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네이버 카페 ‘전국 아파트/주상복합 관리자등의 모임’김종선 매니저(주택관리사)

관리소장부터 경리, 입주민까지 회원 다양…회원수 9만3000명
실무정보 공유, 실시간 소통 보람…관리종사자들 상생 그려

주택관리사 김종선 매니저 <조미정 기자>

[아파트관리신문=조미정 기자] 2009년 9월 23일 개설된 네이버 카페 ‘전국아파트/주상복합 관리자 등의 모임’(이하 ‘전아모’)은 9만3000명이 넘는 회원수를 자랑하며 3년째 우수카페로 선정된, 가장 활발히 운영되는 카페 중 한 곳이다.

카페를 만들고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 주택관리사 김종선 매니저는 카페 운영의 가장 큰 보람을 “실무적인 정보를 공유하고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꼽는다.

카페 개설 당시 ‘나눔과 배려, 더불어 함께’ 라는 모토를 직접 내걸며 그는 관리업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의 상생을 그려왔다.

▶처음 이 카페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일반 기업에 재직하면서 관리소장에 대한 정보가 없었는데 “업무도 보람되고 급여도 좋다”는 지인의 말에 주택관리사(12회) 자격증을 따면서 이 업계에 발을 들였다. 그런데 막상 업계에 들어와 보니 경쟁이 치열하고 취업하기가 쉽지 않았다. 힘들게 취업이 되도 급여 상황도 생각만큼 좋지 않았고 초보 소장이 근무하는 사업장은 대부분 소규모라서 경리겸직으로 업무도 과중한 편이었다.

그런데다 다소 보수적인 관리업계 특성상 실무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다. 자격증만 있을 뿐 모르는 것 투성이인 시절에 선배 소장들에게 실무적인 질문을 해도 “직접 부딪혀보라”는 식의 답변만 듣게 되니 무척 답답하고 힘들었다.

인터넷을 통한 전국적인 네트워크 망을 개설해 서로 간의 실무정보를 공유하고, 발전기금 없이 취업 정보도 얻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관리소장을 시작한 해인 2009년 9월 ‘전국아파트/주상복합 관리자 등의 모임’ 카페를 개설했다.

▶회원 비율은 어떻게 되나.

가입할 때 관리사무소 내 직책을 쓰게 돼 있는데, 소장이 절반 정도 차지하고, 경리가 30%, 그 다음이 관리과장, 시설기사 순이다. 의외로 아파트 동대표나 감사 등 입주자들의 가입률도 꽤 된다.

가입 이유를 살펴보면 ‘일을 배우고 싶어서’라고 한다.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어떤 업무를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입주민대표회의나 감사로 일을 하게 됐는데 막상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입주민 입장에서도 막막한 거다. 나도 관리소장이지만 아파트 관리업무를 함께 해나가는 입주민들에게 자료도 공유하고 회의도 함께하는 것 외에 생각만큼 자세히 설명하거나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는다. 이렇게 카페도 가입하고 적극적으로 공부하는 동대표들이 많아질수록 관리 업무에 대해 오해하는 일도 줄어들고, 수월해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특히,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업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흔히 알고 있는 콜센터 직원을 감정 노동자라고 말하는데, 관리사무소 직원들도 몇몇 입주민들로 인해 상처도 많이 받고 힘들어 한다.

관리소장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나듯, 경리나 서무는 그보다 더 최일선에서 업무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전화 민원 등 욕도 많이 듣는다. 그로 인한 사기저하, 의욕 상실이 많이 되는데 그런 힘든 마음을 토로할 곳이 없었다. 카페에서는 회원들이 실시간으로 공감하고 위로해준다.

▶카페의 가장 큰 역할은 무엇인지.

가장 중요하고 큰 역할은 실무를 배우고 궁금증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관리, 시설, 경리 실무에 대해 모르는 게 있어서 물어보면 전국에 있는 회원이 실시간으로 답변을 해준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자 카페가 유지되는 힘이다.

관리소장이나 경리 뿐 아니라 시설, 전기, 소방, 조경 등 시설부도 각 업무의 명칭부터 수리, 보수 방법에 대해서 초보일 경우 잘 모른다. 관리 파트는 매뉴얼이 정형화 돼 있고 인수인계서가 있어서 전달이 되는 반면 시설 쪽은 많이 열악하다보니 물어볼 곳이 없는 편이다. 전아모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물어보고 답변을 얻으며 업무를 해나가도록 돕는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이제 막 취업전선에 뛰어든 사람이 회비 납부를 하지 않으면 채용공고조차 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홈페이지 등에서 구인정보를 직접 옮기고 있다. 10여년간 카페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인데, 때때로 해외에 나가는 경우가 생길 땐 외국에서 새벽녘까지 자료를 등록하곤 했다.

또, 전아모 회원 중 중고생 자녀를 둔 회원 8명을 선정해 각 50만원씩 장학금을 수여하기도 했다. 3년 연속 네이버 인기카페로 선정된 점도 기쁘게 생각한다.

▶관리소장이자 카페 운영자로서 업계의 변화를 느끼시는지.

주택관리사 배출 기준이 상대평가로 바뀌었다고는 하나 매년 많은 수가 배출되는 현 상황에서는 취업 환경에 애로사항이 많다. 취업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끊임없이 이뤄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관리사무소 내에서 관리소장이라는 직위를 앞세워 독단적으로 행동하고 관리실무도 익히지 않으려 하는 소장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경리서무 등에게 업무를 떠넘기는 태도는 불합리하고 더 큰 사고를 야기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관리소장은 업무의 새로운 트렌드에 늘 관심갖고 배우고 익혀야 한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법과 규칙 등 실무를 꿰고 업무에 임해야 관리사무소 직원이나 입주민에게 보다 더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얼마 전 TV에서 보건복지부가 제작한 요양보호사 인식 개선을 위한 광고를 봤다. 아줌마라고 불러선 안되고 상호 존중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는데 보면서 좋은 내용이라고 느꼈고 한편으론 부럽기도 했다. 관리소장을 비롯한 경비, 경리 등 아파트 관리업계에도 많은 직업군이 있고 여전히 부족한 인식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위 말하는 갑질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인식 개선이 절실한데 나서주는 곳이 없어 안타깝다. 여러 관계부처가 얽혀 있어서인지 서로 떠미는 인상이 강하다. 가깝게는 주택관리사협회라도 요양보호사 광고처럼 인식개선을 위한 방안을 좀더 적극적으로 생각해줬으면 한다.

▶전아모 회원들이 카페를 통해 무엇을 얻어갔으면 하는지.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모든 행사가 멈췄지만, 이전엔 정기모임도 갖고 장학금 수여식도 진행하는 등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히 교류했다. 어서 빨리 그런 날이 다시 오길 바란다.

카페를 처음 만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카페의 모토인 ‘나눔과 배려, 더불어 함께’를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다. 회원들 역시 이 문구를 기반으로 조금이라도 서로에게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고 배려하며 카페 활동을 하고 있다. 12년차인 우리 카페가 앞으로도 서로 소통하고 상생하며 20년, 30년 계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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