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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 칼럼] 사회악(惡)인 갑질 법적 대응으로 뿌리 뽑아야
승인 2020.07.10 14:15|(1300호)
중앙대학교 부동산관리투자전략최고경영자과정 곽도 교수

지난 4월 29일 경기 부천시 모 아파트에서 주민 갑질에 견디지 못해 아파트 관리소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안타까운 죽음소식이 있었다. 고인의 업무수첩에는 공갈협박, 2차 피해, 문서손괴 같은 단어와 함께 관련 법 처벌조항이 적혀 있었다. 또 잦은 비하발언과 위협, 모욕적 발언, 갑질 등 자신이 입은 피해와 느낌들이 나열돼 있었다. A씨는 업무수첩에 이 글을 남긴 다음 날 극단적 선택을 했다.(연합뉴스 2020. 05. 21.)

주민의 부당한 갑질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 10일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최모 씨(59세)가 입주민이자 가해자 심모 씨로부터 수차례 폭언과 폭행, 갑질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조선일보 2020. 05. 23.) 경기 군포시 모 아파트 경우 극단적 선택까지는 가지 않았으나 주민 한사람으로부터 심한 공갈협박, 비하발언과 위협, 모욕적 발언 등 갑질이 수 개월간 진행돼 관리과장은 심각한 스트레스로 병원에서 수 차례 진료를 받고 지긋지긋한 갑질에 견디지 못해 끝내 사표를 내고 지금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이다.

관리소장에게도 배관공사와 관련해 업자 편이라고 모함하면서 공갈협박, 비하발언과 위협, 모욕적 발언 등 관리사무소에 찾아와 행패를 부리고 결국은 사소한 문제로 트집을 잡아 사표를 내도록 했다. 이 관리소장 역시 극심한 스트레스 후유증으로 수개월간 자택에서 고생을 한 사례가 있다. 갑질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사표를 낸 관리소장을 포함해 전 회장과 총무, 주민대표, 업체를 상대로 검찰에 고소 고발까지 했으나 법원의 최종 판결에서 무혐의가 되기도 했다. 무고로 당사자를 검찰에 고발해 죄 값을 치르도록 해야 하지만 관리소장의 경우 평생 아파트 관리소에 근무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주민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전국 아파트 단지에서 계속되고 있는 부당한 주민 갑질은 건강한 사회를 파괴하는 매우 질이 나쁜 암(癌)적 존재로 사회악(社會惡)이 되고 있다. 힘없는 관리소장, 직원, 경비원은 오늘도 계속 주민 갑질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대한주택관리사협회나 한국주택관리협회는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실적으로 상대방이 아파트 입주민이기 때문에 입주민을 상대해 싸우기가 참으로 껄끄러운 일이기는 하나, 이번 기회에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한국주택관리협회,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가 모여서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계속되는 주민의 부당 갑질을 근절하고 공동주택 종사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부당한 주민 갑질로부터 공동주택 경비원, 관리사무소 직원(관리소장 포함)을 보호하는 법을 제정해 사회악(社會惡)이 더이상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본 법규에는 매우 엄한 처벌 조항이 포함돼야 한다. 공동주택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한국주택관리협회,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3개 단체가 함께 회동해 공동발의를 해야 한다. 특히 대한주택관리사협회의 경우 협회의 과업 중 최우선 과제로 삼아 각 지역 아파트 관리소장이 현장에서 일어나는 힘들고 어려운 고충을 해결하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 협회의 존립 목적이 회원의 신분보호가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둘째, 공동주택 경비원·관리사무소 직원에 대한 부당한 주민 갑질에 대한 실태파악을 위해 상설 ‘신고센터’를 운영해야 한다. 신고센터도 3개 단체가 공동으로 함께 만들어야 한다. 2019년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2015년부터 2019년(6월 말 기준)까지 최근 5년간 공공임대주택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입주민이 가한 폭언과 폭행 사례는 2923건에 달하며 경비원에 대한 폭언·폭행도 73건으로 조사됐다.

셋째, 갑질 대응을 위해 변호사로 구성된 ‘법률자문단’을 구성해 수집된 갑질 사례에 따라 사법기관에 형사소송을 제기해 처벌을 받도록 하고 이와 함께 정신적인 피해보상을 위해 민사소송을 제기해 더이상 부당한 주민 갑질이 이 사회에서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자문단 구성은 변호사 단체의 협조를 구하도록 한다.

넷째, 입주민과 경비원 직원에 대한 꾸준한 아파트 공동체 교육을 통해 이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직도 우리사회는 이웃에 대한 배려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웃과 더불어 사랑과 배려와 존중이 살아나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아파트 공동체 교육은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높이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건강한 사회, 행복한 사회는 저절로 만들어 지지 않는다. 사회 구성원들이 각 분야에서 많은 연구와 노력과 실천이 있어야 한다.

특히 공동주택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한국주택관리협회,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3개 단체가 머리를 함께 맞대고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공동주택 관리 종사자들이 평생직장으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앞장서 줘야 한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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