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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 칼럼] “아파트 공동체부녀회 법정단체로 만들어야”
승인 2021.04.16 09:53|(1336호)
중앙대학교 부동산관리투자전략최고경영자과정 곽도 교수

TV프로 ‘나는 자연인이다’에 출연한 분이 요리 솜씨가 좋아 어디서 요리를 배웠느냐고 진행자가 묻자 어머니가 하시는 것을 보고 배웠다고 대답하면서 “어머니는 백과사전입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어머니들은 백과사전이며 집안에서 모든 일을 처리하는 만능선수다. 출산할 때 일생에서 가장 힘든 고통을 참고 이겨내면서 아이들을 길렀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부터 대학교 졸업 때까지는 물론 성인이 된 후에도 평생을 살아가면서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지극한 정성과 사랑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조석으로 식사준비와 설거지, 청소, 세탁 등 대부분의 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만능 슈퍼 우먼이기도 하다.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상점이나 시장에서도 여기저기 발품을 팔며 푼돈을 절약하는 것도 주부의 몫이 되고 있다.

가정에서 주부의 역할이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웃과 함께 공동생활을 하는 아파트 단지에서도 주부들이 해야 할 역할들이 너무나 많다.

주부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자녀 교육문제에 대해 생각해보자. 대부분 방과 후 자녀교육을 학원에만 의존하고 있으나 어머니들이 아파트 단지 공동 공간을 이용해 방과 후 어린이들을 지도하는 아파트 단지도 있다. 영어 수업의 경우 미국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가르치는 좋은 영상교재를 구해서 함께 보고 배우기도 한다. 이웃 아이들과 함께 모여 공부도 하고 친구도 사귀면서 협동심과 배려심도 생기게 되고 올바른 인성까지도 얻어지게 된다. 이웃 주부들과 어린이 돌봄 모임을 하면서 자기 시간도 갖게 되고 직장 여성도 안심하고 내 아이를 맡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식목일에는 이웃 엄마 아빠 아이들이 함께 내 집 앞 화단을 가꾸고 꽃나무에 아이들의 이름표를 붙어주면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건강한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한다. 아파트 관리비도 주부들의 활동에 따라 많은 절감이 가능하다.

수돗물 절약이나 전기 절전, 급탕난방비,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재활용품 활용 및 분리수거 등도 주부들이 나서주면 관리비가 대폭 절감이 된다.

단지 내 환경미화, 화단 가꾸기, 건강 교실, 요리 교실, 노래 교실, 춤 교실 등 취미교실과 주민화합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도 주부들이 참여해야 활성화가 된다. 이제 주부들이 이웃과 더불어 살기 좋은 아파트 공동체를 만드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 지난 2010년 7월 6일 주택법이 개정하면서 아파트 내 수익사업인 알뜰시장이나 각종 게시판 광고를 비롯해 외부로부터의 모든 수익사업이 입주자대표회의에 귀속되면서 대부분 기존의 아파트부녀회 조직은 와해돼 활동이 정지된 상태다. 19년 전 주택법 시행 초기인 2003년 주택법 시행령에 ‘자생단체인 부녀회 등에 대한 운영 기준’을 관리규약으로 정하는 규정을 마련했으나 법제처의 최종 심의 과정에서 상위 법령에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삭제돼 법정 단체가 되지 못해 오늘날까지 유명무실하게 되고 말았다.

새마을부녀회의 경우 새마을운동조직 육성법에 근거해 결성된 단체로 전국에 156만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새마을정신을 바탕으로 건전한 가정을 육성하고 지역봉사활동을 통해 밝고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아파트공동체를 활성화해 입주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기 좋은 아파트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는 종전의 부녀회와 달리 법적으로 뒷받침이 되는 새로운 공동체부녀회 조직이 필요하다. 공동체부녀회는 아파트 단지에서 자녀의 교육문제를 비롯해 아파트 입주민의 경제적인 이익을 안겨주는 관리비의 절감이나 단지 내 환경미화, 화단 가꾸기, 어린이 돌봄, 홀몸노인 돌보기 등 주민화합과 취미활동을 하는 봉사단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이웃 간의 친목과 배려, 존중과 신뢰를 쌓아가는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는 조직이기도 하다. 공동체부녀회를 조직해 본연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몇 가지 사항들이 선행돼야 한다.

첫째, 공동체부녀회의 법정 단체를 위해 공동주택관리법에 “아파트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단지 내 공동체부녀회를 둘 수 있다”고 명시해야 한다.

둘째, 공동체부녀회 운영에 관한 ‘표준 규정’을 제정해 회장과 감사 등 임원 선출은 입주민들이 투표로 선출하도록 하고, 수익사업에 대한 입주자대표회의 감사와 수입과 지출에 대한 사항은 아파트홈페이지에 공개 의무화해야 한다.

셋째, 지자체와 입주자대표회의는 관리규약준칙에 따라 잡수입의 40% 범위 내 공동체단체에 예산지원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관리규약에 넣어 아파트공동체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공동체부녀회 회장과 총무에게는 통장 수준의 활동비를 지급하고 선진지 견학이나 조직원의 활동을 위한 교통비, 식대 등 최소한의 경비를 지급해야 한다. 이는 아파트 단지 전체 주민을 위한 일이기에 봉사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고 본다. 아파트공동체 활성화 사업은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여 행복한 아파트 마을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분야에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우수한 여성 인력을 동참시켜 지역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가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관(官)과 민(民)이 함께 힘을 보태야 한다. 우리의 소망인 지역사회 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의 성장을 위한 출발점이 바로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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