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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공정한 하자판정으로 실체적 정의 실현”[인터뷰]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길기관 위원장
승인 2020.09.10 09:44|(1308호)
서지영 기자 sjy27@aptn.co.kr

초대 상임위원장으로 임명
연임돼 7월부터 새 임기 시작

지난해 하자분쟁 3954건 해결
하자판정기준 개정 등 이끌어

“관리주체, 조정위 적극 활용해
관리 본연 업무 집중할 수 있길”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국토교통부가 공동주택 하자로 인한 국민들의 피해를 신속·공정하게 해결하고 사업주체가 하자소송 등 분쟁으로 입는 경영손실을 최소화하고자 설치한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가 지난해 출범 10주년을 거쳐, 한국시설안전공단에 사무국을 위탁해 운영된 지도 올해로 10년이 됐다.

이전까지 비상임 위원장이 위원회를 맡아 오다 2018년 길기관 변호사가 위원회 첫 상임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하자분쟁 해결을 위한 위원회 역할 확대에 더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길기관 위원장은 오랜 변호사 경력 등을 바탕으로 위원회의 발전을 이끌며 연임에 성공, 지난 7월 23일 2년의 새로운 임기를 시작했다.

길기관 위원장 <고양=조미정 기자>

▶ 위원회의 초대 상임위원장으로 기대되는 역할이 컸는데, 건설 관련 소송을 많이 맡았던 이력이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됐을 것 같다. 위원회를 맡은 지 2년이 지난 소회는 어떤지.

건설 관련 소송 수행과 건설분쟁 관련 책 편찬, 광운대학교 건설법무대학원 겸임교수 등의 경력은 실제로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됐다.

그러나 변호사로서의 역할과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의 역할은 많이 다르다. 변호사는 특정인의 승소를 위해 뛰어야 하는데, 소송에서 승패가 났다고 해서 실체적 진실이 가려졌는지는 알 수 없다. 즉 절차적 정의이지 실체적 정의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 위원회에서는 누구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닌, 전문가들의 공정하고 객관적인 식견에 의한 판단을 해 줄 수 있고, 이에 따라 당사자들이 신뢰하며 결과에 승복한다. 실제로 지난해 하자판정 후 이의신청이 1.6%에 불과할 정도로 잡음 없이 분쟁이 해결되고 있다. 이렇게 입주자와 사업주체 간의 분쟁을 신속·공정하게 해결함으로써 국민 삶의 질을 높인다는 보람이 있다.

▶ 많은 공동주택 입주민들이 하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분쟁 해결을 위해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하면 어떠한 이점이 있는지.

하자분쟁 해결을 위해 입주자 개개인이 사업주체를 상대로 하자소송을 진행하기에는 비용과 시간 등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다. 우리 위원회는 이러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치된 ‘소송대체적 분쟁해결기구’로, 굳이 법원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소송 외적인 하자분쟁들을 학계·법조계·건설업계·주택관리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법원 소송 대비 크게 적은 비용(1만원)으로 신속히 해결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최신의 건설 기술적 지식을 숙지한 전문위원들이 하자분쟁 대상을 둘러싼 여러 상황을 살피고 고려하면서 객관적이고 공정하면서도 융통성 있게 하자판정과 분쟁조정을 하기 때문에 이해충돌 완화와 양보·타협에 의한 해결이 가능하다.

▶ 최근 ‘공동주택 하자의 조사, 보수비용 산정 및 하자판정기준’ 개정안이 나왔는데 여기에 위원회가 기여한 바와 이번 개정안의 의미에 대해 소개한다면.

기존 하자판정기준은 2016년 개정된 이후 건설기술의 변화와 다양한 소송 판례들을 잘 반영하지 못한 면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우리 위원회에 접수된 사건을 분석해 적극 의견 개진을 했다. 특히 마감재 하자는 위원회에 빈번하게 신청되는 사건으로, 이번 하자판정기준 개정안에서 마감재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하자판정기준이 확대되고 명확해져 우리 위원회 업무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사업주체들은 기준에 맞춰 하자를 미연에 방지하는 선제적 시공이 가능해지고, 입주자들은 하자 여부 판단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생기는 등 생활적으로 많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그 외 위원회의 최근 주요실적 등 성과는.

