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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암 칼럼] 코로나19 이후의 주택계획은 변화가 필요하다
승인 2020.04.29 09:19|(1291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수암 선임연구위원

코로나19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외로 커서 이전의 생활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변화하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 현상으로 세계는 발이 묶였고, 국내 상황도 완화돼가고 있는 추세이나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적인 사회·경제·생활방식이 무너지고 새로운 변화를 맞이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코로나19는 감염자의 비말(침방울)이 호흡기나 문·코·입의 점막으로 침투될 때 감염되는 호흡기 감염질환이다. 감염자의 비말이 손에 묻거나 공기 중에서 에어로졸 형태로 감염된다는 점도 제기되고 있어, 정부에서는 마스크나 손 씻기, 개인 간 거리 유지(2m) 등 예방 캠페인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인 유행으로 국가 간 하늘길이 막히고, 외출자제와 다중이용시설의 이용이 제한되고, 개학연기와 온라인 수업, 재택근무 등 소위 ‘집콕’생활로 변화했다. 일부에서는 계절변화나 기온상승과 무관하고, 올 겨울에도 대유행으로 번질지 모른다는 예측을 하고 있기도 하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은 그동안 발전돼 온 정보통신기술의 바탕 위에서 감염병 예방을 위한 행동양식(비대면, 비접촉 등)이 결합된 새로운 사회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변화는 나라에 따라 국민성과 행동방식, 기술의 발전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 주택은 사무실, 학교, 병원, 운동장 등의 일상 일터와는 분리된 가족중심의 휴식과 취침, 단란, 식사, 접객 등의 생활을 위한 거주공간으로서 역할이 중시됐고, 이를 위한 안전성, 편리성, 쾌적성, 효율성 등의 성능과 기능을 확보하기 위한 공간구성과 기술을 적용해 왔다. 우리나라의 주택은 1990년대부터 진화해 온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사물인터넷과 결합해 한층 더 편리성이 높은 공간으로 진화해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 상황을 보면, 코로나19의 영향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물건의 자유로운 대면교류방식을 변화시킴으로써 지금까지 발전해 왔던 오프라인 중심의 주택계획방식에서 온라인 방식을 기반으로 다용도·다기능을 수용하는 주택공간으로 변화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최근 매스컴을 통해 나타난 여러 가지 상황을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제일 먼저 나타난 것은 감염자 격리와 개인위생의 철저였지만, 접촉에 의한 감염의 예방을 위한 공공공간의 회피와 승강기 버튼이나 문의 손잡이 부분의 소독과 항균필터를 부착하고, 감염대상 공간을 소독하는 것이다.

오프라인 중심의 공유공간이나 공용공간, 공유문화는 회피됐고, 단지 내 공용생활공간이나 피트니스 센터 등도 잠정 중단했다. 많은 기업이 하고 있는 재택근무는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학교는 온라인 수업(원격수업)이 개시됐다. 또한, 영화관 대신 집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의한 영화 관람의 비율이 높아졌고, e-커머스가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요양병원과 같은 병원에서 감염가능성이 증가했다. ‘집콕 생활’은 공동주택에서 층간소음 문제를 가중시키는 요소로 나타났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런 상황은 짧은 기간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자제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한 집안 생활과 비대면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정보통신·온라인 기술(인공지능, 화상회의, 증강현실, 가상현실, 플랫폼 등)의 적용을 중심으로 전개된 것으로 종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 거리유지와 일의 병행이라는 관점에서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하고 변화한 생활을 수용할 수 있는 주택계획에 대해 생각해 보자. 

주택의 공간계획에서 기반이 되는 것은 구조방식이다. 층간소음은 벽식구조보다 기둥방식이 유리하고, 기둥방식에서도 슬래브의 두께를 증가시키거나 라멘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생활의 변화에 대응하는 공간변화를 수용하는 것도 벽식구조보다는 기둥식구조가 유리하다. 라멘구조일 경우 층고 증가에 따른 비용 상승을 수반하게 되어 민간에서는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으나, 기둥방식은 형식에 따른 기본형건축비 가산비용이 차등 적용(라멘, 무량판, 혼합구조)되고 있으므로 중량충격음 차단성능 향상과 비용의 관계를 고려해서 계획할 필요성이 있다.

재택근무를 위한 공간(혹은 홈 오피스)계획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주택의 경우 별도의 공간의 배분이 가능하도록 계획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식당 혹은 거실의 일부에 코너로 계획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공동주택 공간계획에서 종종 나타나는 공간 가운데 하나로 소위 ‘알파룸’이라는 다기능 공간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며, 서재를 전용하는 경우도 가능하다.

재택근무를 위한 공간이 설정되면, 배치계획을 통해 가족의 일상생활 공간과는 동선상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층일 경우는 재택근무 공간은 공적인 성격이므로 현관에 가까운 위치에 배치하고, 거실이나 식당과 같은 가족의 공적영역, 개인침실과 같은 부분과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층으로 계획해 층별로 분리하는 것도 가능하며, 출입구를 2개로 하고 내부연결을 고려해 분리 배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근에 많은 증가를 보이는 세대구분형(부분임대형) 주택계획을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용면적 59㎡ 정도일 경우도 2개의 현관을 가진 세대구분형 계획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공간계획방법을 준용하는 방식도 응용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3대동거형으로도, 부분임대형으로도, 재택근무형의 분리된 사무공간으로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조명이나 벽의 재료나 칼라 같은 인테리어의 변화와 컴퓨터, 화상회의 설비 등의 설치를 통해 얼마든지 수준에 따른 다양한 변화가 가능하다. 온라인 수업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도 당연히 가능하다.

다기능실로 계획해 간단한 운동기구를 배치해 운동공간으로도 전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건강과 관련해서는 특정침실과 연계해 헬스기구의 도입과 원격건강 진료 등이 가능한 공간으로 사용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간들은 충분한 공간적인 크기가 가능하지 않을 경우는 가변성이 높은 가동벽체를 활용해 거실과 인접 배치해 공간크기 변화를 통해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가동벽체의 방식을 적용할 것인가, 수준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선택의 문제일 수 있고, 비용증가를 수반할 수도 있다. 현관자체는 외부와 내부의 경계로 일부업체에서 선보였던 방식으로, 이 부분에서 먼지제거, 소독을 위한 공간, 세탁과 연계된 동선 구성 등의 모색이 필요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일반적·상식적·고정관념적인 개념에서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이미 알려진 정보통신기술과 공간계획을 통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으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비대면 생활로 인한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주택공간계획의 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고, 민간 업체에서도 차별화·상품화가 가능하다. 이것은 현상의 단편적인 생활모습에 따른 대응방향으로 한계가 있겠지만, 감염병 확산이라는 사회적 변화와 기술의 발전 트랜드를 바탕으로 거주자의 다양한 요구를 심층적으로 파악할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고 본다. 현재의 기능과 효율중시, 경제성 중심의 주택계획방법에서 폭을 넓혀 사회상황과 기술발전을 융합한 새로운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주택계획 방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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