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장마다.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다. 전국이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제방이 무너지고, 산사태와 침수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다. 특정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 곳곳이 상처투성이다.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어려운데 설상가상이다.

당초 기상당국은 재작년의 역대급 더위만큼은 아니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폭염이 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리고 다시 이달 초에는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올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폭염이 앞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모두 다 틀린 것 같다.

예년 같으면 진작에 그쳤어야 할 비가 예측을 한참 벗어나 계속 내리면서 피해를 키웠다.

사상 처음으로 장마가 50일을 넘겼다. 장마 기간으로 역대 가장 길었던 2013년의 49일 기록을 갈아치우며 올해는 단독으로 장마가 가장 긴 해가 됐다. 반갑지 않은 신기록이다.

공동주택 관리 종사자들도 여간 어렵지 않다.

언제나 우기에 앞서 공동주택 관리 종사자들은 미리 안전체크 리스트를 만들고, 숙지하고 대비한다. 우기가 오기 전 취약시설을 점검하고 토사유실이나 법면붕괴 주의, 침수예방을 위한 사전안전조치 등을 취는 게 일상이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사상 초유의 길고도 집중적인 폭우에 당황스럽다.

왜 이리 장마가 길어진 걸까.

전문가들은 해마다 여름이 되면 북태평양 고기압 여름 공기가 확 덮이는데 올해는 안 덮였다며 이런 변칙성은 아무도 모른다고 혀를 내둘렀다.

완전 예측불가다. 지금의 이상 상황에 대해 단순히 여름장마가 길어진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장마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발생하는 기후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지난해 국립과학기상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고탄소 사회’가 이어질 경우 21세기 말에는 동아시아 5일 최대 강수량이 29% 증가하고, 상위 5%의 극한 강수일수도 1.5배 증가한다고 한다. 보통 폭염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알려져 있지만 폭염 만이 아니라 장마도 그렇다는 설명이다. 가뭄, 장마, 폭우, 폭염 등이 굉장히 높은 강도로 일상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다.

그래서 환경전문가들은 이번 장마를 ‘기후위기에 의한 재난의 시작’이라고 말하며, 성장하지 않고 잘 살 수 있는 사회 체제를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될 시기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일부 과학자들은 여섯 번째 대멸종이 이미 시작됐다고도 말한다. 다섯 번의 대멸종은 자연적인 현상에 의해서 발생한 것인데, 여섯 번째 대멸종은 인간의 산업활동이 만든 온실가스 배출에 의해서라는 주장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0으로 만드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한다.

이들에 의하면 각국이 온실가스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합의한 2050년도 늦다. 5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을 0으로 만들어야 지구가 ‘지옥’이 되는 걸 막을 수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환경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요즘이다.

장마가 그치면 바로 폭염과 열대야다. 공동주택 관리 종사자들은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이런 때일수록 관리 종사자들은 무엇보다 개인 건강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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