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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인 칼럼]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 주거관리를 사유하다
승인 2021.03.04 14:20|(1330호)
주생활연구소 김정인 연구위원

로마 최대의 번영기인 로마 제정시대에는 로마군에 의해 점령지와 로마를 잇는 도로를 만들었다. 8만5000㎞에 이르는 도로는 광대한 영토를 지배하기 위해 건설됐으니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등장한 것도 이상하지 않다.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던 이유에 대해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한 내용을 빌리면 다음과 같다. 전쟁 준비를 위해 도로를 이용해서 목적지까지 가장 빠르게 도착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에 걸맞은 도로 구조를 만든 점, 우수한 도로포장 기술, 하나의 도로로 연결하지 않고 유사시에 군인들이 우회할 수 있도록 대안 도로를 만들어서 네트워크화한 점 때문이다. (빈미영, 2013)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에서 로마의 길은 어떤 분야의 중심이 되는 장소, 지역 등을 상징한다. 이 말은 어떤 목표에 도달하는데 여러 가지 수단이 있지만 목표지점은 결국 같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또 진리는 하나라는 비유를 나타내기도 한다.(네이버 지식백과)

문득 아파트 거주자들이 관리를 생각할 때, 아파트 내 관리사무소를 ‘로마’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생활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어김없이 관리사무소로 문의한다. 조금 과장된 상상을 하면 아파트 생활문제는 곧 관리문제고, 이런 생각이 관리사무소로 발길을 재촉하는 것이지 싶다.

그런데 어디까지가 관리사무소의 업무영역일까? 공동주택관리법의 목차를 훑어보면 바로 알 수 있듯이 관리주체의 업무는 전문관리의 영역이다. 즉, 관리주체의 업무를 수행하는 관리사무소는 공용부분의 관리에서 입주자가 직접 하기 힘든 전문적인 영역의 업무를 집행하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입주자 개개인의 공간에서 발생하는 생활 불편요소까지 들여다보고 서비스를 제공해줄 의무는 없다. 대표적으로 전용부의 관리나 입주자 간의 갈등에 관한 개입은 관리사무소의 업무영역이 아님에도 당연한 권리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1979년 공동주택관리령에 규정한 관리주체의 업무는 사회적 이슈거리가 생길 때마다 하나씩 추가돼 현재의 관리업무에 이르렀다. 그동안 추가된 업무는 장기수선계획, 공동체 활성화, 층간소음,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에 따른 계약업무 등 하나같이 굵직굵직한 이슈들이다. 아파트에 설치된 설비의 관계법령이 개정될 때마다 관리주체의 업무도 추가된다. 뿐만 아니라 아파트 거주자의 관리서비스에 대한 기대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커졌을 것이다.

그에 비해 관리사무소의 근무여건은 어떤가. 아파트 관리의 제도나 주거문화가 발전된 만큼 관리업무수행 여건은 발맞추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관리사무소에서는 공용부 관리라는 본연의 업무 이외에도 아파트 거주자에 대한 민원대응, 공동체활성화 지원 등에도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이러한 노력, 고충을 잘 이해하는 아파트 거주자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1100만호 아파트 관리의 중심에 관리사무소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기에 관리사무소의 이러한 노고와 역할을 더 잘 알리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관리사무소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만족감을 느끼고 관리종사자의 노고에 화답한다면 아파트는 관리종사자들에게는 행복한 일터가 되고 거주자에게는 행복한 삶의 터전이 돼 바람직한 주거관리문화 형성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참고자료
빈미영(2013).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는 이유. 경기연구원 홈페이지
네이버 지식백과.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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