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국민DR ‘에너지쉼표’ 의미와 전망

스마트전력량계(AMI) 보급
활성화 선행돼야

아파트 포함 800세대 참여
인식 및 홍보 부족 아쉬워

국민DR 참여 세대에게 문자로 감축지시를 알린다 <이미지제공=파란에너지>

[아파트관리신문=조미정 기자] 전기 관리는 공급관리와 수요관리로 나뉜다. 소비자들의 전기 사용이 늘어날수록 발전소를 늘려 제공해왔으나 여름철 한낮, 겨울철 아침·저녁 시간 등 특정 시기에만 전력의 과부하가 발생하는데 발전소를 세우는 것은 낭비가 될 수 있다.  

공급관리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전기를 원활히 사용하기 위해 관리의 축은 공급이 아닌 수요로 이동하게 됐고, 과도한 전력소비를 대비해 소비자에게 효율적인 전기 사용을 요청하거나 과부하 시간대에 사용을 줄여달라고 요청하는 수요관리(DSM, Demand Side Management)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수요관리는 에너지효율(EE)과 수요반응(DR)으로 구분되는데, 에너지효율은 말 그대로 기존의 전자기기를 에너지효율이 높은 기기로 바꿔 전기 사용 부하를 낮추려는 노력이다. 예를 들어, 백열등을 LED로 교체하거나 인버터 제품을 사용했을 경우 전력 사용은 덜고 성능은 동등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에너지효율이 높은 기기 사용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전력이 피크로 올라간 시점에 에너지고효율기기를 사용하고 있어야 부하 관리가 되기 때문에 다소 소극적인 방법이었다.

좀더 적극적인 수요관리의 방법으로 등장한 DR은 통신 기술과 전력 측정 기술 발달과 함께 표준DR·중소형DR로 성장해 2014년부터 공장이나 대형 건물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소규모 점포·상가, 공동주택 등 가정으로 영역이 확대돼 ‘에너지쉼표’라는 이름의 국민DR이 2019년 12월 1일부터 시행 중이다.

공동주택 등 가정이 에너지쉼표에 참여하기 위해선 스마트전력량계(AMI, 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 설치가 선행돼야 한다. 최근 지어진 아파트에는 AMI가 제공되지만 문제는 구축아파트다. 정부는 지난 9월 2021년 예산안을 통해 2022년까지 아파트 500만호의 전력계량기를 AMI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AMI가 설치돼 있는 주택 중 800세대가 에너지쉼표에 참여하고 있다. 이 중 약 600세대가 아파트다.

파란에너지 대표이자 초대 국민DR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성철 대표는 “국민DR이 활성화되기 위해 AMI가 필요한 건 분명하지만 2019년 에너지쉼표 본사업이 시작된 이래 아직 800호 정도밖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이유가 AMI 설치 부족 탓만은 아니다”라며 아파트 입주민을 비롯한 일반인들의 인식 부족 및 미흡한 홍보를 아쉬워했다.

주거용 계약전력을 사용하고 있는 가정에서 에너지쉼표에 참여할 경우 1㎾h당 1300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통상 가정용 전기요금은 누진제 3단계 적용에 따라 98~280원/㎾h이기 때문에 1년에 40~60시간 DR에 참여하면 40000~60000원이 계좌로 입금된다.

이에 대해 김성철 대표는 “가정용 전기요금이 워낙 싸서 혜택 받는 금액도 적게 느껴지지만, 공장 등을 대상으로 하는 표준DR이 1년에 2회 감축지시를 내리는 것에 비해 많이 참여하도록 횟수를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전력거래소가 지난 6월 맺은 ‘온실가스 저감 및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의 후속조치로 6개 단지를 대상으로 ‘공동주택 에너지쉼표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이 중 3개의 우수단지를 선정해 입주민의 인식제고를 위한 ‘공동주택 에너지쉼표 인증마크’를 수여했다. 파란에너지는 최우수에 해당하는 AAA등급을 받은 대전시 소재 송림마을4단지아파트를 관리했다.

뿐만 아니라 11월 19일 스마트그리드협회와 수요관리사업자 3개 업체는 에너지쉼표에 대한 기준과 방향성을 제시해 활성화하고자 MOU를 체결했다.

파란에너지 김성철 대표는 2019년 12월 본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을 앞두고 있는 에너지쉼표 사업에 대해 “그래도 1년 동안 새로운 에너지 소비 모델을 잘 보여줘왔다”고 자평하며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 맞물려 많은 아파트 등이 참여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에너지쉼표가 정착하면 다양한 조건의 DR을 소비자가 고를 수 있고, 더 나아가 계시별 요금제가 가정에 적용된다면 휴대폰 요금제를 고르듯 우리집에 맞는 전기요금제를 고르고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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