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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파트 현수막 거는 입주민 찍어 전송한 부녀회장 ‘초상권 침해’관련 대법원은 어떻게 봤나법무법인 로고스 권형필 변호사의 ‘최신 판례 해설’
승인 2021.08.12 08:35|(1352호)
권형필 변호사

현수막 게시 중이던 입주민을 부녀회장이 동영상으로 촬영해 입대의 회장 등에게 공유했을 경우 초상권 침해가 성립하는지 여부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다227○○○ 판결)

최근에는 아파트 내 분쟁이 발생한 상황에서 소송을 위한 증거수집 등을 목적으로 휴대폰을 이용해 촬영한 사진 또는 동영상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 사례를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이 상대방의 동의 없이 휴대폰으로 사진 또는 동영상을 촬영할 경우 초상권 침해와 같은 법적인 문제는 없을까요.

오늘은 아파트 내 입주민이 현수막을 무단 게시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아파트 관리주체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등에게 전송함으로써 위자료 청구를 당하게 된 사례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대상 판례를 소개하기에 앞서 그 사실관계를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 단지 내에 관리사무소에 신고하지 않은 현수막을 게시하던 중 입주자인 피고 A로부터 제지를 당하자 위 피고에게 욕설을 했습니다.

② 부녀회장인 피고 B가 휴대전화로 말다툼하고 있는 원고의 동영상을 촬영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인 피고 C에게 전송했습니다.

③ 위 피고는 다시 이를 관리소장과 동대표 14인에게 전송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초상권 침해 등을 이유로 한 위자료 청구를 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 대상판결은 “초상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부당한 침해는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위 침해는 그것이 공개된 장소에서 이뤄졌다거나 민사소송의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유만으로는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며, “이러한 사실을 기초로 원고의 현수막 게시 장면을 촬영한 것은 초상권 침해 행위”라고 보면서도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 제3호에 따르면 입주자는 공동주택에 광고물·표지물 또는 표지를 부착하는 행위를 하려는 경우에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원고는 동의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현수막을 게시했다. 원고가 게시한 현수막의 내용은 관리주체의 아파트 관리방법에 관한 반대의 의사표시로서 자신의 주장을 입주자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것이고 이러한 공적 논의의 장에 나선 사람은 사진 촬영이나 공표에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볼 수 있다. 원고에 대한 동영상이 관리주체의 구성원에 해당하는 관리소장과 동대표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전송됐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의 현수막 게시 장면을 촬영한 것은 행위 목적의 정당성, 수단·방법의 보충성과 상당성 등을 참작할 때 원고가 수인해야 하는 범위에 속한다” 는 이유로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다227○○○ 판결 참조).

즉, 대상판결에서는 공개된 장소에서 촬영이 이뤄졌다거나 민사소송의 증거를 수집할 용도로 촬영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수는 없으나, 대상판결과 같은 사실관계에 있어서는 공동주택관리법상 입주자는 공동주택에 광고물ㆍ표지물 또는 표지를 부착하는 행위를 하려는 경우에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원고가 그러한 동의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현수막을 게시했던 점, 원고가 게시한 현수막의 내용은 관리주체의 아파트 관리방법에 관한 반대의 의사표시로서 자신의 주장을 입주자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것이고, 이러한 공적 논의의 장에 나선 사람은 사진 촬영이나 공표에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볼 수 있는 점, 원고에 대한 동영상이 관리주체의 구성원에 해당하는 관리소장과 동대표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전송된 점을 고려하면 행위 목적의 정당성, 수단ㆍ방법의 보충성과 상당성 등을 참작할 때 원고가 수인해야 하는 범위에 속하는 사정이 인정되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시한 것입니다.

따라서 아파트 단지 내에서는 관련 법령상 충분한 위법행위가 인정되지 않은 이상 그 촬영장소가 공개된 장소라거나 촬영목적이 민사소송을 위한 증거수집에 있다고 해 함부로 사진 또는 동영상을 촬영해서는 안 될 것이고, 적법한 절차에 따른 상황이 아니라면 이와 같은 촬영을 했더라도 이를 함부로 타인에게 유포하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로고스 권형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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