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 ‘불당파크푸르지오1단지’

협약 체결해 함께 의사결정
각종 수당 모아 공동체 비용 지출

직원 복지 높여 사기 진작
관리 노하우 발현으로 이어져

김명일 관리소장(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직원들.

[아파트관리신문=고경희 기자] 충남 천안시 불당파크푸르지오1단지아파트(3개동 240세대, 위탁관리: 우리관리)는 2018년 4월 지어진 아파트·오피스텔 복합 단지다. 최근 복합 단지가 늘어남에 따라 집합건물법 적용을 받는 오피스텔과 공동주택관리법 적용을 받는 아파트 사이의 갈등이 대두되는데, 불당파크푸르지오1단지는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구분 없이 협업해 하나의 단지로서 관리하고 있다. 또 쾌적한 휴게실, 복리후생으로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 이직률을 낮췄으며, 이는 ‘내 집처럼 꼼꼼한 관리’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아파트·오피스텔 ‘협동 관리’

일부 복합 단지의 경우 과반 세대 단지가 의사결정을 하는 사례가 있어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오피스텔 관리위원회는 한 단지 내에서 관리를 두고 싸우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난해 8월 ‘공동관리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공동으로 결정해야 할 사항을 정해 소유자와 사용자, 소유자 및 임차인의 공동이익을 증진하고 양호한 주거환경을 확보하고자 했다.

협약에 따라 이 단지는 ▲단지 내 공용시설물 이용 ▲공사, 용역 등 제반 관리 ▲단지 운영과 발전을 위해 공동으로 결정해야 하는 사항 ▲공동주택관리법을 준용하는 시설물 유지와 계약 등 ▲제반 수익분배와 비용분배 등을 면적 지분 비율에 따라 분담하는 사항 ▲기타 대표회의(관리위원회 회의) 시 결정되는 사항을 공동회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하고 기타 기록되지 않은 사항은 충남도 공동관리 협약서 기준에 따르기로 했다.

또 정해진 공동결정 사항임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는 각자의 의사를 존중해 지속 합의 후 재결정하고 있다. 공동결정 사항인 관리면적에 의한 지분별 공용관리비의 부과와 주택관리업자 선정, 장기수선계획, 특별수선계획 수립은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위원회의 100% 협의·의결 후 진행한다.

아파트에 비해 관리 규제가 적은 오피스텔은 ‘관리 사각지대’라는 지적 아래 투명성 논란이 발생하곤 한다. 하지만 이 단지의 오피스텔은 의사결정을 아파트와 함께 하고 관리규약도 아파트 관리규약에 따르며, 장기수선계획도 아파트와 같이 수립해 입주민의 걱정을 덜고 있다.

함께 의사결정을 하다 보니 오피스텔 관리인은 공동주택관리법을,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는 집합건물법을 심도 있게 공부하게 됐다며 웃음을 지었다.

입주자대표회장은 “타 단지에서는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따로 회의를 하고 공문만 주고받는다고 들었다. 오피스텔과 아파트가 서로 벽을 두고 관리하게 되면 그 피해는 입주민에게 돌아온다”며 “오피스텔과 아파트가 선을 그으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므로 복합 단지에서 의사결정을 함께 할 수 있도록 관련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오피스텔 관리인도 “사업 진행에 있어 아파트와 협업을 해 기존에 계획한 복리시설 운영, 그림 전시 등 사업이 추진력을 얻을 수 있었다. 아파트 관리에 준해 오피스텔 관리를 철저히 해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답했다.

이 단지는 앞으로도 협업을 이어 나가 입주민의 숙원사업과 2년차, 3년차 하자 협상을 무리 없이 마무리할 계획이다.

커뮤니티시설 내 마련된 경비·미화원 휴게실

가족인 직원 처우개선에 앞장

이 아파트의 경비·미화원 휴게실은 특히 눈에 띈다. 일부 아파트에서 직원 휴게실을 쥐가 나올법한 지하층이나 동선에 맞지 않아 실제 이용하기 어려운 장소에 지은 사례가 나와 경비·미화원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 목소리가 커졌다. 그런데 이 단지는 입주민 커뮤니티시설 내 지상층에 휴게실을 마련하고 양문형 냉장고와 TV를 설치해 직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쉴 수 있도록 했다.

대표회의는 직원들이 아파트에 애정을 갖고 관리할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해 사기를 높이고 이직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명절 선물, 상여금 외에도 직원들의 복리후생비를 별도 책정해 주·야간 업무 시 복지 수준을 높이고 경비·미화원에게도 별도의 복리후생비를 지급하고 있다. 복리후생비를 지급한다고 해서 관리비용이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진행 시 원가를 절감하고 계획 대비 실적이 좋으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형태라 입주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었다.

대표회장은 “직원 임금이 주변 단지보다 낮지 않도록 인상했다. 우리 직원의 복리후생이 지역 단지 중에 최고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렇게 임금 인상 등으로 직원들의 처우개선을 하면서도 세대별 관리비는 타 단지 대비 적다는 것이 단지 측의 설명이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단지 내에 전시하기 위해 함께 구매한 미술작품

모두가 내 집처럼 꼼꼼하게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위원회에서는 출석수당 및 직책수당을 직접 수령하지 않고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비용으로 기부하고 있다. 모은 수당은 공용현관 그림 구입, 여름철 유치원 차량 승·하차장 주변 파라솔 구입, 공용현관 월패드 밑 어린이 발판 구매, 관리사무소 직원 회식비 등으로 지출했다.

또 대표회의는 단지 관리를 관리사무소에 전적으로 맡기고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다. 직원들을 관리 전문가로서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관리사무소와 대표회의 간 잡음이 없고 업무처리도 수월하다. 직원들은 대표회의의 신뢰와 지원에 힘입어 자신만의 노하우로 ‘내 집처럼’ 단지를 관리해 나가고 있다.

김명일 관리소장은 “우리 단지는 관리인도 단지 내 공통 민원을 앞장서서 해결해 주고 문제 발생 시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위원회 전원이 회의에 참석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언론에 나오는 ‘관리사무소와 입주민 간의 갈등’,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위원회의 갈등’이란 말이 생소하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불당파크푸르지오1단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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