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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이 우편함에 넣은 인쇄물 관리소장에게 회수 지시···벌금형 받은 대표회장 항소심도 ‘기각’대전지법 제4형사부 판결
승인 2021.09.23 09:15|(1358호)
조미정 기자 mjcho@aptn.co.kr

“회수가능 광고물 아냐
문서은닉죄 해당”

[아파트관리신문=조미정 기자]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이 각 세대를 위한 하자 보상금을 제3자 명의로 계좌 이체하고, 동대표 회의 과정에서 욕설을 했다. 이 사실을 안 입주민은 위 내용을 담은 인쇄물을 각 세대 우편함에 넣었고 대표회장이 관리소장을 시켜 회수를 지시했다. 이에 대해 대표회장은 문서은닉죄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았고 항소했으나 기각됐다.

대전지방법원 제4형사부(재판장 서재국 판사)는 충남 논산시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B씨가 문서은닉 혐의로 선고받은 벌금 30만원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A아파트 입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조직한 모임의 회장 C씨는 ‘대표회장 B씨가 아파트에 발생한 하자에 대해 각 세대를 위한 보상금이 나왔음에도 이를 임의로 제3자 명의의 계좌로 이체했고, 동대표 회의 과정에서 욕설 등을 했다’는 내용의 문서를 인쇄해 아파트 각 세대 우편함에 투입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다음날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찾아가 관리소장 D씨와 직원 E씨에게 각 문서를 회수할 것을 지시했고 D, E씨의 지시를 받은 경비원들은 우편함에서 위 문서를 회수해 아파트 입주민들이 문서에 기재된 내용을 보지 못하게 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대표회장 B씨의 문서은닉죄를 인정,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B씨는 “입주자대표회장으로서 ‘허위사실이 기재된 불법유인물이 아파트 우편함에 무단으로 배포됐으므로 이를 회수해 달라’는 입주민들의 민원을 받고 회수했다”고 주장하며 “문서은닉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항소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 등 관련 법리를 근거로 “문서은닉죄는 타인 소유 문서의 소재를 불명하게 함으로써 발견을 곤란 또는 불가능하게 해 그 효용을 해하게 함으로써 성립한다”면서 “문서소유자로 하여금 그 소재를 알지 못하게 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유자에 대해 문서은닉죄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경우 “우편함을 통해 배포된 이 사건 문서는 그 내용상 C씨가 아파트 주민들에게 공동의 관심 사안에 관해 자신의 의견을 알리는 서신에 해당한다”면서 “관리주체가 회수할 수 있는 광고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입주민으로부터 이 사건 문서를 회수해 달라는 민원이 제기돼 회수했다”는 B씨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대표회장 B씨가 위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피고의 위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민원을 제기한 해당 호실의 우편함에 투입된 문서에 한해 이를 회수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민원을 제기하지 않은 주민들의 우편함에 있는 문서를 회수한 행위까지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B씨가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공소사실을 자백한 사실에 대해 “이 자백이 진실에 반하거나 명백한 착오에 의한 것이어서 객관성과 합리성이 결여해 신빙성이 없다고 볼 자료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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