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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암 칼럼] 새로운 시대에 맞는 주거플랫폼을 갖자
승인 2020.06.12 09:11|(1296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수암 선임연구위원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사회는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비대면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주택이 쉼터에서 일터의 일부로 사용되기에 이르렀다. 정보통신의 발달과 더불어 유비쿼터스시대가 강조되던 21세기 초부터 재택근무가 시작됐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활성화되지 못했는데 이제는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도 재택근무가 쉽게 이야기되기에 이르렀다. 20세기 말경부터 급속도로 발전을 거듭한 정보통신시스템의 발전으로 일터가 꼭 사무실에서만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불어 정보통신과 사물인터넷의 결합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도시와 주택의 생활지원을 위한 스마트 서비스 시스템이 일상화되기에 이르렀다.

건설업체에서도 정보통신업체와 제휴해 아파트 내 생활 서비스 시스템을 스마트화하기에 이르렀다. 주택의 공간구성과는 별도로 안전, 편리, 쾌적, 유지관리를 위한 정보통신 서비스 시스템이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각종 스마트 시스템 플랫폼이 상품화돼 적용·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주택공간을 구성하는 공간시스템은 여전히 큰 변화 없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내력벽식구조를 기반으로 한 현장 타설 콘크리트 구조방식에 자재를 현장 기능공이 가공해 작업하는 방식이 일반화하고 있다. 공동주택의 평면계획도 면적별로 건설업체와 상관없이 거의 유사한 평면유형이 반복되는 평면의 고정화현상과 시간이 흐름에 따라 큰 면적의 평면에서 적용되던 방식들이 보다 작은 면적의 평면형에서도 적용되는 하향화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공동주택은 ‘반복적·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초가 되는 골격이나 틀(플랫폼: 플랫폼은 산업에 따라 다양한 정의와 범위를 갖고 있으나, 여기서는 자동차 시스템과 유사한 개념으로 사용한다)’을 갖고 있었지만, 공장생산품인 자동차와 달리 플랫폼의 바탕 위에서 표준화와 부품화로 이르지 못했다. 지역특성과 대지의 형태, 사업의 성격, 현장 특성, 건축가의 독창성이라는 이름 하에 달리 설계돼 건설되는 듯 보이지만, 따져보면 그렇게 차별화되지도 않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표준화와 부품화에도 이르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부품은 공장에서 생산된 단위재료나 자재에만 그치지 않고 조합돼 하나의 부위에 사용되는 것으로 기능이나 성능을 갖고 있다. 예로 문+문틀, 벽체, 바닥, 천장, 화장실 시스템, 부엌시스템 등) 그렇다고 공급업체나 단지마다 거주자들을 위한 뚜렷한 개성을 살릴만한 생활의 방향이나 변화하는 생활을 수용할 수 있는 가변성이 있지도 못한 것이 대부분이다. 최근 많은 업체들이 앞다퉈 스마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광고한다. 그렇지만 업체별로 뚜렷한 방향성과 일관성을 가지고 통합적인 주택의 물리적인 구조나 틀과 서비스 시스템을 제공하는 업체는 극히 일부분이다.

공동주택도 반복적·공통적인 틀과 골격을 가지고 있어서 작업자동차 산업처럼 플랫폼적인 접근을 통한 생산의 합리화·효율화가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대적인 후진성 속에서 그렇게 접근해 오지 못한 것 같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거플랫폼으로 접근하는 업체가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지난 시기를 되돌아보면 주택의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있었다. 가변성을 가진 구조방식과 관련 시스템이 그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1987년경의 S사의 평면과 인테리어의 반주문식 시스템(Easy Order System)을 시작으로 주택공사의 플랫슬래브와 건식벽체 시스템(FDW, FcDW), B사의 공간과 인테리어 맞춤서비스(Self Design Project), S사의 알파룸과 연계한 맞춤공간화 구성(Self Design Zone), 최근 D사의 창의적인 삶과 맞춤형 공간과 스마트서비스를 결합한 플랫폼(D-House, C2 House) 까지 이르고 있다. 이 방식들은 업체별 특성과 상품개발을 위해 일정기간 적용돼 왔거나 적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들을 통해 업체별로 뚜렷한 주거상품의 방향성과 더불어 주택공급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기할 수 있고 주택산업의 발전을 위한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지금까지 주택산업은 현장과 인력을 중심으로 한 산업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최근 건설현장을 중심으로 산업의 한계를 인식하고 공장생산과 연휴를 위한 모듈러 등 탈현장 시공방식(OSC: Off site construction, 모듈러, 프리패브 방식 등)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인력중심 현장에서의 작업을 줄이고 공장 생산된 부품의 현장조립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한 자재를 현장에서 여러 단계를 거쳐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공장에서 생산된 부품, 즉 완제품이든 반제품이든 현장 조립으로 전환될 여건으로 변화하고 있다. 즉, 제조업과 연휴를 통한 품질향상과 생산성 향상이 필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최근 레미콘의 파업, 코로나 사태로 인한 현장 작업의 지연, 기능공의 고령화와 현장 기능공의 외국인화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시공성과 생산성 향상, 품질향상 등을 위해서도 건식화 나아가서 공장생산 부품의 현장조립으로 전화해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앞으로 지향해야 할 주택의 바람직한 틀로서 주거 플랫폼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주거플랫폼은 다양하고 변화하는 사회, 기술, 생활을 담을 수 있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반 혹은 틀이어야 한다. 이를 위한 주거플랫폼은 물리적인 주택공간의 플랫폼과 주생활을 지원하는 서비스 플랫폼이 조화된 방식이 필요하다.

공간구성을 위한 플랫폼은 장수명화를 기반으로 한 변화 수용력이 큰 구조방식과 설비방식, 구조와 설비 분리를 통한 가변 공간구성과 더불어 건설과 사용·유지관리가 용이한 건식화·표준화·부품화를 바탕으로 한 탈현장 시공과 공급방식이 필요하다. 공간구성의 자유와 변화수용을 공간플랫폼이 해결하고, 이를 구성하는 방식은 공장생산부품을 기반으로 조립화해 달성하는 것이다.

생활서비스 플랫폼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스마트 정보통신설비와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생활지원서비스 시스템의 도입이다. 최근 홈 네트워크와 연동한 다양한 가전, 통신사, 유통사의 협업시스템으로 화재·방범과 같은 안전, 조명·환기·가스·난방·에너지 제어, 무인택배, 엘리베이터 제어 등의 편리성 향상, 주차제어 관리, 관리비 조회, 가사 자동화 등 다양한 시스템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공간플랫폼과 생활서비스플랫폼의 연계와 조화된 방향이다. 공간플랫폼과 생활서비스 플랫폼이 통합된 방식이라야 주거플랫폼으로서 효율성·합리성이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공간 플랫폼과 생활서비스플랫폼은 별개로 작동하고 있다. 효율성과 합리성이라는 점에서 상호연계가 필수적이다. 공간이 변화하면 거기에 따른 시스템이 연계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주택산업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정보통신산업이나 자동차 산업처럼 주택산업도 플랫폼을 가져야 한다. 공간플랫폼에 생활서비스플랫폼을 조화시켜, 업체별 특화를 위한 상품화와 차별화도 필요하다. 업체 간 공통적인 부분을 공유하고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이를 기반으로 개선과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해 공급의 효율성과 합리성, 사용의 편리성, 지속 가능성을 통한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산업의 발전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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