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봄철 병해충 방제-관리 어떻게 하나]

벚나무사향하늘소·외래매미충 등 대비 필요해
유충 활동 초기 집중 관리···약제 오·남용 주의

벚나무사향하늘소 유충 피해로 고사한 가지의 피해 모습 <사진제공=산림청>

[아파트관리신문=고경희 기자] 지난 겨울 평균 기온은 3.3℃로 지난 4년(2016~2019년) 평균 기온인 1.2℃보다 2.1℃ 높아짐에 따라 수목 병해충이 증가하고 지난해보다 빠른 시기에 활동할 수 있어 병해충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벚나무사향하늘소 성충의 활동기와 산란기인 7~8월을 대비해 지금부터 유충에 의한 왕벚나무 피해목 조사와 피해 예방을 위한 방제사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16일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지난해 8월 벚나무사향하늘소의 피해를 조사한 결과 이미 고사했거나 고사가 진행 중인 왕벚나무를 다수 발견했다. 성충이 출현하는 7~8월에 피해가 더욱 증가할 수 있어 유충의 활동기인 지금부터 조기 예방을 실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겨울 평균 기온이 높아져 벚나무사향하늘소의 월동 사망률이 낮아지고 예년보다 이른 시점에 성충이 활동할 가능성이 높아 더욱 빠른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벚나무사향하늘소는 벚나무를 포함한 장미과 수목, 참나무류, 중국굴피나무, 사시나무 등 다양한 수종을 넘나들며 피해를 준다. 국내에서는 특히 왕벚나무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벚나무사향하늘소 성충은 7월 초순에 발생해 8월 말까지 활동하며 7월 중에 줄기나 가지의 수피 틈에 약 1.5mm 길이의 연녹색 알을 산란한다. 10일 정도 지나면 유충이 부화하며 유충은 2~3번의 월동을 거쳐 번데기가 된다.

벚나무사향하늘소 유충 한 마리는 40~160㎠ 면적에 해당하는 형성층 부위를 섭식·가해하고 목질부 내에 구멍을 내 피해를 준다. 여러 개체가 동시에 가해할 경우 피해 부위가 더 넓어지면서 나무가 고사하게 된다.

유충은 수피(나무껍질) 아래 형성층을 가해하다가 월동 전에 목질부로 파고든다. 이때, 유충은 활동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다량의 목설을 밖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피해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벚나무사향하늘소 방제를 위해 등록된 살충제는 없는 실정이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은 경남산림환경연구소와 협조해 벚나무사향하늘소의 피해, 생태 및 방제법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산림청의 지원을 받아 수목 내 유충 방제를 위한 용역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벚나무사향하늘소 수컷 <사진제공=산림청>

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 정종국 임업연구사는 “벚나무사향하늘소 유충의 활동이 시작되는 4월부터 적극적인 예찰을 통해 피해목을 찾아내고 피해가 심한 지역은 줄기 하부나 노출된 뿌리 부위에 산란을 방지하기 위한 처리를 하는 등 예방 사업을 할 필요가 있다”며 “성충이 출현하는 7월이 되면 피해가 증가할 수 있으므로 예찰 강화를 위해 산림청 및 지자체와 협조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3월 봄철을 맞아 붉은불개미, 열대거세미나방, 과실파리류 및 과수화상병 등 외래식물병해충으로부터 농업 및 자연환경 등에 주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외래병해충 발견 시 관계기관에 신속한 신고를 당부한 바 있다. 기후변화 등 여건 변화로 외래병해충 유입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국내에서 처음 발견되는 의심병해충은 신속한 신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경기도농업기술원은 따뜻해진 겨울날씨로 봄철 미국선녀벌레 등 외래매미충의 발생 증가가 우려됨에 철저히 방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경기농기원은 이에 따라 2월부터 농경지와 주변 산림에서 외래매미충류의 월동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올해 갈색날개매미충 월동알의 생존율은 자연부화율에 가까운 86.7%를 보여 경기전역에 피해와 확산이 우려되며, 국내 겨울 온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 미국선녀벌레는 경기북부와 양평 등의 산간지를 중심으로 피해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농경지 돌발해충의 월동알 조사결과 갈색날개매미충은 지난해보다 90.1% 증가한 196.4ha, 꽃매미는 40.9% 증가한 21ha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갈색날개미충은 2014년부터 매년 발생면적이 증가하고 있는데, 부화 전까지 발생가지를 제거하면 방제 효과가 높다.

경기농기원에 따르면 이들 외래해충의 경우 첫 부화 시기가 5월 20일부터 26일 사이로 예측됨에 따라 동시 방제가 가능하다.

외래매미충 월동알이 모두 부화하는 데에는 약 20일이 소요되며, 90% 이상의 알이 부화되는 6월 상·중순쯤 한 번에 방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수목 병해충 증가 우려에 국립산림과학원 부설나무병원 최광식 박사는 “지난 겨울 평균 기온이 높아 수목 해충의 월동 사망률이 낮아짐에 따라 유충 활동 초기인 4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집중 관리해야 한다”며 “특히 잎에서 즙액을 빨아먹은 흡즙성 해충을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파트 등에서 전문가(나무의사)의 진단을 받음으로써 수목에 맞지 않는 살충제를 오·남용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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