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새 경비업체, 고용승계 거절···‘철회’ 촉구 움직임 이어져

경기 안양시 A아파트에서 경비업체 변경으로 근로계약이 종료된 경비원 전원이 '전원 교체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고경희 기자>

[아파트관리신문=고경희 기자] 경기 안양시 A아파트에서 근무한 경비원 16명과 경기도아파트경비노동자공동사업단, 안양군포의왕과천비정규직센터, 경기중부아파트노동자협회는 지난달 24일부터 ‘경비업체 변경에 따른 경비원 전원 교체 철회’ 촉구에 나섰다.

최근 A아파트는 경비업체를 B사에서 C사로 변경, 새 경비업체 C사는 기존 경비원들에 대해 고용승계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근로계약 종료일인 2월 28일을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 경비원들에게 이를 통보했다.

이에 경비원들과 경기중부아파트노동자협회 등 노동단체는 A아파트와 C사에 전원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에서 경비원들은 “지난 20여년동안 경비용역업체가 4번 바뀌어도 고용승계가 원만히 이뤄져 10년, 20년 가까이 일한 경비원이 다수”라며 “그런데 신규 경비업체 소식이 돈지 한참 지나고도 재계약 여부를 알려주지 않아 16명의 경비노동자들은 극도의 실직 위기로 잠 못 이뤘고 재계약 시점을 코앞에 두고 전원 교체라는 청천벽력 같은 얘기를 들었다”고 토로했다.

경비원 D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새 경비업체가 전 업체와 경비원 사이의 근로계약 종료를 며칠 앞두고도 아무 말이 없어 고용승계를 기대했는데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승계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아 충격을 받았다”며 “이 아파트에서 근무한 게 몇 년인데 미리 언질이라도 줬다면 섭섭함이 덜 했을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너무 갑작스러워 이직을 준비할 시간도 없었다는 것이다.

또 D씨는 새 업체 C사의 업무 개시일을 며칠 앞둔 시점에 경비원 전원 교체 사실을 안 만큼 새로 배치될 경비원에게 인수인계가 되지 않은 점을 꼬집으며, 전 업체인 B사는 소속 경비원들을 다른 곳에 배치할 의지도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반면, 관리사무소 측은 “새 업체가 사전에 아파트에 방문해 근무행태 등을 지켜본 결과 장기근속으로 인한 문제가 있다고 보고 고용승계를 거절한 것”이라며 “새 업체에서 경비원들에게 다른 아파트에 배치시켜주겠다고 했으나, 경비원들이 이 아파트에서 근무하겠다며 100% 고용승계를 요구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소식을 들은 A아파트 입주민들도 경비원 전원교체 반대 서명에 동참했으며, 안양시 주택과 관계자와 경기도의원 등이 아파트를 방문해 관리사무소, 경비원 등과의 면담자리를 가졌다.

그럼에도 새 업체 C사는 고용승계 거부의사를 굽히지 않았고, 경비원들은 3월 1일 A아파트를 떠나게 됐다. 이에 경비원들은 복직 시까지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A아파트 입주민들이 새 경비업체와 입주자대표회의에 ‘해고 경비원 구제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지자체 관리감사 청구를 예고하고 있어 경비원 고용승계를 둘러싼 다툼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A아파트 경비초소에 부착된 '전원 교체 철회' 피켓 <고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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