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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경비원 대상 갑질 사건···재발방지 대책 시급”‘아파트 경비노동자 고용안정·권익보호 토론회’ 개최
승인 2020.06.25 10:04|(1299호)
고경희 기자 gh1231@aptn.co.kr
23일 국회에서 아파트 경비노동자 고용안정 및 권익보호를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고경희 기자>

[아파트관리신문=고경희 기자] 아파트 경비원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위해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관리 관계자와 정책담당자들은 입주민의 경비원 대상 부당대우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주최하고 전국아파트경비노동자공동사업단이 주관한 ‘아파트 경비노동자 고용안정과 권익보호를 위한 토론회’가 23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달 입주민의 갑질에 아파트 경비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이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천준호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경비원이 갑질 피해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2014년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며 “숨진 경비원의 억울함을 푸는 길은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면서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이 입법과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전국아파트경비노동자공동사업단 정의헌 대표는 반복되는 경비원 대상 갑질사건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하루빨리 단기근로계약 등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고용문제, 갑질 문제에도 현장에서 힘쓰고 있는 경비원들에게 응원을 전했다.

토론회는 경비노동자의 현장사례 발표, 주제발표,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2명의 경비노동자는 ▲입주민에 거수경례 지시 ▲주차 갈등 ▲휴게시간 휴식 시 입주민의 민원 제기 ▲3개월 단기근로계약으로 파리 목숨인 현실 ▲재계약을 위해 부당대우를 참고 근무하는 등 그동안 아파트 현장에서 겪은 부당대우를 토로하며 고용안정을 통해 경비원의 노동환경을 개선해 달라고 호소했다.

전국아파트경비노동자공동사업단 남우근 연구위원은 주제발제에서 “경비노동자 관련 문제는 여론에서 드러난 문제만 해결하는 식의 접근이 아니라 보다 구조적이고 다차원적이어야 한다”며 “법제도 개선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하고 공동주택의 생활문화를 바꾸며 지역공동체 의식을 복원해야 한다”면서 중앙정부의 역할과 함께 지자체와 시민사회의 역할을 요구했다.

남 연구위원은 경비노동자 관련 쟁점을 제시, 경비업법 위반 논란을 주요 쟁점으로 꺼내 들었다. 위탁관리회사가 고용한 경비원의 경우 경비업법이 적용되는지 여부와 이때 경비원의 업무범위를 둘러싼 갈등이다. 남 연구위원은 경비업법 상 ‘시설경비업무’ 중 ‘경비대상시설’에서 공동주택을 제외하거나 경비원 구분에 ‘공동주택경비원’을 신설해 일부 관리업무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이 예상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경비업의 육성 및 발전과 그 체계적 관리’가 경비업법의 입법목적인 만큼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또한 입주민의 갑질 문제를 지적하며 근로기준법 상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을 ‘사용자 또는 근로자’에게 적용하고 있을 뿐 입주민에게 적용할 수 없고 벌칙 조항도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 연구위원은 ▲단기근로계약 근절 ▲1년 미만자에 퇴직금 지급 ▲휴게실 설치 규정 강화 ▲휴게시간 보장 규정 ▲입주민의 갑질 방지를 위한 ‘작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의 입주민 확대 적용 ▲감시단속적 근로 승인 절차 개선 ▲교대제 개선 및 경비원·관리원 이원화 ▲공동체 형성을 통한 노동인권 보장 ▲지자체 개입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고경희 기자>

경비업법상 업무 적용 ‘화두’
“공동주택 경비업무 영역 논의 중”
고용 질·양 반비례 딜레마 지적도

주제발제 후에는 이유리 국토교통부 주택건설공급과장, 오영민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장, 박동석 서울시 노동정책담당관, 이재영 경찰청 범죄예방정책과장, 김원일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이하 ‘전아연’) 수석부회장, 오주식 대한주택관리사협회(이하 ‘주관협’) 경남도회장이 토론자로 참여, 천준호 의원이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공동주택 경비원의 경비업법에 따른 ‘경비업무 외 업무지시 금지’가 화두에 올랐다.

관리 현장에 있는 김원일 전아연 수석부회장과 오주식 주관협 경남도회장은 경비업법에서 정의한 도난, 화재 등 위험 발생 방지 업무와 달리 아파트 경비원은 단지에서 필요한 택배관리, 주차관리, 재활용품 분리수거 등의 관리업무를 맡고 있어 업무성격이 다른 점을 들었다. 이들은 경비원과 관련해 경비업법보다 공동주택관리법을 우선 적용하고 경비원의 명칭을 관리원으로 변경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관계부처인 국토부와 경찰청, 고용부는 공동주택 경비원의 경비업법 적용을 두고 논의 중에 있음을 밝혔다.

이유리 주택건설공급과장은 “공동주택 경비원은 경비업무 외에도 전지 작업, 관리비 고지서 배수, 계량기 검침 등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만약 경비업무만 맡게 한다면 결국 인력감축으로 이어지고 현장 특성상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찰청과 업무 비중을 살펴 경비원의 업무영역을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재영 범죄예방정책과장은 “경비업무 외 업무지시 금지 조항은 경비업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조항이지만, 아파트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현장에서 수용 가능한 경비원의 업무범위를 국토부와 정하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경비원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위한 대안도 나왔다. 김원일 전아연 수석부회장은 경비원 등 직원 보호를 위해 관리주체와 입주자대표회의의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직원이 입주민의 부당지시에 직접 대응하지 않을 수 있도록 분쟁조정위원회를 아파트에 둘 것을 제안했다. 오주식 주관협 경남도회장은 공동주택관리법에 아파트의 모든 직원에 대한 부당지시 및 간섭 금지 조항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동석 서울시 노동정책담당관은 서울노동권익센터에 접수된 경비원 상담 86건 중 66건이 임금체불 관련인 점을 꼬집으며 단기근로계약에 따른 고용불안정 해결방안 모색과 함께 경비원들이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자주적인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국토부 등은 아파트 건설 시 근로자 휴게시설을 두도록 관련 법을 개정한 것과 감시단속직 승인 시 휴게시설을 갖추도록 한 사례를 들어 경비원의 실질적인 휴게시간 보장을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경비원 고용의 질이 높아질 경우 고용이 불안정해지는 딜레마가 존재해 정책담당자들의 고민이 적지 않다.

오영민 근로기준정책과장은 “발제자의 제안대로 감시단속직 규정을 강화하면 강화할수록 경비원 고용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고, 실제로 감단직 대상 최저임금 감액 적용부터 100% 적용까지의 과정에서 경비원 고용이 줄어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에 고용안정을 위해 협조해달라는 서신을 보낸 바 있다”고 전했다. 또 1년 미만의 단기근로계약에 대해 기간제법에서 2년 이상 근로 시 무기계약직 전환 규정을 두고 있는 반면 고령 근로자의 경우 고용유지를 위해 예외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측도 경비원 고용의 질과 양이 반비례하고 있어 합리적인 방안 모색을 위해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이러한 발언에 주제 발제자인 남우근 연구위원이 행정부처의 소극적인 대처를 지적하면서 장내가 잠시 들썩였다. 남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적용, 감시단속직 승인 등 경비원의 고용안정과 권익보호를 위한 방안을 연착륙시켜야 할 시점에 소극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며 “경비원이 많은 관리업무를 하고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 경비원 보호를 위해 행정부처가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천준호 의원은 이날 제안된 방안을 모아 입법 노력을 하겠다고 마무리했으며, 입법이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지자체의 노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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