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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클러 배관 누수로 천장까지 무너져···원인과 보상은?[이슈] 고양 아파트 누수사고로 본 누수 원인과 책임
승인 2021.10.08 16:49|(1359호)
서지영 기자 sjy27@aptn.co.kr

배관 압력 크게 올랐던 것
누수 원인으로 추정

노후 배관 부식 인한 누수 많아
배관 수리 시 접합 부실도 있어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 스프링클러 배관 누수가 발생해 세대 내 천장이 무너져내리고 집안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기 고양시의 A아파트에서 스프링클러 누수로 세대 내에 물이 차고 천장이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다는 글이 올라와 크게 화제가 됐다.

A아파트 20층에 살고 있다는 B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1시경 갑자기 펑소리와 함께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아기를 안고 울면서 1층으로 도망을 갔다.

이후 다시 올라가본 집은 처참했다. 안방은 천장이 무너져 있고 집안 전체에 물이 발목까지 잠길 만큼 차 있어 아기 장난감이며 물건들이 둥둥 떠다녔다. 각종 집기들과 옷장, 화장대 등 가구, 냉장고 안까지 물이 가득했다. 특히 B씨는 집을 대피를 하기 전 아기가 낮잠을 자고 있던 안방 침대에 천장이 무너져 자칫하면 아기가 크게 다칠 뻔 했다며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B씨는 “경비실에서 아무 대처가 없어 무서운 마음에 남편이 119에 신고를 했고 출동한 대원들과 함께 물을 퍼날랐다”며 “원인은 스프링클러 배관 누수라는데 보험사에서는 추석연휴라 목요일(지난달 23일)은 돼야 올 수 있고 관리소장 역시 지금은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한다”고 답답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B씨는 이날 오후 40여건의 누수가 신고됐다는 말을 들었다고도 밝혔다.

본지가 A아파트 관리사무실에 확인해본 결과 이날 누수 사고는 스프링클러 배관 내 물의 압력이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높게 올라가 해당 세대의 배관이 빠지면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이 쏟아지면서 천장이 물을 먹어 내려앉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아파트 관리소장 C씨에 따르면 이날 30세대 정도에서 조금씩 누수가 발생하고 스프링클러 이상 신호가 전달돼 관리직원들이 해당 세대의 펌프를 잠그는 등 조치를 취했다.

그런데 B씨 세대의 경우 조치를 취하기 전에 이미 누수 피해가 크게 일어나고 말았다.

사고 후 보험 접수 및 조사가 진행돼 아파트에서 단체로 가입한 화재보험과 영업배상책임보험을 통해 세대 내 재산피해와 복구비용, 복구기간 다른 장소에서 숙박한 비용 등에 대한 보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관리소장 C씨는 관리사무소의 응대가 소홀했다는 논란에 대해 “담당 직원이 소식을 듣고 바로 해당 세대에 가서 펌프를 잠그고 직원들이 쓰레기를 치워주는 등 도움을 줬다”며 “본인은 그날 쉬는 날이라 직원 전화를 받고 현장을 찾았고, 보험회사에서 휴일이라 사고 접수는 되지만 상담은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기다려달라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A아파트는 준공된 지 25년 된 아파트로, 그동안은 이러한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실시공 문제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C씨는 이곳보다 더 오래된 아파트에서도 스프링클러 배관이 잘 견디기 때문에 노후 문제도 아닌 것으로 헤아렸다.

다만 누수 전문가들은 아파트에서 오래된 스프링클러 배관 등이 부식돼 누수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어 정확한 원인은 좀 더 조사가 진행돼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리주체, 누수 원인 해소 등
노력 적극 펼쳐야

2017년 대구 수성구 D아파트의 한 세대 내 난방배관 중 아래쪽 연결부위가 빠져 일어난 누수사고의 경우 대구지방법원은 배관 교체공사를 실시한 설비업자가 배관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멀티조인트를 제대로 접합하지 않아 배관이 고정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해 설비업자에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판결을 내렸다. <본지 1329호 게재>