사무국 인력이 충분하지 않음에도 지난해의 경우 4290건의 하자분쟁 사건을 접수해 3954건을 해결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1954건의 사건을 해결하며 하자로 인한 국민 생활상 불편 최소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또한 하자분쟁 제도를 더욱 보완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를 초빙해 토론회를 개최했으며, 이를 통해 집합건물법의 하자분쟁 해결책 등 제도적 보완점을 도출해 개선 노력을 해가고 있다.

이와 함께 하자분쟁 예방을 위해 입주자, 관리주체, 사업주체, 지자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자제도 안내, 각종 사례를 통해 하자를 바로 인식하게 하는 교육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 최근 하자심사·분쟁조정 사례 중 소개할 만한 주요 사례가 있다면.

하자판정 사례 중 하나로, 입주자는 “사업주체가 시스템에어컨을 옵션계약서의 내용과 같이 주방에 1개, 거실에 1개를 시공했어야 하나 2개 모두 거실에 설치해 실내 냉방기능이 떨어지고, 계약서와 상이하므로 하자”라고 주장한 반면, 사업주체는 “설계도면 및 견본주택에 따라 시공했으므로 하자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이 사건은 원판정 이후 사업주체가 이의신청해 재심의까지 거친 사건으로 위원회에서 매우 심도 있게 논의한 사건이기도 하다. 그 결과 양 당사자 사이에 체결된 옵션계약서의 명시적인 내용, 계약서의 작성 시기 및 관련 판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시스템에어컨을 거실과 주방에 각각 설치하는 것은 당사자 간의 계약내용에 포함되고, 유효하게 성립된 계약임에 따라 이는 계약의 불완전 이행으로서 하자’라고 판정한 바가 있다.

조정사건 사례로는 전유부분 입주자는 세탁실 배수관 누수로 인해 벽체 및 바닥을 해체해 보수가 필요하고, 이로 인해 작은방을 제외한 모든 공간을 사용하지 못함으로 인한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이 필요함을 주장하고, 사업주체는 해당 세대에 대해 하자보수 의사는 있었으나 입주자와의 보수 범위와 손해배상액에 대한 큰 의견 차이로 인해 보수를 미루고 있는 사건이 있었다. 위원회에서는 현장실사, 관련자료, 법령 등의 검토를 통해 하자 현상에 대한 객관적인 보수범위를 설정하고, 이에 더해 입주자가 보수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해당 주택을 사용하지 못한 부분과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손해액도 산정해 직권조정안을 제시했다. 이후 양 당사자가 위원회의 직권조정안을 수락해 조정이 성립됐으며, 자칫 길어질 수 있었던 분쟁을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분과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고양=서지영 기자>

▶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국회에는 우리 위원회의 더욱 실효성 있는 하자분쟁의 해결을 위해 재정제도 신설 내용을 담은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또한 주택법 개정에 따라 입주자 사전점검이 강화되고, 지자체에 품질점검단이 설치·운영되는 등 위원회의 역할과 업무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제도의 변화와 사회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무국의 필요인력 증원과 예산확보가 절실하다. 이에 앞으로 전문 인력 등 보강을 통해 하자로 인한 국민 불편을 더욱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위원회의 정체성과 조직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다. 위원회가 역할을 더욱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발굴·추진해 나가겠다.

▶ 공동주택 하자 분쟁 해결을 위한 관리주체의 역할로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입주민들의 민원 사항 해결부터 공용부분의 관리까지 입주자 편의를 위해 최일선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덕분에 입주자들의 편안한 주거생활이 가능하다 생각한다.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은 공용부분과 전유부분의 하자 청구이력을 좀 더 세심하게 보관해 주길 부탁한다. 공동주택관리법은 하자보수를 청구해야만 하자보수에 대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있기에 관리주체가 하자보수 청구내역을 분실할 시 입주자들은 하자분쟁 발생 시 권리구제를 받는 데 많은 제약이 따르게 된다.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공동주택관리법 개정도 추진 중에 있으나, 그 전에 관리주체가 좀 더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주길 당부 드린다.

아울러 아파트 내에서 하자 관련 민원이 발생했을 때 우리 위원회를 적극 활용해 관리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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