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그런데 올해의 새해맞이는 다른 해와 사뭇 다르다. 바다로, 산으로 해돋이에 사람이 몰리고, 새출발을 축하하며 기뻐하는 게 일반적인 새해맞이 모습이었지만 지금 나라 안팎의 사정은 정말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가 재확산 양상을 보이며 온 세계를 다시 긴장케 하고 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관리 분야도 걱정이 크다. 지난해 내내 조마조마했는데 좀 더 긴장의 고삐를 죄야 한다니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올해는 육십간지, 천간의 동양적 해석으로 흰 소띠 해다.

소는 근면하며, 성질이 유순하고 참을성이 많다고 알려졌다. 그리고 성실과 충직을 상징하는 동물로 묘사된다.

소는 우리네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우리 역사에서 소는 2000년도 더 되는 아주 오래 전에 등장했다. 농경의 대명사로, 오랫동안 농사짓는 데 귀하게 쓰인 존재다. 농가에서 소는 가장 중요한 일꾼이며, 땅 다음가는 재산이기도 했다.

소는 한 집에 같이 사는 가족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도 있다. 그래서 소와 관련한 속담이나 소에 대한 관용구가 유독 많다. 소설과 시, 영화, 그림 등 문학작품에서도 단골 소재다.

‘소’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이미지의 하나가 천재화가 이중섭의 그림이다. 이중섭은 흰 소, 싸우는 소, 황소, 덤벼드는 소 등 소와 관련한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소는 힘이 있다. 피골이 상접해 있지만, 그의 작품에서 소는 보는 이를 압도하는 강렬한 눈, 강한 위세를 드러낸다. 또한 그의 그림에는 힘찬 몸짓이 있다. 자신감 넘치는 소의 얼굴과 발걸음으로 긴장감을 더하기도 한다. 역경과 고난을 이겨낸 강한 소 같다. 소의 품성을 잘 드러냈다는 평이다.

소와 관련한 또 다른 친근하고 유명한 그림이 ‘심우도(尋牛圖)’다. 흔히 사찰 법당의 외벽에 벽화로 많이 그려진 불교 선화다. 말 그대로 잃어버린 소를 찾는 그림이다. 어린아이가 본성에 비유되는 소를 찾아 산중을 헤매다가 마침내 소를 발견하고, 길들인 뒤에, 그 소를 타고 집에 돌아왔으나 다시 소에 대한 모든 것을 잊은 채 있는 그대로의 세계에 대한 깨달음을 얻어 속세로 나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심우도는 연작의 그림으로도, 소설로도, 영화로도, 시로도 표현될 만큼 사색적이고도 친숙하다.

소는 우직함을 상징한다. 소가 밟아도 꿈쩍없다는 말이 있다. 무척 튼튼함을 말한다. 소 같이 일한다는 표현도 한다. 열심히 일한다는 말이다. 우직함이 지나쳐 성격이 고집이 세고 질기다고도 묘사되기도 해 융통성이 부족한 사람을 ‘쇠고집’, ‘황소고집’이라 하지만 ‘느릿느릿 걸어도 황소걸음’이라는 말처럼 소는 오래전부터 부지런하고 성실한 동물의 대명사였다.

‘우보천리’라는 말이 있다. 서두르지 않고 일을 처리함을 이른다. 아주 부지런하고 성실함을 의미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목표를 이룬다는 의미다.

‘호시우보’라는 말도 있다. 호랑이같이 예리하고 통찰력 있게 사물을 보되, 소같이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말이다.

소의 성실함을 표현하는 그런 말들은 이밖에도 너무나 많다.

올 한 해 공동주택 관리 분야의 모든 이들이 소처럼 우직한 걸음으로 뚜벅뚜벅, 묵묵히 자기의 일을 해나가는 그런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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