이와 비슷하게 스프링클러 수리 시 배관 연결 부분 접합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방안전관리 대행업체에 누수사고 책임을 물은 경우도 있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인천 서구 E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스프링클러 누출 손해 담보 특약’이 포함된 보험계약을 맺은 F사가 E아파트 세대 내 스프링클러 누수로 인한 침수 피해에 대해 보상한 뒤, 이에 대해 소방안전관리 대행업체 G사를 상대로 제기한 5199만1749원의 구상금 청구소송에서 “피고 G사는 원고 F사에 4159만3399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누수 발생 세대의 경우 사고 약 4개월 전에 G사가 스프링클러를 수리했는데, 사고 당일 이 아파트에서 유일하게 해당 세대 스프링클러에서만 누수가 발생했고, 다른 외부적 요인이 개입됐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이에 재판부는 “이 사건 누수사고는 G사가 해당 세대 스프링클러를 수리할 당시 배관 연결 부분을 제대로 접합, 수리하지 못한 과실로 인해 발생했다”며 보험사 F사의 손을 들어줬다.

G사는 “누수 사고 발생 당시 E아파트의 주펌프, 예비펌프가 비정상적으로 동시에 가동되는 바람에 다량의 물이 배관에 공급돼 수격작용이 발생한 것이 이 사건 누수 사고 발생의 원인”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주펌프, 예비펌프가 일시적으로 동시에 가동됐다고 해서 스프링클러의 배관에 어느 정도의 수량과 압력의 물이 공급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가 부족하고, 주펌프와 예비펌프는 아파트 전체 세대에 작동되는 것인데 오작동으로 인해 유독 D호 스프링클러에만 다량의 물이 공급됐다는 것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재판부는 “설령 주펌프, 예비펌프의 비정상적인 가동이 누수 사고 발생의 한 원인이 됐다고 하더라도, 소방안전관리업무 대행계약상 E아파트의 소화펌프 관리 및 점검은 피고 G사의 담당 업무이므로, 피고가 그로 인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도 밝혔다. <본지 1333호 게재>

관리주체는 입주민이 누수 발생 사실을 알리며 원인 확인 및 해결을 요청할 시 이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을 경우 관리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입주민에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H아파트 관리회사와 입주자대표회의는 연대해 입주민 2명에게 누수로 인한 수리비와 위자료를 포함한 702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는데, 이는 입주민에게 입주자대표회의가 승인을 해주지 않아 누수 원인을 찾을 수 없고, 누수 문제는 세대가 해결하라고 답변한 데 따른 것이었다.

결국 입주민들이 누수업체를 선정해 점검한 결과 같은 라인에 수직으로 위치하는 5개 세대의 각 싱크대 배관과 공용 배관의 연결부위가 조금씩 이탈된 것이 누수 원인임을 알아냈고, 재판부는 “공용배관이 하자 또는 충격 등이 있어서 이탈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관리주체의 귀책사유로 판단했다.

이에 재판부는 관리소장에게 누수 발생 전후로 누수원인을 신속히 찾고 피해를 막지 못한 점, 입주자대표회의에게는 관리소장을 지시·감독하지 않고 손해를 확대시킨 점 등을 들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로 누수에 따른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본지 1328호 게재>

반면 이웃세대 싱크대 배수관과 비트 내 공동배관 사이의 결속이 끊어져 발생한 누수에 대해 직접적으로 파손된 부위는 전유부분에 속하는 싱크대 배수관 부분으로 보이므로 이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관리소장이나 대표회의가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재판부는 “원고 입주민의 주장과 같이 누수 원인이 공용부분에 속하는 비트 내 공동배관 하자로 인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준공 후 약 35년이 경과된 배관의 노후화가 직접적인 원인이어서 관리소장이나 대표회의에 고의나 과실 등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으며, 관리소장 및 대표회의의 직무 태만으로 누수 피해가 확대됐다는 주장에는 “I호가 누수 원인이 아님이 밝혀진 이후 추가로 상층부 세대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누수 원인으로 밝혀진 세대의 경우 독거세대로 입주민이 부재 중인 시간이 대부분이었으며 싱크대에서의 물 사용량도 매우 적어 누수 확인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장시간 누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관리소장이나 대표회의의 직무 태만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본지 1284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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