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RFID 음식물쓰레기 종량기 보급 10년, 점검 및 방향모색

2010년 시범사업 이후
2020년 공동주택 보급률 52%

광역지자체 중심 운영되고 있어
관리·이용자 “깨끗해 좋아”

공동주택 건축 때부터
관리시스템 설치 고려해야

단지 내 설치돼 있는 RFID기반 음식물쓰레기 종량기 <아파트관리신문DB>

[아파트관리신문=조미정 기자] 2013년 런던협약 이후 전세계에서 음식물쓰레기의 해양투기가 금지됐다. 그동안 음식물쓰레기를 해양배출 해오던 방식에서 육상 처리로 전환해야 했던 우리나라는 2010년 전북 전주시를 시작으로 시범사업을 시행해오던 RFID기반 음식물쓰레기 관리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게 됐다.

RFID기반 음식물쓰레기 관리시스템은 배출량 만큼 수수료를 지불하는 시스템으로 공동주택 내 설치된 장비에 RFID태그를 인식한 후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하는 방식이다.

음식물쓰레기,
적게 배출하는게 관건

이렇게 배출할 경우 배출자, 배출량(무게), 배출 시간 등의 정보가 중앙시스템으로 전송돼 배출자에게 수수료를 부과하며 발생량과 감량 등 통계 데이터를 통해 보다 체계적으로 음식물쓰레기 배출을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음식물쓰레기 배출의 감소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시범사업을 통해 지자체와 종량기 제조사는 각각 배출량 감축과 경제적 이익 등 경쟁력을 확인했고 RFID기반 음식물쓰레기 종량기 보급 및 설치를 활성화하기 시작했다.

보급 초기인 2014년까지는 장비 구입의 30%를 국비로 지원했으며 2015년부터는 광역 지자체가 전액 부담하거나 지자체·아파트·관리업체의 매칭 사업 등을 통해 설치 및 운영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이 제공하는 ‘RFID기반 음식물쓰레기 종량기 공동주택 보급률’ 자료에 따르면 시범사업을 시작했던 2010년부터 2년 여간 18개 지자체, 17만 세대를 대상으로 2307대의 RFID 종량기가 보급됐다. 이후 2012년 본 사업을 실시해 2014년까지 85개 지자체, 220만 세대를 대상으로 장비 3만2618대를 추가 보급했으며, 2020년 8월 현재 158개 지자체, 587만 세대가 장비 9만6005대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전국 공동주택의 약 52%에 해당하는 수치이고,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95% 이상, 나머지는 도시형생활주택·일반주택·오피스텔 등이 포함돼 있다.

폐기물처리 원칙적으로
지자체 위임, 환경부 의지 중요해

또한 환경공단이 제공한 각 지자체별 ‘RFID기반 음식물쓰레기 종량기가 설치된 공동주택 단지수’를 살펴보면 서울 영등포구가 330개 단지로 서울시 내에서 가장 많은 단지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부산 해운대구 147개, 대구 달서구 147개, 인천 서구 292개, 경기 용인시 583개, 경북 구미시 314개, 경남 김해시 232개 등이다. 제주는 자체 시스템인 ‘클린하우스’를 운영해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으며 제주시 1803개소, 서귀포시 667개소에 등록·운영 중이다.

한국환경공단 폐기물정보관리부 관계자는 “구축 아파트 중에서 지자체를 통해 신청하는 단지 위주로 설치되고 있다”면서 “종량기가 보급된 아파트 단지수를 절대값으로 해석하긴 힘들고, 아파트 단지 형태 및 거주자 연령 등의 차이에 따라 종량기 선호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각 지자체마다 재정상황이 다르고, 소규모 아파트 혹은 농촌형 가옥구조가 많은 지역에서 RFID기반 음식물쓰레기 종량기를 신청하고, 관리하는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종량기 보급률의 한계를 드러냈다.

또한 “런던협약 이후 음식물쓰레기 처리 방향이 달라지다보니 환경부의 역할이 초반에 컸지만, 폐기물 처리는 원칙적으로 광역지자체에 위임돼 있다”면서 “광역지자체와 더불어 사용자 측에서 부담하는게 적절하고, 큰 방향성은 정부와 환경부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구축아파트는 여건상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신축아파트는 애초에 설치·관리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확실한 배출 감소,
깨끗함이 최대 장점

한편, 2017년 RFID기반 음식물쓰레기 종량기를 설치해 지금까지 관리·사용 중인 서울 은평구 백련산힐스테이트3차아파트 이한영 관리소장은 RFID 기반 처리기의 가장 큰 장점으로 ‘깨끗함’을 꼽았다.

이한영 소장이 근무하고 있는 아파트에는 재활용장이 7군데 마련돼 있고, 한 곳당 2~3개씩 RFID기반 음식물쓰레기 종량기가 설치돼 있다. 이 단지는 음식물쓰레기 종량기 도입 이후 배출 절감 단지로 선정돼 은평구청장상을 2회 수상하기도 했다.

이한영 소장은 “아파트를 관리하는 입장에서 시각적으로 깨끗한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하며 “주민들도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기계에 등록된 충전카드에서 금액이 바로바로 차감 되다 보니 물기를 제거하거나 음식물쓰레기를 최대한 만들지 않는 등 음식물쓰레기 배출과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에서 사용하고 있는 종량기는 120리터짜리로 80리터 정도 용량이 차면 경고음이 울려 통을 교체한다. 종량기 관리업체에서 일주일에 2회 방문수거하고 있다.

이 소장은 설치 초반 간혹 쓰레기 처리 비용이 누락되거나 추가로 결제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환불이나 AS도 빠르게 진행돼 큰 불편함은 없었다면서 “구청과 연계돼서인지 피드백이 빠른 것 같다”고 사용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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