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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암 칼럼] 탈현장 건축방식의 기대와 바람
승인 2020.07.20 11:37|(1301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수암 선임연구위원

최근 매스컴에서 많이 언급되는 건축·주택분야 키워드의 하나가 공장생산 현장조립의 탈현장(Off-Site Construction)건축방식일 것이다. 중소규모의 업체에서 시작된 모듈러 건축과 우리나라에서 1990년경에 많은 건설업체가 참여했던 PC(Precast concrete)건축분야다. 최근 모 건설업체에서도 모듈러 생산업체를 인수했고 PC주택도 다시 관심이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탈현장 건축방식은 공장에서 부품이나 유닛, 유닛의 조합형태의 모듈을 공장에서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설치하는 방식의 총칭이라 볼 수 있다.

공장에서 구조체만 생산하는 경우도 있고 구조체부터 창호, 외벽, 설비, 마감까지 완성된 형태도 있어 범위가 넓다. 이 용어가 사용되기 이전에는 프리패브(Prefabrication)건축, 공업화(Industrialization) 건축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으며, PC건축도 이 부류에 속한다. 모두 현장시공을 기점으로 그 이전에 공장에서 부품형태든 모듈형태로 만들어 현장에서는 조립을 통해 완성하는 것이다.

부품은 기계분야 등에서는 공장에서 생산된 것이면 나사와 같은 것도 부품으로 보지만 건축분야에서는 어떤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를 지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로 기둥·보, 벽체, 문, 바닥, 천장, 화장실, 부엌 등 여러 자재들이 조합돼 하나의 부위를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형태로 보면 기둥이나 보 같은 선 형태, 벽, 바닥, 천장 등의 면 형태, 화장실이나 부엌 등의 입체 형태로 구분한다. 모듈러는 이들의 조합으로 볼 수 있다. 건축재료 측면에서 보면 철재계통, 콘크리트계통, 목재계통 등으로 일반화돼 있고, 구조요소와 비구조요소의 구분은 없다.  

탈현장 건축방식의 초기사례는 18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1960년대에서 1970년대에 걸쳐 인구증가와 도시집중으로 인한 주택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대량주택공급 목적으로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확산된 방식이다. 획일적인 공간구성방식의 대량공급이 거주자의 요구 다양화에 대응하기 어려운 방식이라는 점에서 이후 급격하게 사라졌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후반 1990년대 초 5개 신도시 건설과 맞물려 200만호 달성을 위한 수단의 하나로 전 세계의 PC건축방식과 개선된 방식이 총동원된 적이 있었다. 한 건설방식을 몇 개 업체가 도입해 시공한 경우도 있었고, 외벽만을 적용한 경우도 있었다. 일부업체를 제외한 대부분 업체가 대형패널방식의 벽식구조방식을 채택하고 있었고, 고정화된 획일적인 평면방식으로 공급했다. 일부업체에서 접합부의 시공불량이 사회 문제화됐고, 현장기능공들의 값싼 임금과 맞물려 현장 타설 철근콘크리트 벽식구조방식으로 현장은 일원화돼 PC건축방식은 정착되지 못했다.        

최근 건설현장의 현장시공에 따른 노동생산성의 한계, 기능 인력의 부족과 고령화, 외국인 기능 인력의 비숙련화에 따른 한계, 고용의 질적인 문제, 현장의 안전성 강화, 근로시간 단축, 공기단축과 건설비용의 절감 필요성 등 현장의 여건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공동주택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지하주차장과 옹벽, 고층·고소작업 부분인 옥탑층에 적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물류센터, 반도체 공장 등 비주택에서 많은 적용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국가연구과제로도 모듈러 주택이나 PC를 기반으로 하는 연구단의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4차 산업의 발달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생산방식의 변화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대두되고 있으며, 3D프린팅, 로봇, BIM 등의 발전으로 기존 건설시스템에서 탈현장 생산방식으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건설산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기존현장 건설방식의 많은 문제점 개선과 더불어 생산방식의 혁신, 성능향상과 건설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도 최근 지향하는 탈현장건축방식은 분명 지향해야 할 방향의 하나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새롭게 발전할 탈현장방식은 이전에 있었던 방식과 달라져야 할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주택환경이 달라졌고 도달해야 할 목표가 다른 이상 새로운 기술과 결합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환하는 초기단계에서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인구구조와 가족구조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고 10년 이내에 인구감소와 연계해 후속되는 가족구조·가구원수 변화가 예측되는 것과 연계해 생산방식의 혁신만이 아닌 사용과 유지관리의 혁신을 전제로 해 발전하도록 전환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기존의 방식처럼 내력벽 방식·구조체 중심의 획일적인 공간구성은 지양해야 한다. 구조체는 건물을 지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한 번 건설하면 변경하기 쉽지 않다. 더구나 벽식구조이면 더욱 그렇다. 공간의 가변성이 풍부한 방향으로 고려가 필요하다.

둘째, 구조체와 비구조체의 분리를 바탕으로 다양한 요구변화에 쉽게 대응할 수 있도록 사용과 리모델링 및 관리가 쉬운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내장과 설비가 공장에서 미리 설치되면 현장보다 정교하게 설치가 가능하므로, 사용방식을 고려해 다양한 사용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PC방식이라면 더욱더 구조체와 내장 및 설비는 분리가 용이하다. 내장과 설비는 구조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수명이 짧다. 이를 수명차이와 사용방식 변화, 유지관리가 용이한 마감과 배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셋째, 특히 PC를 중심으로 한 주택단지의 경우 현재도 일부 지하주차장은 PC화하고 있어서 상부구조와 연계를 가지는 기둥방식으로 할 경우 합리적인 배치에 따라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넷째, 장수명화 할 수 있도록 장수명 주택 인증제도의 연계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고, 내구성에 대한 인증기준을 미리 준비할 필요성이 있다. 대규모 단지로 구성할 경우 1000세대 이상은 현재 장수명 인증제도의 일반등급이 의무화돼 있다. 1000세대가 넘는 단지의 일부로 시공되더라도 장수명 인증제도의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사항은 없다. 그런데 현재 내구성에 대한 기준은 현장타설 철근콘크리트만 대상이기 때문에 철골이든 PC든 목재든 간에 이에 대한 기준이 없다. 국가나 협회차원에서 선행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이지만 업체의 협력도 필요하기 때문에 준비가 필요하다.

다섯째, 구조체 부분뿐만 아니라 비구조체의 설비의 부품화와 더불어 연계된 산업으로 치수체계, 성능체계를 동반해 검토해야 한다.  

모처럼 새롭게 전환을 시작하는 탈현장방식은 분명 기존공법을 벗어날 수 있는 주택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다. 지난날처럼 의욕만 앞서서 문제점을 발생시켜서는 안 된다. 탈현장방식이 장기간의 발전방향을 고려해서 정착돼 주택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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