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협, '경비원 입주민 폭행으로 극단 선택' 입장 밝혀···"근본적인 제도‧인식 개선 이뤄져야”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관계자(왼쪽)와 강북구 해당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이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주택관리사협회>

[아파트관리신문=이인영 기자] 국민의 70%가 넘게 거주하고 있는 공동주택에서 경비원 및 관리직원들에 대한 폭언과 폭행 등 각종 폭력이 증가해 사회적인 비극이 되고 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협회장 황장전)는 10일, 서울 강북구 A아파트에서 근무하던 경비원이 입주민의 갑질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에 대해 12일 해당 아파트 관리소장과의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주관협 관계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과 함께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재발 방지를 위해 사회적으로 근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공동주택 관리소장 및 직원들에게 폭력을 가해 언론에 보도되는 등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것은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2014년 11월 서울 강남구 B아파트에서는 입주민의 횡포와 모욕으로 인해 경비원이 분신 자살했다. 2016년 5월 서울 서초구 C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장은 관리소장에게 ‘종놈’이라고 막말해 물의를 일으켰으며, 2018년 5월 경기도 오산시 D아파트의 한 입주민은 ‘인터폰을 받지 않았다’며 경비원을 폭행했다.

2018년 10월 서울 서대문구 E아파트 입주민이 70대 경비원을 폭행해 사망했고, 2019년 4월 부산 F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은 야구방망이로 관리소장과 관리직원들을 위협했다.

2019년 국정감사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경욱 의원과 윤관석 의원이 각각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6월 말 기준)까지 최근 5년간 공공임대주택 관리직원에게 입주민이 가한 폭언‧폭행은 2923건에 달했으며, 경비원에 대한 입주민의 폭언‧폭행도 73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공공임대주택에서 조사되지 않거나 드러나지 않은 사례를 비롯해 민간공동주택에서 일어난 사례 등을 조사해 포함시킬 경우, 공동주택 경비원을 포함한 관리직원들에게 가해지고 있는 각종 폭력 행위는 매우 심각한 상황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관협은 "이번 사건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가해자를 엄벌에 처할 것을 요구하며, 공동주택 경비원을 포함한 공동주택 관리직원들을 획기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근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공동주택에서 일어나는 각종 갑질 및 부당 간섭 방지를 위해 함진규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동주택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최근 20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지만, 큰 틀에서 일부 내용만 반영되고 구체적인 내용들은 제외됐다.

주관협은 21대 국회가 개원해 갑질과 폭력 등으로부터 공동주택 관리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들이 반영된 관련 법률의 제‧개정을 주장했다.

아울러 주관협은 “공동주택에서 입주민 등에 의해 일어나는 각종 갑질 등을 방지하기 위해 가칭 ‘갑질 방지를 위한 신고센터’를 운영함으로써 협회의 공익적 기능을 제고시키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관협 관계자는 해당 공동주택 단지를 방문해 심심한 위로를 전달하고, 담당 관리사무소장 면담을 통해 구체적인 사태 파악과 함께 협회 차원의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황장전 회장은 “비통한 소식을 접하고 매우 가슴 아프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며 “이번 사태를 토대로 공동주택 경비원을 비롯한 관리직원들을 아파트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대접하는, 우리 사회의 인식과 제도가 한층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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