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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수탁 관리계약은 위임계약···미지급 퇴직충당금 반환하라”부산지법 판결
승인 2020.09.03 10:03|(1307호)
고경희 기자 gh1231@aptn.co.kr

"관리계약 상 관리도급비와
도급계약상 도급비는 달라"

[아파트관리신문=고경희 기자]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위임계약을 체결한 위탁관리업체는 직원에 대한 미지급 퇴직급여충당금을 대표회의에 반환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관리업체는 위·수탁 관리계약이 도급계약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산지방법원 제1민사부(재판장 박형준 부장판사)는 최근 부산 남구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업체 B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피고 B사는 원고 대표회의에게 3571만여원을 지급하라”는 1심 판결을 인정, B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B사는 2013년 3월 A아파트 시행사인 부산도시공사와 위·수탁 관리계약을 체결했다.

A아파트 대표회의는 2013년 12월 구성돼 2014년 6월 부산도시공사로부터 관리업무 일체 및 관계 서류를 인수했는데, 당시 인수·인계서에는 ‘인수인은 인계인으로부터 관리사무소의 기구 및 명의로 돼 있는 업무수행에 필요한 계약, 각종 인허가, 통신시설, 전기 안전 담당자 및 방화 책임자 등의 각종 인계인 측 명의를 인수·인계 승계 또는 변경하고 이러한 명의 변경조치를 취하지 않아 발생하는 모든 손해는 인수인의 부담 및 책임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대표회의와 B사는 2014년 6월 공동주택 위·수탁 관리계약을 체결했고 1년 뒤 계약기간을 2015년 6월부터 2017년 6월까지로 연장하면서 관리도급비는 급여 산출내역을 추가하는 외에는 대동소이한 내용으로 관리계약을 체결했다.

B사는 선행계약 및 관리계약에 따라 관리업무를 수행하다가 2017년 5월 관리업무를 종료했다.

B사가 선행계약에 따라 청구한 2014년 3월 및 4월분 인건비에는 각 139만여원, 2014년 5월분 인건비에는 136만여원의 퇴직급여충당금이 포함돼 있다. 관리계약에 따라 인건비 명목으로 지급받은 금액은 4억6965만여원에 이르고 인건비 등에는 1년 이상 근무하다가 퇴사한 직원에 대한 퇴직급여충당금도 포함돼 있었다.

이에 입주자대표회의는 “B사가 관리계약에 따라 인건비 명목으로 지급받은 4억6965만여원 중에는 퇴직급여충당금 명목의 4889만여원이 포함돼 있는데 그 중 1년 이상 근무하다가 퇴사한 직원의 퇴직금 명목으로 지출된 금액은 2988만여원에 불과하고, B사가 부산도시공사와 체결한 선행계약에 따라 지급받은 퇴직급여충당금 1670만여원”이라며 “선행계약 및 관리계약은 위임계약임에 따라 B사가 지급받은 퇴직급여충당금은 위임사무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선급비용이므로 실제로 지출되지 않은 3571만여원은 부당이득으로 반환돼야 한다”면서 B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B사는 “선행계약 및 관리계약은 도급계약이고 퇴직급여충당금은 도급비 산정을 위한 항목 중 하나”라며 “설령 위임계약이라 해도 대표회의는 선행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선행계약에 따라 지급된 퇴직급여충당금에 대해서는 대표회의에 대해 부당이득 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1심 재판부는 ‘대표회의가 부산도시공사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승계한다’는 내용이 담긴 인수·인계서를 토대로 대표회의가 선행계약상 지위를 적법하게 승계 받은 점을 인정하면서 “공동주택관리법은 ‘주택관리업자의 지위에 관해 이 법에 규정이 있는 것 외에는 민법 중 위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선행계약 및 관리계약에는 위임계약을 전제하는 내용이 다수 있다”며 “퇴직급여충당금은 위임사무 처리에 필요한 선급비용 명목으로 인정되고 수임인은 선급비용이 남았을 때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위임인에게 이를 반환해야 한다”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B사는 이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으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도 같았다.

항소심에서도 B사는 “관리계약에서 ‘관리도급비’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고 선행계약 및 관리계약상 ‘위탁’이라는 표현은 관리방법 중 하나인 ‘위탁관리’ 개념”이라며 위·수탁 관리계약이 민법상 위임계약과는 무관하고 도급계약이라고 지속 주장했다.

하지만 2심에서도 B사의 도급계약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도급계약은 ‘당사자 일방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해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임에도 이 사건 선행계약 및 관리계약 어디에서도 계약의 목적으로 어떠한 일의 완성을 정한 바 없고 위탁관리업무의 내용과 계약기간만 정하고 있는 점 ▲위탁관리업무 내용 역시 완성·불완성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성질의 것인 점 ▲관리계약은 관리도급비와 별도로 위탁관리수수료를 정액 지급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어 ‘관리도급비’는 도급계약에서 ‘일의 결과에 대한 보수’로서의 도급비와는 다른 의미인 점이 분명한 점 등의 이유에서 이 사건 계약은 위임계약임을 못 박았다.

이와 함께 B사는 “대표회의가 선행계약을 인수했다고 한다면 직원들의 근무기간이 2년 이상이므로 부산도시공사로부터 지급받은 퇴직급여충당금은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변론했으나, 재판부는 “피고가 실제로 직원들에 대해 퇴직금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는 각 직원의 근속기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고 선행계약 및 관리계약은 계약기간과는 무관한 것”이라면서 선행계약 및 관리계약의 계약기간을 근거로 직원들의 근무기간이 모두 2년 이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에게 3571만여원을 반환하라는 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2심 판결은 B사가 상고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8월 15일 그대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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