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사회적 혼합아파트 공간구조와 입주민 간 교류 관계 연구

서울대 김현주 씨, 논문서 주장

[아파트관리신문=고경희 기자]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적 배제현상을 줄이고자 조성된 사회적 혼합단지에서 오히려 임대세대 입주민에 대한 배제가 나타남에 따라, 단순히 계층 간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것이 아니라 입주민의 행태를 고려해 설계함으로써 혼합단지의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석사과정 김현주 씨와 같은 학과 최재필 교수는 최근 대한건축학회 논문집에 게재된 ‘사회적 혼합아파트의 공간구조와 입주민 간 교류와의 관계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 씨 등은 논문에서 “정부는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적 배제현상을 줄이고자 1990년대 초반부터 다양한 계층이 혼합해 거주하도록 ‘사회적 혼합단지’를 조성했고 이를 통해 주거에서의 계층 간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했다”며 “하지만 당시 지어진 사회적 혼합단지들에서는 계층 간 물리적 거리가 좁혀졌으나 계층 간 교류 및 차별을 고려하지 못한 채 지어져 혼합단지 내에서 임대세대 입주민에 대한 공간적, 심리적 배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어떠한 공간구조가 사회통합에 효과적인지 확인해보기 위해 연구를 실시, 추후 사회적 혼합주택 설계 시 사회통합을 증진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우선 2020년 4월 말 기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관리하는 전체 공공임대주택단지 557개 중 서울시 혼합단지는 329개며 이는 전체 관리단지 대비 59%를 차지한다.

서울시 혼합단지는 주동분리형, 혼합형, 복합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주동분리형은 단지 내에서 세대소유유형별로 주거동(분양동, 임대동)을 분리해 거주하는 유형이다. 혼합형은 혼합동으로만 구성된 유형으로, 분양·임대 입주민들이 동일한 주거동에서 거주한다. 복합형은 주동분리형과 혼합형이 함께 있는 유형이다.

서울시 혼합단지 중 주동분리형은 126개 단지(38%), 혼합형은 73개 단지(22%), 복합형은 130개 단지(40%)다.

이번 연구는 서울시 혼합단지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며 다른 두 유형이 합쳐진 형태인 복합형 단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 단지 내 공용시설의 통합도는 입주민 간 교류 빈도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김 씨는 공용시설별 입주민 간 교류 빈도는 입주민의 성별, 연령, 가족 구성, 소득 수준 등의 요인과의 관계를 분석해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 씨는 “단지 내 접근성이 높은 위치에 상가가 아닌 입주민 간 교류 빈도가 가장 많은 장소였던 옥외시설을 배치한다면 입주민의 편의 및 이웃 관계에 더 나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아울러 “분양, 임대 입주민 간 교류 빈도와 교류 만족도는 정(+)의 상관관계에 있으며 입주민 간 교류 빈도를 높일 수 있는 아파트 단지 설계를 한다면 사회적 혼합이 보다 잘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복도에 연결된 세대의 수를 증가시키고 복도 간의 연결성을 개선하며 주호를 주변 동선으로부터 격리해 배치하는 계획방식은 지양하고, 복도 및 수직동선과의 연결을 방해하는 스킵플로어 주호를 적용하지 않는다면 주거동 전체의 국부통합도 값이 증가할 것”이라며 “주호와 수직동선에서의 각 공간별 교류 빈도 또한 증가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따라서 “사회적 혼합단지가 사회적 배제를 줄이고 사회통합에 긍정적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단순히 계층 간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것 외에도 건축설계적 측면에서 입주민의 행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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