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전국이 산불로 몸살을 앓고는 한다. 올해는 예년보다 시기적으로 좀 빠르게 전국 곳곳에서 화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봄은 사계절 중 습도가 가장 낮아 건조한 날씨가 장시간 지속된다. 또한 다른 계절에 비해 바람도 강해 작은 불씨를 키우기 좋은 환경이다. 그렇기에 야외에서는 어느 순간 큰 불로 번지고는 한다.

화재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수치로 보면 봄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소방청의 최근 5년간 화재발생 분석자료에 따르면 봄이 29%로 28%의 겨울을 앞질렀다. 화재 건수도 6만 건에 육박한다. 소방당국은 화재발생률이 높은 봄철을 맞아 올해도 이달부터 5월까지 3개월간 집중 화재예방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봄을 위협하는 화재는 야외의 산불만이 아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도 크고 작은 불이 위협적이다.

화재발생을 장소별로 살펴보면 공동주택 등 주거시설이 가장 많았다. 이는 가장 주의할 공간이 집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통상 공동주택은 스프링클러, 옥내소화전, 자동화재탐지설비 등 소방시설이 설치돼 있으며, 내화구조로 구획돼 있어 화재에 비교적 안전하다고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수치로 나타나는 것을 보면 그렇지 않다.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도 5년 전보다 크게 늘었다. 사망자 수는 거의 두 배에 육박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사망자가 주거시설에서 발생했다. 특히 공동주택은 단독주택보다 부상 등 인명피해가 많았다.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공동주택이 화재로부터 그렇게 안전한 장소가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최근 건설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20~30층이 넘는 고층건물들이 많다. 건물이 고층일수록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한다. 화재 취약요소도 많고 점검할 부분도 늘어난다. 그래서 걱정이 크다.

화재발생 원인별로 살펴보면 부주의가 58.4%로 압도적으로 많다. 뒤를 이어 전기, 기계, 방화 순이었다. 부주의의 유형은 담배꽁초, 쓰레기소각, 음식물 조리 등 정말 사소한 것들이다.

순간의 방심이 큰 화로 이어진다. 사소한 부주의가 대형 화재로 확산되기 일쑤다. 이렇듯 화재는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한 순간에 휩쓸어 간다.

그럼 어떻게 해야 그 피해를 줄일 수 있을까. 화재예방에는 달리 특별한 방법이 있지 않다. 화재안전수칙 준수와 경계만이 있을 뿐이다. 올바른 화재안전 관리법을 숙지하고 매뉴얼을 만들고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관리직원 등 관리주체와 입주민 모두 매순간 꼼꼼하게 현장을 확인하고 안전수칙을 원칙대로 지키는 것이 최선이다.

평소의 작은 관심과 행동이 큰 불행을 막을 수 있다. 관리주체가 입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계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입주민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위해 평소에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동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한번 생각해보자. 위기를 가상한 한 번의 시뮬레이션이 상황이 발생했을 때 민첩하게 대응하고 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안전은 ‘평소의 관심’이 지켜준다. 평소에 틈틈이 살펴보고 주의하는 것만이 화마로부터 우리의 일상을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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