB로 층간소음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층간소음 현장진단을 접수한 6만61건 중 층간소음 발생원인의 67.6%가 ‘뛰거나 걷는 소리’인 것으로 조사돼 현실적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표승범 공동주택문화연구소 소장은 “층간소음이라고 느끼는 것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기준이 있다고 해도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입주민들이 직접 대면하면 감정적인 다툼이 벌어질 수 있어 반드시 전문가의 중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층간소음 관리 전문가가 아닌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갈등을 해결하기 어렵고 이웃사이센터에 민원을 제기하더라도 중재까지 길게는 몇 달이 걸려 그 사이에 큰 다툼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이에 표 소장은 빠른 시일 내 갈등을 중재할 수 있도록 단지 내, 지역 내 층간소음 갈등 중재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표 소장은 “현재 아파트 내에 구성돼 있는 층간소음 분쟁조정위원회, 층간소음 관리위원회 위원은 층간소음 교육 이수 등과 같은 별도 자격이 없어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전문기관에 교육을 위탁하는 등의 방법으로 층간소음 관리 전문가를 양성하고 층간소음 관리위원회 등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층간소음 관리 교육을 이수한 관리직원을 배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

또 층간소음 갈등 예방 방법으로 공동체 활성화가 제시되는 만큼 층간소음 관리 전문가들은 ‘모두가 모여 음식을 만들어 먹는’ 식의 일률적인 공동체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단지별, 세대별 특성에 맞는 공동체 프로그램을 개발해 젊은 세대들도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이웃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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