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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파트 갑질 대책의 바람직한 방향
승인 2020.07.13 14:46|(1301호)
아파트관리신문 aptnews@aptn.co.kr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갑질 문제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지난 5월 10일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인 고 최희석 씨가 비극적 선택을 한 이후로 국민적 공분이 아주 커졌다. 아파트 입주민들, 시민단체에 이어 정부 관계자까지 잇달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 ‘고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취지에 44만여명이 넘는 동의가 있었다.

윤성원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과 조성재 고용노동비서관은 8일 이 청원에 대한 답변으로 고인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정부 차원의 엄정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범정부 차원의 총론적인 대책들이 발표됐다.

청와대는 우선 해당 가해 입주민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것이며, 향후 유사 갑질 신고에 관계기관이 엄중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신고체계를 일원화해 ‘범정부 갑질피해 신고센터’를 구성하고, 이곳에 피해사실을 신고하면 국토교통부와 경찰청, 고용노동부 등 소관사항별로 관련 법령에 따라 적극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 신고자의 신원이 알려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

또한 경비원을 근로감독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올해 안에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할 것을 밝혔다. 개정된 법안에는 ‘경비원 등 근로자에 대한 폭언 등의 금지와 발생 시 보호에 관한 사항’을 아파트 관리규약에 포함시켜 경비원에 대한 부당행위가 발생했을 때 필요한 보호조치와 신고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경비원에 대한 부당한 행위가 발생할 경우 관리업체뿐만 아니라 입주민이나 입주자대표회의가 함께 힘을 모아 갈등을 해결하고 경비원에 대한 보호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등 책임을 강화해 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방정부의 시정명령권 등을 통해 관리·감독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경비원 등의 근로조건 진단 및 보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공동주택 경비원이 고용불안 없이 갑질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경비원의 고용관계, 근무환경 등을 개선하기로 했다.

아울러 입주민과 경비원 간의 갈등 등을 방지하기 위해 공동주택 경비원의 업무범위 및 기준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특히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동주택 경비원 제도개선 TF’를 구성해 경비원 근로 실태를 조사하고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는 등의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경비원의 갑질 피해 방지를 법·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법과 제도의 완비는 근원적 해결의 첫걸음이다. 갑질 방지를 위해 지자체에 이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정상적이면서도 환영할 일이다. 우리 사회가 좀더 일찍 이런 법·제도를 갖췄어야 했는데, 그래도 늦었지만 반갑다.

그렇지만 고용안정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는 않는다. 겉으로 드러난 갑질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업무범위 제한과 감단직 규정 개선을 피상적으로 한다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현장에서는 점차로 나이든 경비원을 대체하는 상황을 부를 것이다. 업무범위를 경직되게 운용한다면 지금의 경비원들이 하는 일을 할 대체할 인력을 충원할 테고, 기계식 경비와 젊은 경비원들로 채워질 것이 우려된다. 나이든 경비원들의 설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이 자명하다.

이들의 고용안정을 전제로 한 대책이 아니라면, 그 대책은 정말 현재의 나이든 경비원들 다수가 원하는 대책이 아니라 말 그대로 탁상행정에 불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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